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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판 정주영」 페롯 대권도전(VOA 본사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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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판 정주영」 페롯 대권도전(VOA 본사특약)

입력
1992.03.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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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정치권 무능 경제위기 내가 해결” 비전/부시·클린턴진영,의외변수작용 아연 긴장중반전으로 접어든 미 대통령선거는 현재까지는 공화당의 조지 부시 대통령과 민주당후보 빌 클린턴 아칸소주지사의 격돌로 압축되고 있다. 그러나 로스 페롯이라는 텍사스출신의 한 재벌이 돌연 무소속 출마 움직임을 보임에 따라 이같은 양당구조가 흔들릴지 모른다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본지와 특약을 맺고 있는 미국의 소리(VOA) 분석기사를 통해 미 대통령선거의 다크호스로 주목받기 시작한 로스 페롯이 과연 어떤 인물인가 알아본다.<편집자주>

텍사스주의 억만장자 로스 페롯(61)이 무소속으로 대통령에 출마할지 모른다는 설은 약 두달전 한 텔레비전 인터뷰에서 그가 직접 출마할 뜻을 밝힌 후부터 대두됐다. 그때 페롯은 『나처럼 복많은 자가 삽을 들어 헛간을 치우지 않으면 누가 그 일을 하겠는가』라며 대통령출마의 불가피성을 역설했다.

이후 페롯은 백악관 근처에 선거사무실을 개설하고 댈라스소재 사무실에 전화를 1백회선이나 증설하는 등 선거운동 준비를 본격화하기 시작했다.

페롯이 지닌 호소력은 그가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반워싱턴,반현직」 무드를 타고 있는 점이다. 최근 워싱턴 전국기자클럽 연설에서도 페롯은 『불행하기도 이곳 워싱턴시는 허식가,정상배,가십거리나 찾아다니는 언론계 떨거지들로 가득차 있다. 이들이 지금까지 이루어놓은 것은 하나도 없다.

교육문제를 예로들면 그들은 기자회견을 가진것으로 곧 문제를 다 해결한 것처럼 착각하고 있다』면서 기존 정치권의 무능력을 꼬집었다.

워싱턴의 기성정치풍토를 질타하는 직선적인 이 텍사스인의 말에 현재 많은 미국인이 귀를 기울이고 있다.

페롯은 알코올중독자가 중독에서 벗어나려면 우선 자신이 알코올 중독임을 인정해야하듯이 대통령과 국회도 미국의 경제를 회복시키기 위해선 먼저 현재의 경제난을 시인해야 한다고 지적하면서 『그러나 지금 워싱턴엔 경제문제를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고 주장한다.

페롯은 미국경제를 부활시키기 위해 업계 지도자들을 정부에 참여시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국회나 백악관 사람들은 도대체 일을 할줄 모른다고 그는 말한다. 『기업경영을 이해하지 못하는 기성정치인은 자신들의 이미지나 걱정하고 여론조사나 하면서 수표나 부도내고 경제가 파탄되는 마당에 외국로비이스트들로부터 돈이나 걷어내는데 열중하고 있다』고 페롯은 신랄히 비판한다.

텍사스주 소읍에서 말장수의 아들로 태어난 로스 페롯은 미 해군사관학교를 졸업한 후 1962년에 불과 1천달러짜리 수표 한장으로 「일렉트로닉 데이터 시스템」이라는 컴퓨터 회사를 설립했다. 그는 나중에 그 회사를 제네럴 일렉트릭사에 25억달러에 매각했다. 그는 현재 텍사스주 댈라스에서 기업가 이상의 대중영웅으로 추앙받으면서 급성장하는 또 하나의 컴퓨터 서비스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페롯은 지난 69년 월맹에 붙잡혀있던 미군 포로에게 식량과 선물꾸러미 전달을 시도하고 79년에는 이란 감옥에 수감돼있던 자신의 회사 직원 두명을 구출하기 위해 사설군대를 조직하기도 했다. 이 두가지 모험적인 시도는 비록 성공하지는 못했지만 그가 과함한 일을 추진할 수 있는 인물이라는 인상을 세인에 심어주었다.

현재 47개주에서 페롯의 대통령후보 추대운동이 일고 있지만 정치 분석가들은 아직 그를 강력한 후보자나 그 나름대로의 지지 기반을 갖고 있는 인물로는 평가하고 있지않다. 그러나 공화당 선거조직위원회 관계자들은 만약 페롯이 대통령에 출마하기로 결정할 경우 텍사스,캘리포니아,플로리다 등 큰 주에서 그가 상당수의 공화당표를 잠식함으로써 그 주를 민주당쪽으로 기울게 만들지 모른다고 우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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