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9년이래 최하 지지율/의장선거 대비 좌파연합·총리경질 모색/녹색당·국민전선은 제3세력으로 부상【파리=김영환특파원】 22일 실시된 프랑스 지역권(도보다 광역) 의회선거는 68%라는 높은 투표율을 보인 가운데 집권사회당이 69년이후 처음으로 20%에도 못미치는 18.3%의 지지율을 기록하는 참패를 당했다. 이는 90년 시장선거 등에서 보인 지지율보다 무려 12.0%나 밑도는 수치다.
그러나 제1야당인 공화국연합(RPR)과 제2야당 프랑스민주동맹(UDF)이 연합한 프랑스동맹(UPF)의 지지율도 33%선으로 전보다 7% 정도나 떨어져 절대다수의 정당은 나타나지 않은채 전통적인 정당의 퇴조를 보였다.
한편 녹색당 등 2개의 환경보호정당은 13.9%,르펭이 이끄는 극우정당 국민전선도 13%의 지지를 나타내 4%나 증가했다. 공산당은 8%선.
환경그룹은 사회당의 표를 잠식하고 국민전선은 우파의 표를 잠식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는데 오는 27일 이들 의원들이 간접선거로 뽑을 지역권의 의장선거는 우파와 국민전선의 연합,혹은 사회당과 환경그룹의 연합이 될 것으로 보인다.
자크 시라크 공화국연합 당수는 이러한 선거결과는 사회주의의 실패와 비례선거제의 퇴폐성을 나타내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84년 창당한 이래 급성장한 국민전선의 르펭은 이번 선거는 사회당의 붕괴와 우파연합의 패주를 의미한다고 선언했다.
그러나 사회당은 선거의 의미를 지방선거 차원으로 축소하고 있다. 크레송 총리는 『어떤 정당도 절대다수를 차지하지 못했다』면서 높은 투표율에 감사를 표시하며 환경문제 등에 귀를 기울이겠다고 다짐했다. 파비우스 사회당 당수는 결과가 좋지 않음을 시인한뒤 27일 실시될 지역권 의장선거에 환경정당 등 진보적 정당과 제휴하도록 촉구했다.
미테랑 대통령은 이번 선거가 어디까지나 지방선거이며 사회당이 국회에서 다수 의석을 갖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선거패배의 의미를 최대한 축소할 수도 있다.
그러나 68%의 투표율에 20%를 훨씬 밑도는 지지는 프랑스 국민의 불과 12∼13%만이 사회당을 밀었다는 사실을 뜻한다. 때문에 좌파의 연합을 도모하면서 총리경질을 고려할지도 모른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럴경우 중도적인 자크 들로르 유럽공동체(EC) 위원장이나 베레고모아 경제재무장관이 기용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사회당은 내년 5월의 총선과 95년의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있어 사회당의 하강세를 시급히 차단해야하는 입장이다.
프랑스 국민이 11년째 집권중인 사회당에 염증을 느껴 최악의 지지율로 응답한데는 단순히 사회당의 장기집권 때문이라기보다는 대기업의 감원 등 경제난에 따라 3백만명이 넘는 실업문제가 큰 원인의 하나로 분석된다. 국민전선은 이를 외국이민탓으로 돌리면서 「먼저 프랑스인을 위한 프랑스」라는 구호를 내걸며 선전하고 있다. 그의 이번 지지율은 88년 대통령선거 당시의 지지율 14%에 육박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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