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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비속 차분… 격전지 높은 투표율/14대총선 투표하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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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비속 차분… 격전지 높은 투표율/14대총선 투표하던 날

입력
1992.03.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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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갑 아침부터 「13대」보다 높아/선관위원들 안나와 지연되기도/“종전보다 젊은이 행렬 많다”결과 더 관심14대 총선은 24일 상오 7시부터 전국 1만5천1백87개 투표소에서 일제히 투표가 개시되면서 이날 상오 현재 순조롭게 진행.

남부지방 등 일부 지역에서는 봄비가 내리는 가운데 전국의 2천9백만 유권자들은 7시 이전부터 가족과 함께 투표소에 나온 사람도 눈에 많이 띄는 등 비교적 높은 관심.

전국에서는 산골마을인 강원 배양군 현북면 5투표소에서 유권자 28명이 상오 7시15분께 가장 먼저 투표를 완료.

○김동길씨 먼저 투표

○…서울 강남갑구 압구정1동 제4투표소가 마련된 구정국교에는 이날 상오 9시께 전체유권자 3천44명중 4백20명이 투표,14% 이상의 투표율을 보여 지난 13대총선 당일 상오 9시 9.3%의 투표율에 비해 약간 높은 투표율을 기록.

선관위 관계자는 『유권자들의 정치불신과 냉소주의에 날씨까지 좋지않아 투표율이 저조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의외로 유권자들의 관심이 고조돼 있다』며 의외라는 반응.

유권자들도 『이번 14대 총선에 각 당의 간판스타들이 대립,선거결과가 무척 궁금하다』며 투표율이 상당히 높을 것으로 전망.

한편 후보들중 제일 먼저 투표소에 나온 국민당 김동길 후보는 이날 상오 9시께 보좌관들과 함께 구정국교로 나와 투표하고 유권자들과 일일이 인사를 나누며 환담.

○상복 차림으로 한표

○…부산서구 제3투표소인 서구 서대신동2가 새부산 아파트 차고지에는 전날 하오 1시께 모친상을 당한 차기동씨(57·전공무원·부산 서구 서대신동2가 452)가 가족 6명과 함께 상복차림으로 나와 투표.

상중인 차씨는 『갑작스런 일로 경황이 없었지만 소중한 주권을 행사하는 것이 국민의 도리라고 생각돼 아내와 아들·딸·조카 등 일가족이 나왔다』고 말하고 투표가 끝나자마자 문상객 맞이에 바쁜 걸음.

○못하고 돌아가기도

○…선거관리위원들이 투표소에 나타나지 않아 투표가 30분가량 지연되는 바람에 유권자들이 투표를 못하고 돌아가는 사태가 발생.

부산 금정구 금사동 신성여상에 마련된 금정구 제4투표소에 선관위원 5명중 민자당 추천 최용선씨(44)가 투표시작 시간보다 30분가량 늦은 상오 7시30분께 도착했고 일반선관위원 김정일씨(40)는 아예 연락도 없이 나오지 않아 아침 일찍 투표소에 나온 유권자 2백여명이 40분간 투표를 하지못했고 일부 유권자들은 투표를 포기한채 귀가.

부산 금정구 선관위는 최씨가 뒤늦게 나와 선관위원이 과분수가 넘은 상오 7시40분께야 부랴부랴 투표업무를 시작토록 하고 연락이 끊긴 김씨를 수소문 하느라 진땀.

○…부산 남구 망미1동 사무소에 마련된 투표소에는 상오 7시30분께부터 투표자가 밀리기 시작해 역대 총선보다 높은 투표열기를 반영. 20여년동안 투표참관인을 자원했다는 김무웅씨(59)는 『이번 총선은 참여 캠페인탓인지 전과 달리 상오부터 젊은이들의 투표행렬이 이어지고 있다』고 평가.

등산복 차림의 권향지양(26·남구 망미1동 880)은 『투표를 하고 친구들과 등산을 하기위해 일찍 나왔다』고 미소.

○대구 서갑도 일찍 줄서

○…대구의 최대 접전지인 서구갑은 42개 투표소마다 상오 7시 투표개시 전부터 50∼1백여명이 늘어서 높은 투표율을 예고.

문희갑 후보(민자)는 상오 7시15분께 부인 정송자씨와 함께 내당4동 제2투표소인 경운중학에 나와 미리 와있던 50여명의 유권자들과 악수하고 투표를 마친 문후보는 『지난 보름간이 악몽같다. 내일이면 아파서 자리에 누울 것 같다』고 소감.

정호용 후보(무)는 상오 7시25분께 부인 김숙환씨(47) 장녀 꽃님양(21)과 함께 내당1동 제2투표소인 내서국교에 나와 1백28번째로 투표. 정후보는 『두번 다시 선거전에 뛰어들고 싶지 않다. 후련하다』고 소감.

○…광주 동구 선거구 학1동 제1투표구 투표소가 마련된 광주지방 병무청에는 「호남 정치1번지」답게 이른아침부터 유권자들이 줄을 이어 차분한 분위기속에 귀중한 한표를 행사.

이날 아침 투표장에는 노모 등과 함께 온 가족단위 및 부부동반 투표자들이 많이 눈에 띄었으며 아침운동을 마친 운동복 차림의 유권자도 다수.

투표 방법 홍보에도 불구하고 일부 유권자들은 주민등록증을 지참하지 않아 발길을 돌리기도.

또 상오 8시께는 이문옥 후보(무)가 부인 최중숙씨(47)와 함께 나와 투표소직원과 가볍게 인사를 나눈후 투표.

투표 시작 20분전부터 나와 기다리다 첫 투표한 서영부씨(50·학1동 74)는 『귀중한 표를 처음으로 행사해 기쁘다』며 『내가 뽑은 후보가 국회에 나가 지역과 국가발전에 진정으로 힘썼으면 한다』고 소감.

○후보 도장 찍어 해프닝

○…24일 상오 대구 남구 봉덕2동 제5투표소에서 이 지역에 출마한 현역의원 이정무 후보(민자)가 투표용지에 자신의 도장으로 기표하는 해프닝을 연출.

이후보는 이날 상오 8시30분께 부인 구순모씨와 함께 투표소에 도착,투표용지를 교부받아 기표를 하다 갑자기 멋적은 모습을 지으며 『투표용지에 도장으로 기표했는데 어떻게 하면 되겠느냐』며 선관위측에 질의,이에 대해 선관위는 새 투표용지를 교부해 이후보는 무사히 투표를 완료.

이후보는 『선거일 아침이라 정신이 없어서 이같은 실수를 저질렀다』며 멋적은 표정.

○…섬지방 13개 투표구를 포함 모두 4백54개 투표구에서 상오 7시부터 일제히 시작된 인천시내 투표는 9시 현재 8.3%의 투표율을 보인 가운데 순조롭게 진행. 저마다 한표를 행사하려는 발길로 일부 투표소에는 40∼50명의 유권자들이 줄지어 지방의회 선거 때보다 높은 관심을 표명.

남동구 간석4동 제4투표소(석정국교)에는 투표가 시작되기 전부터 40대 이상의 유권자 50명이 기다렸다가 투표개시와 함께 일제히 투표를 시작했으며 주민등록증을 분실한 학생이 학생증을 가지고 투표하려다 되돌아가는 모습이 보이기도.

또 남구 용현4동 제2투표구(성광교회)에서는 인천의 최고령자 조병옥 할머니(1백13)가 손자 조규인씨(27·학생)의 부축을 받으며 상오 8시 조금지나 투표권을 행사.

○…대전지역 5개 선거구 총2백54개 투표소에는 상오 7시 이전부터 유권자들이 줄을서 기다리며 이번 총선에 대한 높은 관심도를 표명.

이날 대덕구 대화동의 대화동 사무소에 마련된 대화 제1투표소에는 상오 7시40분 전형섭씨(26·대화동 35의 622)가 교통사고로 인해 깁스를 한채로 부인인 이영희씨(26)의 부축을 받으며 한표를 행사.

중구 중촌동의 중촌동 사무소 2층에 설치된 중촌 제1투표장의 경우는 「대전의 정치1번지」답게 투표가 개시되기 20분 전인 상오 6시40분께부터 20여명의 유권자들이 줄지어 기다렸고 투표 시작 1시간만인 8시에는 3백34명이 투표를 완료.

이날 투표장에 가벼운 점퍼 차림으로 나온 박원식씨(52·회사원·중촌동 409의 1)는 『대통령 선거 등 국가의 중대한 사안들을 앞두고 실시되는 선거인만큼 역사의 주인이라는 의식을 갖고 깨끗한 한표를 행사했다』고 소감을 피력.

○…춘천시 후평2동 제3 투표구 투표소엔 상오 7시30분께부터 투표인들이 몰려 50여m까지 줄을 서 대기하는 등 높은 투표율을 예고.

춘천시에서 아파트 밀집지대인 후평투표소에 이처럼 투표인들이 몰린 것은 일찍 투표를 마치고 야외로 가거나 아침운동을 나왔다 투표 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

한편 배양군 현북면 투표소에는 상오 7시15분께 유권자 28명 전원이 투표를 마쳐 부재자 3명을 포함,투표자 31명 전원이 전국에서 제일 먼저 투표를 완료.

이날 상오 6시께 평창군 평창읍 내에는 「민자당은 국회 밖으로 추방합시다」라는 대학생 대표자 협의회 명의로 된 60여장의 벽보가 나붙어 읍사무소 직원이 2시간만에 모두 철거.

○“1시간만에 완료”

○…전북 익산군 여산면 제남리 석교부락 전주민 1백42명은 여산면 제3투표소인 후석마을 회관에서 투표 시작 1시간만인 상오 8시에 투표를 모두 마쳐 도내서 첫기록.

○…익산군 함열읍 다송국교에 마련된 제3투표소에서는 발인을 앞둔 윤일권씨(39)가 어머님,부인과 함께 상중임에도 투표를 행사.

윤씨는 지난 22일 부친이 돌아가셔 24일 상오 발인을 앞두고 『부모님께 효도하는 길이 나라를 사랑하는 것이 아니겠느냐』며 신성한 투표를 행사.

○…전국에서 가장 많은 섬을 갖고있는 전남도는 모두 2백87개 유인도 가운데 투표구가 설치되지 않은 1백41개 섬의 유권자 5천2백95명의 투표를 위해 비상 수송대책을 마련.

도는 이들 유권자들을 민간선 1백16척·행정선 13척·경비정 1척,기타 6척 등 1백36척으로 수송하고 비상시에는 민간선 65척 등 모두 87척을 추가로 투입할 예정.

한편 도내 1백21개 도서에 설치된 1백21개 섬의 투표함 역시 74척의 선박을 동원,개표장소로 옮겨놓을 계획.

특히 여천·진도·신안의 투표함은 해군함정 4척을 지원받아 수송할 예정.

○…충북 영동군과 중원군내 최고령자인 남익우옹(1백2세·영동군 상촌면 임산리)과 윤선월 할머니(1백2세·중원군 상모면 온천리)가 관내 투표소에서 가장 먼저 귀중한 한표를 행사,주민들로부터 많은 박수.

남옹은 막내아들 기일씨(43)의 등에 업혀 새벽 6시께 상촌국교에 마련된 상촌면 제1투표소에 나와 기다렸다가 투표를 했으며 윤 할머니는 큰아들 한영교씨(66) 등 5명의 가족과 함께 수안보중학교에 마련된 상모면 제1투표소에서 가장 먼저 투표.

1890년생인 남옹과 윤할머니는 『이번 총선이 마지막 주권행사가 될지 몰라 아들을 졸라 새벽같이 나왔다』고 여유있는 조크.

○…제주도 내에는 보슬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인데도 도내 2백36개 투표소에서 우산을 든 유권자들이 투표 1시간 전부터 몰려들어 주권을 차분히 행사.

이날 각 투표소에는 후보의 운동원들이 『범띠가 첫 투표를 하면 행운이 온다』는 이 지방 속설에 따라 이른새벽부터 자기후보를 지지하는 범띠 유권자를 대기시켰다 서로 먼저 투표소로 들여보내려 첫투표 경쟁을 벌이는 진풍경을 연출.

제주도 선관위는 이날 날씨 때문에 도내 32만3천여명의 유권자중 투표율이 지난 13대 총선 때의 82.6%보다 낮은 80% 선이 될 것으로 전망.

○구리지역에도 열기

○…코미디언 이주일씨(본명 정주일)가 국민당 후보로 출마,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경기 구리시 선거구 29개 각 투표소에는 흐리고 찌푸린 날씨에도 불구하고 이른 아침부터 유권자들이 몰려들기 시작.

구리시 유권자가 가장 많은 교문 6투표구 투표소(6천명) 교문국교에서 변두리 외곽지역인 갈매국교 등에 마련된 대부분 투표소에는 상오 8시께부터 기다리는 유권자 행렬이 30여m나 되는 등 기초·광역 선거는 물론,지난 13대 국회의원 선거 때와는 판이한 양상.

구리시 인창 제1투표소인 인창국교에 이른 아침 투표하기 위해 나온 김모씨(45)는 『지자제 실시와 함께 지역주민들의 시민 참여의식이 높아진 것 같다』며 『지역발전을 위해 헌신할 사람을 뽑았다』고 한마디.

○백11세 노익장과시

○…충남도내 최고령인 김씨할머니(1백11세)가 24일 상오 7시40분께 아들 박종묵씨(65)의 부축을 받고 보령군 주산면 삼곡리 정곡국교 투표장에서 투표를 마쳐 노익장을 과시.

김씨 할머니가 도착하자 투표장에 줄을서 있던 30대 주민들이 순서를 양보,아들 박씨의 부축을 받으며 투표를 마치자 주민들이 박수갈채를 보내기도.<총선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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