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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지들 “한국 정국혼미” 대서특필/3·24총선 결과 각국 반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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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지들 “한국 정국혼미” 대서특필/3·24총선 결과 각국 반응

입력
1992.03.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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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대권후보 유동적”/홍콩/“민자 대선에 암운”/미/공식논평은 유보/불/“노 대통령 큰 타격▷일본◁

【동경=문창재특파원】 일본언론은 25일 한국의 3·24총선 결과를 대대적으로 보도하면서 민자당의 참패로 한국의 정국은 단숨에 유동화하게 됐으며 연말의 대통령선거후보 문제를 둘러싼 혼미상을 피할 수 없게 됐다고 논평했다. 또 이번 선거결과가 남북관계에도 큰 영항을 미치게 될 것으로 전망하고 북한이 핵사찰 문제에서 시간벌기 작전으로 나오지 않을까 우려했다.

요미우리신문은 이날자 석간 1면톱과 2면톱을 한국총선 관련기사로 장식했으며 1면에 해설기사를 게재하는 등 큰 비중으로 취급했다.

이 신문은 「한국총선거,여당 민자당이 참패」란 제하의 1면톱 기사에서 신생국민당이 제3세력으로서 정국의 캐스팅보트를 쥐게 된데 큰 의미를 부여했다. 일본 신문들은 여당의 패인에 대해 한국 국민들이 88년 총선에 이어 또다시 여당의 독주를 견제한 균형감각 때문이었다고 분석했다.

요미우리신문은 임기를 1년도 못남긴 현정권의 권력기반 약체화로 노태우대통령의 지도력이 급강하하는 가운데 선거패배 문책론으로 인해 김영삼대표 최고위원이 유리한 고지를 박탈당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내다 봤다.

또 도쿄신문은 노 대통령 친인척인 박철언·김복동·금진호후보의 당선으로 「포스트노」 쟁탈에 큰 변수가 생기게 됐다고 전망했다.

아사히신문도 1면톱과 2면관련 기사로 『노 정권이 구심력을 잃게돼 대통령선거 전망이 불투명해졌으며 내정·외교전반의 국정운영 불안을 피할 수 없게 됐다』고 분석했다. 1면톱과 외신면톱으로 보도한 마이니치신문도 「포스트노」의 혼미상이 불가피해졌으며 김대중총재의 입장은 강화됐다고 논평했다.

한편 일본정부는 25일 한국 총선거에서 민자당이 패배한데 대해 「예상외」라는 인식과 함께 대일 정책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전망을 밝혔다.

그러나 일본정부는 선거의 결과를 놓고 정국이 경직될 경우 한인종군 위안부문제·대일 무역적자를 둘러싼 경제문제로 공격의 화살이 일본으로 돌려져 대일 강경자세를 취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관측했다.

일본집권 자민당은 『한국의 정국이 불안정하게 될 경우 정부수준의 교섭에서 한계가 노출돼 의원간의 교류가 중요하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미야자와(궁택희일) 일본총리는 한국 총선결과에 대해 『현직비판의 선거였다』면서 『곧바로 대일관계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미국◁

【워싱턴=정일화특파원】 미국의 주요 언론은 24일 한국의 3·24총선에서 집권 민자당이 과반수확보에 실패했음을 즉각 보도했으나 미 정부는 총선결과에 대한 공식논평을 유보하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국무부의 한 대변인은 『아직 주한 미 대사관으로부터 정식보고를 받지 않은 상태라 이번 선거에 대해 특별히 논평할 단계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위성턴 포스트지는 이번 선거가 「노태우 정부에 대한 국민의 심판」으로 간주되고 있었다고 말하면서 민자당이 예상외로 참패한 것은 10%에 이르는 인플레율,90억달러(91년)의 무역적자 등 경제정책 실패와 정부의 기업 통제를 둘러싼 부패정치의 종식을 캐치프레이즈로 걸고 나온 국민당의 출현에 그 주요원인이 있다고 말했다.

『이번 선거의 진정한 승자는 정주영씨와 창당 2개월의 국민당』이라고 이 신문은 보도했다.

【뉴욕=김수종특파원】 25일자 뉴욕타임스는 『유권자들이 집권당을 외면했으며 정주영씨가 만든 국민당이 가장 큰 승리자』라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새로운 보수야당의 출현으로 집권당이 과반의석 획득에 실패한 것은 노 대통령에 대한 유권자의 책망이며 집권당의 치적에 대한 국민투표 성격을 띠고 있다』고 분석했다.

▷홍콩◁

【홍콩=유주석특파원】 25일자 홍콩의 조간신문들은 이번 한국 총선결과를 서울발 외신을 전재,주요뉴스로 다루었다.

유력 영자지 사우스 차이나 모닝포스트는 유일하게 새벽2시 현재 KBS 개표실황중계를 인용한 로이터 통신의 스트레이트겸 해설기사를 1면에 그대로 싣고 「한국선거서 노 대통령 좌절」로 제목을 달았다. 이 기사는 『한국의 유권자들이 노태우대통령에게 충격적인 패배를 안기고 민자당에게서 의회 다수당의 지위를 빼앗았다』고 기사 첫머리를 시작했다. 이 기사는 이어 이번 선거결과 민자당이 비록 일부지역에서 예상밖의 성과를 얻었으나 내년 2월로 5년 임기가 끝나는 노태우대통령에게 타격을 주었으며 12월 대통령 선거에서 민자당의 전망을 어둡게 만들었다고 평가했다.

이같은 선거결과에 따라 현실적으로 민자당은 친여 무소속 당선자들을 대거 영입,「실무적 다수」의 확보에 나설 공산이 크다고 이 기사는 전망했다.

▷독일◁

【베를린=강병태특파원】 독일언론들은 25일 「정부·여당,안정다수의석 확보실패」또는 「다수 의석상실」 등의 표제를 달아 이번 한국의 총선결과를 보도했다.

ARD,ZDF 등 공영 TV와 바이에른주방송,북부 독일방송 등은 개표초기 민자당이 안정의석을 무난히 확보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개표가 진행되면서 전망이 빗나가자 수차례의 속보를 통해 상황변화를 전했다.

▷프랑스◁

【파리=김영환특파원】 파리에서 발행되는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지는 25일 「한국 투표자들은 민자당의 국회다수 의석을 빼앗음으로써 노태우대통령에게 지독한 패배를 가했다」고 1면 주요기사로 보도했다.

25일자 르몽드지도 총선에서 여당은 단순다수를 획득했지만 그 결과는 집권당의 도덕적 패배를 뜻하는 것으로 유권자들의 심판은 88년 4월 선거직후의 불안정한 상황으로 되돌려 의회생활에 부정적 결과를 초래할 것이며 노태우대통령을 승계하려는 김영삼 민자당대표의 야심은 심각한 위험에 처했다고 분석했다.

이 신문은 김씨는 총선의 나쁜 결과에 대한 책임을 떠맡아야 할 것 같다면서 그의 패배는 어쨌든 당내 정적들의 공격에 기름을 붓게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영국◁

【런던=원인성특파원】 영국 언론들은 집권당의 참패로 끝난 한국 총선결과 신생 국민당과 무소속의 발언권이 강화되었으며 앞으로의 대통령후보 결정과정에도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가디언지는 집권당은 88년 총선에 이어 두번째로 과반수의석 확보에 실패했다고 지적하고 이에 따라 정치세력간의 이합집산이 다시 이루어질 것으로 전망. 이 신문은 『앞으로의 정국 상황에서는 누가 어느편에 서게 될지 전혀 예측 불가능해졌다』는 관측통의 말을 인용,정치판도의 불확실성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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