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2바르셀로나 레슬링등 13종목 확정/국제연맹서 역대성적등 고려 지명배정/레슬링 3명 구기는 “약세”92바르셀로나 올림픽에 참가하는 한국의 심판은 몇명이나 될까.
대한올림픽위원회(KOC)에 의하면 24일 현재 한국은 13개종목에서 20명의 심판이 올림픽에 참가한다.
그러나 심판의 참가범위는 아직까지 국제경기연맹으로부터 통보를 받지 못한 3,4개 종목이 더 있어 적어도 30명선까지는 늘어날 전망.
모든 국제경기에서 심판은 승부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말할 나위도 없다. 최근 방콕에서 열린 아시아 복싱선수권 대회가 심판들의 편파판정으로 얼룩진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고 서울올림픽때도 한국이 금메달 12개로 종합 4위로 오를 수 있었던 것은 홈 그라운드의 이점때문이었는데 그 이점이란 것이 심판의 호의적인 태도였던 것.
올림픽과 같은 세계적인 스포츠페스티벌에 참가하는 국제심판이 자국경기에 심판관으로 나서는 것은 규칙상 금지돼 있다.
그러나 체육계의 어느 조직보다 배타적인 심판계는 내부적으로 끈끈하게 연결돼 있어 자국경기에 나서는 타국심판들의 마음을 흔들어 놓기가 일쑤며 서로가 상대국가에 호의를 베푸는 경우가 다반사로 일어나고 있다.
경기력의 향상과 함께 심판의 국제적인 지위도 상승될 수 있지만 역으로 심판의 국제적인 비중도 경기력의 향상은 물론,성적까지도 제고시킬 수 있다.
심판과 경기력의 함수관계를 가장 효율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종목은 레슬링. 한국의 전통적인 메달박스인 레슬링은 66년 미국 톨리도 세계자유형 선수권 대회에서 장창선씨(협회전무이사)가 한국 최초의 세계선수권 금메달을 따낸바 있고 76년 몬트리올 올림픽에서는 양정모가 건국이후 최초의 올림픽 금메달을 획득,한국 스포츠를 세계에 알린 선두주자였다. 이같은 전적과 84(금2,은2,동4),88(금2,은2,동5) 양 올림픽의 성적과 비례,이번 92올림픽에도 레슬링은 3명의 가장 많은 국제심판을 배정받았다. 전세계 1백10명의 특급심판 가운데 60명만이 이번 올림픽에 배정받지만 레슬링강국에 한해 3명을 배정하는 국제연맹은 한국을 세계 정상급으로 평가하고 심판도 김익종,김문기,이용현씨등 3명을 지명했다.
김익종씨는 아시아연맹 심판위원장으로 이번 올림픽에서는 심판의 심판격인 감독관으로 활약할 예정. 88올림픽때도 심판으로 활약했던 김문기씨는 2회연속 올림픽에 참여하는 영광을 안았고 이용현씨는 처녀 출전이다.
레슬링과 함께 한국의 2대 메달박스인 유도도 2명의 심판을 배정받았다. 2개 이상의 금메달을 목표로 삼고 있는 한국 유도는 박용성 회장이 국제연맹 재정분과위원장이며 이번 올림픽에 심판으로 참가하는 이학래씨(한양대 교수)는 국제연맹 심판위원으로 활약하는등 세계무대에서의 영향력이 제법 센 편이다. 김종달씨와 함께 심판으로 참가할 이씨는 매트에 직접 나서지는 않고 심판의 경기배정을 담당할 예정이어서 각국 선수단이 펼치는 로비의 대상이 되고 있을 정도.
각각 2개의 금·은메달을 겨냥하고 있어 최고의 전략종목으로 떠오른 양궁은 한국이 지난 80년대 초반부터 두각을 나타낸 신흥강국인 탓인지 국제무대에서의 비중은 그다지 높지 않아 엄성호씨 1명만 배정받았다.
양궁과 함께 최소 2개의 금메달을 겨냥하고 있는 배드민턴은 이번 올림픽에 처음으로 채택된 정식종목으로서 한국은 최일현 협회심판이사가 올림픽 심판으로서 첫 영광을 안게 됐다.
대부분의 심판이 남자인 반면 메달권 진입을 노리고 있는 탁구와 하키에서는 여자 심판 1명씩이 각각 올림픽에 참가한다. 탁구는 88올림픽때에도 심판으로 활약했던 안혜자씨를 2회연속 올림픽에 참가시킨다.
남자 못지 않는 체력을 요구하는 하키에서는 국내외에서 「면도날 심판」이라고 불리고 있는 이미옥씨가 한국인으로는 유일하게 올림픽 심판으로 초청받았다.
이씨의 배정은 남자하키가 올림픽 예선전에서 탈락한 반면 여자하키는 본선에 참가하는 한국의 전력을 배려한듯 하다.
그러나 남녀가 유일하게 함께 참가하는 구기종목인 핸드볼은 아직까지도 단 1조(2명)도 국제연맹으로부터 지명을 받지 못해 협회를 초조하게 만들고 있다. 88올림픽때 여자는 구기사상 최초의 금메달을 획득하는 쾌거를 이룩했고 남자는 은메달을 따내는 등 핸드볼의 세계 정상급 실력을 갖추었음에도 불구하고 심판배정을 아직까지 받지 못한 것은 국제적인 영향력이 뒤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올림픽 최초의 금메달을 전병관에게 기대하고 있는 역도는 이종섭 전 역도연맹 회장이 국제연맹의 기술이사인 만큼 조만간 국제연맹으로부터 지명될 것을 기대하고 있다.
이밖에 수영의 김봉조씨,근대 5종의 최귀승씨,배구의 조영호씨 등도 각각 국제연맹으로부터 지명초청받았다. 이 가운데 배구의 조씨는 91년에 국제배구 연맹이 선정한 최우수심판으로서 국제적으로 알아주는 배구심판이며 현재 배구협회 전무이사를 맡고 있다.
대부분의 심판이 국제연맹의 지명 배정으로 올림픽에 참가하지만 체조와 펜싱은 쿼타를 할당받고도 아직까지 내부적으로 경합자가 많아 확정짓지 못하고 있는 실정. 남자2,여자1,리듬체조 1명등 4명의 심판을 선정해야 할 체조협회는 남행웅 전무·이보선 남자기술위원장·윤명철 이사(이상 남자),안세옥 여자기술위원장·정봉순씨(이상 여자),김숙자·김정자씨(이상 리듬)가운데 4명을 조만간 추려낼 예정이다.
펜싱은 국제연맹이 2명의 대동심판을 요청,현재 인선작업을 벌이고 있지만 이근배·김국현씨가 유력하다.
1명의 심판을 배정받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는 축구는 오는 5월께 국제연맹이 최종지명하며 올해 국제심판 나이 정년(50세)에 걸리는 길기철씨가 지명되기를 기대하고 있다.<전상돈기자>전상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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