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들,관료주의 횡포·피폐한 경제 염증/민주당,22일 총선서 집권사회당에 압승지난 반세기동안 스탈린식 사회주의체제로 경직돼온 알바니아에도 개혁과 민주의 봄바람이 찾아들 조짐을 보이고 있다.
22일 실시된 알바니아 총선에서 제1야당인 민주당이 구공산당을 이름만 바꿔 승계한 집권 사회당을 압도적인 표차로 누르고 정권교체의 문턱에 한걸음 다가섰다. 아직 공식적인 선거결과는 발표되지 않았으나 서방관측통의 분석에 따르면 수도 티라나를 비롯한 인근 도시지역에서 민주당이 70%선의 지지율을 확보해 사회당(24%)을 크게 앞선 것으로 집계됐다.
또한 알바니아 국민의 65%를 차지하며 그동안 사회당의 굳건한 지지기반이었던 농촌지역에서도 유권자의 과반수 이상이 민주당후보를 지지한 것으로 분석돼 민주당의 총선 승리가 거의 기정사실화 되고 있다.
2백여만의 유권자중 80%가 투표에 참가해 별다른 불상사없이 치러진 이번 총선에서 민주당의 대승은 알바니아의 암울한 사회·경제 현실을 타개하기위한 대체 세력의 탄생을 고대하는 알바니아인의 위기의식을 그대로 반영 했다는 관측이다.
유럽국가중 최빈국이라는 오명을 지닌 알바니아는 50%를 넘는 실업률과 3백18만 국민 대다수가 끼니때마다 식량을 찾아 헤매야 하는 만성적인 빈곤으로 시달려 왔으며 이에따른 시위와 파업·범죄 등으로 혼탁한 사회상을 드러내고 있다. 또한 기반시설인 전기발전소·도로망 등도 태부족해 외국의 원조품에 의해 연명하는 실정이다. 1인당 GNP도 1천2백달러 수준(1991).
이같은 낙후성은 지난 46년부터 85년 사망때까지 정권을 틀어 쥐고 「자립정책」이라는 명목하에 알바니아를 국제사회로부터 철저히 차단했던 독재자 앤베르 호자의 영향이 여전히 잔존하기 때문이다.
호자는 근 40년동안 스탈린식의 철권통치로 일관하면서 제조업 육성은 커녕 국민의 민생문제조차 등한히해 알바니아인의 생활 수준을 치유불능의 밑바닥으로 전락시켰다. 이에따라 세계 최초의 사회주의 완성이란 화려한 구호를 내걸고 「알바니즘」이란 독특한 자급경제체제를 이룩하려했던 그의 노력도 수포로 돌아갔다.
게다가 지난 90년 12월 붕괴한 공산정권의 바통을 이어받은 사회당이 소수 특권관료층의 배후조종으로 개혁을 소홀히하고 악화된 경제문제에 미봉책으로 대처한 탓에 알바니아의 위기상황은 한층 심화됐다.
이처럼 어두운 현실에 대한 국민의 패배한 불만이 이번 투표에서 민주당의 강세로 연결됐다는게 서방측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특히 이번 총선에서 결정적인 승패요인으로 작용한것은 농촌 유권자들의 정권에 대한 민심이반. 지난해 3월 실시된 첫 자유 총선때 사회당에 표를 던져 구공산당 세력이 의회의석의 3분의 2를 차지하는데 기여했던 이들은 이번 총선에서 민주당을 지지했다.
샬리 베리사민주당수는 23일 총선에서 압승을 확신하자 『이날은 공산주의의 밤이 끝나고 민주주의의 아침이 시작되는 역사적인 날』이라며 『경제적 난국으로부터 알바니아를 구출하는데 전력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민주당 진영은 향후 미국을 비롯한 유럽공동체(EC) 일본 등 서방선진국을 상대로 보다 적극적인 경제원조유치작전을 펴 기초제조업공장을 세우는 한편 국민의 의·식·주 문제해결을 제1과제로 삼고 있다.
여하튼 이번 총선의 민주당 승리는 「유럽대륙의 고도」 「발칸반도의 고아」라는 알바니아의 국제사회 진출을 한층 가속화시킬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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