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세 도일… 11년 각고끝에 동양대졸업63세의 조총련동포가 23일 일본 동양대학졸업식에서 11년 각고끝에 학사학위를 받았다.
동경도시마(풍도)구에 사는 강태순씨(사진)는 이날 일본 무도관에서 열린 졸업식에서 졸업장과 학사학위를 받은뒤 『배움은 살아가는 힘의 원천』이라고 말했다. 자신의 논문을 책으로 펴내 젊은이들에게 읽히고 싶다는 희망도 빼놓지 않았다.
2학년때부터 쓰기 시작했다는 졸업논문의 제목은 「내 생애학습의 길」. 제주도에서 태어나 겨우 국민학교를 마친뒤 배움의 길을 찾아 일본에 오지 않을 수 없었던 소녀기에서,주부가 되어 야간중학과 정규고교 및 야간대학에서 공부한 쓰라린 세월을 낱낱이 적은 내용이다.
척박한 땅에서 수확한 곡물의 대부분을 공출당하는 가난한 농가태생이어서 국민학교나마 마치려면 물 긷고 밭매는 품을 팔지 않을 수 없었다. 공부를 계속하는 길은 일본행 뿐이라는 생각에 16세때 단신 도일 했지만 어린 몸하나 먹고 사는 것도 힘겨웠다.
동향청년과 결혼해 동북지방과 북해도를 떠돌다 동경에 정착했지만 고통의 연속이었다. 살집을 얻으려해도,가게를 구하려해도 「조센진」이라는 벽에 부딪치곤 했다.
4남1녀를 모두 키워내고 나니 50이 넘었다. 그래도 소녀때의 꿈을 포기할 수 없었던 강씨는 동경 아라카와(황천)제9중학교 야간부의 문을 두드렸다. 자신과의 싸움에 이겨 고등학교를 마치고 대학에 들어간 일이 화제가 되어 많은 사람들로부터 격려편지를 받았다.
『내가 왜 지금 일본땅에 살고 있는지,왜 이 나이에 대학공부를 했는지를 생각할때마다 두나라의 불행한 역사와 정치를 떼놓을 수 없다는 구속력을 느끼곤 했습니다』 대학공부의 어려움이 좌절을 가져다줄때마다 저녁밥을 짓지 않고 학교에 가는 일을 참고 견뎌준 남편생각에 용기를 내곤 했다고 그는 11년간의 만학을 회고했다.<동경=문창재특파원>동경=문창재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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