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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 베를린천도 잇단 반대론(세계의 사회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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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 베를린천도 잇단 반대론(세계의 사회면)

입력
1992.03.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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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부등서 “시기·비용산정 비현실적” 지적/하원의장도 “대규모 아파트부터 선행돼야”【베를린=강병태특파원】 독일 의회가 새통일국가의 수도를 베를린으로 결정한지 9개월이 지났으나 베를린천도에 대한 논쟁이 계속되고 있다.

독일의회가 지난 91년 6월 내린 결정에 의하면 앞으로 10∼12년에 걸쳐 의회와 총리실등 정부의 핵심부서를 베를린으로 옮겨 베를린을 새수도로 만든다는 것. 또 가능하다면 의회는 오는 95년부터 베를린의 새 의사당에서 활동하도록 되어 있으며 오는 98년까지는 받드시 이전을 완료하도록 결정했다.

그러나 이같은 베를린천도계획은 비용,이전대상,시기 등에서 현실성을 결여해 논란의 소지를 남겨두고 있다는게 많은 독일인들의 지적이다.

6백62명의 하원의원중 많은 수가 오는 2003년까지 천도작업을 끝내려는 의회의 결정이 비현실적인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본에서 발행되는 보너룬트샤우지는 독일행정부내에서도 베를린으로 수도를 옮기려는 계획이 오는 2010년전까지 마무리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견해가 많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베를린이전지지자들은 베를린천도반대파가 천도지연 공작을 벌이고 있다고 의심하면서 그 배후에는 리타 쥐스무트 하원의장이 숨어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당초 베를린 천도에 반대했던 쥐스무트 의장은 최근 새의사당건물은 물론 1만4천세대의 아파트가 마련되어야만 의회의 베를린 이전이 가능하다고 선언,천도계획에 찬물을 끼얹었다.

쥐스무트 의장의 발언에서 보듯 베를린천도계획은 많은 정지작업이 필요하다.

하원이 옮겨갈 구제국의회건물의 경우 완벽하게 내부수리가 되지 않으면 중부유럽의 새강대국 독일의회로 사용되기에는 부적합한게 사실이다. 또 동독정부가 사용해온 정부건물들은 독일정부가 들어가기엔 협소하고 통신편의시설등 부대시설 등이 부족하다.

수도이전계획에 따르는 비용도 아직 산정돼 있지 않는 상태이다. 지난해 의회에서 열띤 논쟁이 벌어졌을 당시 전체이전비가 2백억내지 8백억마르크(1백20억내지 4백80억달러)에 달할 것이라는 추산이 고작이다.

그러나 이같은 계산도 정부와 의회이전에 따른 인구이동을 감안하지 않은 것이다. 건축 전문가들은 수도가 옮겨갈 경우 7만여가구의 새 아파트가 필요하게 되는데 대규모아파트단지건설에 회의를 표시하고 있다.

이처럼 베를린 천도가 실행에 옮겨지기까지는 숱한 문제가 산적해있고 이 문제를 둘러싼 논쟁은 끊임없이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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