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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단 정보전쟁의 병참요원/정보검색원 윤영희씨(이런직업 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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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단 정보전쟁의 병참요원/정보검색원 윤영희씨(이런직업 아시나요)

입력
1992.03.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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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3만여개 DB 넘나들어/기업·대학 등 고객층다양/“매력만점인 무한의 세계”정보화시대에 남을 앞지를 수 있는 길은 정확한 양질의 정보를 보다 신속하게 확보하는 것이다.

영어로는 서처(Searcher)라고 표현되는 정보검색원 윤영희씨(28·여·서울 강동구 둔촌동)는 이같은 정보전에서 성능좋은 무기와 실탄을 공급하는 일을 하고 있다.

현대인들은 하루종일 온갖 매체와 자료들을 통해 감당할 수 없을 만큼의 엄청난 정보홍수에 파묻혀 살아가고 있지만 정작 자신이 필요한 시점에서 딱 알맞는 정보를 손에 넣기는 쉽지 않다. 어디에서 어떤 경로를 통해 알아봐야할지부터가 감감해지기 일쑤이다. 윤씨는 바로 이럴때 정확하게 필요한 정보를 골라 공급해준다.

넓지 않은 사무실안에서 윤씨가 마주한 개인용컴퓨터는 현대의 요술상자이다. 키판을 누르기만 하면 정치·경제·사회·문화,심지어 역사·과학분야에 이르기까지 원하는 정보가 입맛에 맞게 튀어나온다.

이 작은 컴퓨터는 국내는 물론 전세계의 3만여개에 달하는 데이터베이스와 연결돼 있으므로 이용가능한 정보의 총량은 거의 천문학적 규모에 달한다.

언론사·기업·국가정보기관 등 역시 숱한 「정보를 먹고 사는 사람들」이 있으나 이들 모두 개인적 활동범위 안에서 활용 가능한 사람과 자료를 통해 한정된 정보를 얻는데 비해 윤씨의 컴퓨터를 통한 정보는 시간과 공간적 제한조차 없으며 또 그 신속성으로 인해 비교할 수 없는 부가가치를 갖는다.

윤씨는 현재 서울 송파구 신천동 포항제철의 자회사인 「포스데이타」(POSDATA)에서 근무하고 있다.

컴퓨터를 이용한 부가가치통신망(VAN) 활용을 주업무로 하는 이 회사에서 정식으로 「정보검색원」이라고 호칭을 붙일 수 있는 사람은 윤씨 혼자뿐이다. 전세계 곳곳에 엄청난 양의 정보가 축적돼있고 이를 이용할만한 성능좋은 컴퓨터도 수없이 보급돼있으나 필요한 정보를 자유자재로 뽑아낼 수 있는 기술은 전적으로 정보검색원의 능력에 달려있고 이 기술 또한 쉽게 익힐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윤씨의 주고객은 대기업이다. 새상품 개발,수출입정보,시장조사 등 각종 정보가 필요한 기업체가 윤씨에게 목록을 의뢰하면 윤씨는 컴퓨터로 해당정보가 입력된 데이터베이스를 연결,정보를 뽑아내 고객에게 전해준다. 이때 윤씨가 활용하는 외국데이터베이스 사용료는 분당 평균 2천원씩 계산되며 윤씨는 나중에 신용카드로 대금을 결제한다.

업무속성상 윤씨가 다루는 정보중에는 기업간의 첨예한 이해관계와 관련된 것이 많아 회원제로 고객을 관리하며 상대편에 피해가 될 정보나 기업비밀에 속하는 정보는 철저히 보호하고 적절히 「교통정리」해야 한다.

이렇게 윤씨가 검색,제공하는 정보는 통계·기업정보·학술논문 등 단순의뢰에 의한 것부터 특정상품개발을 위한 기획보고서,지역국가별 시사동향·특정인물동향·경쟁기업의 동향 등 추적정보장기서비스로 기업·대학·국가기관에 필요한 모든 것이 망라돼있다.

아직 미개척분야이고 자격증제도가 없어 윤씨는 정보검색원이 될때까지 철저하게 독학에 의존해야했다. 지난 86년 대구 효성여대 영문과를 졸업,서울 여의도의 한 무역회사에 일반직으로 취업할때만 해도 윤씨는 컴퓨터에 별 관심이 없었다.

무역업무에 종사하며 국제정보의 소중함과 여성차별이 없는 전문직업인으로 변신의 필요성을 절감했을때 마침 미국에서 컴퓨터를 공부하던 선배 이종언씨(33·현재 POS DATA 정보검색센터팀장)로부터 『컴퓨터를 공부해보라』는 권유를 받았다.

전문책자를 혼자 공부해 컴퓨터에 대한 기본지식을 익힌 윤씨는 1년동안의 회사생활을 청산,컴퓨터를 이용한 개인무역브로커로 변신했다. 자신의 방에 컴퓨터·팩시밀리·전화로만 꾸며진 개인사무실을 차리고 국내기업과 외국기업 혹은 외국브로커를 연결,정보를 사고 파는 「정보장사꾼」 생활은 윤씨의 사고체계를 완전히 바꿔버렸다.

윤씨는 이시절을 『정보검색원수준은 아니었지만 컴퓨터를 통해 수많은 정보와 대화를 나누는 동안 무궁무진한 정보의 세계에 스스로 놀랐다』고 회상한다.

『정보검색이 일상생활에서 전문지식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고 급속히 활용되는 현실에 비해 관련 법률이나 직업윤리 등 필요한 사회적 인식이나 제도가 너무 뒤떨어진 것이 안타깝다』고 말하는 윤씨는 『그러나 성별·나이 등 인간이 가진 한계를 쉽게 뛰어넘어 무한의 세계를 맛보는 쾌감만으로도 정보검색은 매력만점의 직종』이라고 자랑했다.<원일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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