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7월 집행부에 반발 「법제」 함께 사퇴/명망인사 고사… 대행체제 운영/일부선 “정치적이유 배척” 주장대한변호사협회의 핵심직책인 인권위원장이 9개월째 공석이다. 대한변협 인권위원장은 국민인권·기본권 보호에 앞장서온 이 단체의 대외활동을 주도하는 요직이나 인권보호활동 등의 내용을 둘러싼 집행부와 소속 변호사들간의 갈등,시국변화에 따른 인권위원장의 위상변화 등으로 인해 후임자가 결정되지 못하고 있다.
인권위원장은 변협 집행부를 구성하는 상임이사 8명중 하나인 인권이사가 당연직으로 맡게돼 있는 자리. 지난해 7월초 조준희 인권이사와 이상규 법제이사가 김홍수 변협회장의 「보편적 인권」 개념 등에 반발,사퇴하자 대한변협은 윤종수 사무총장겸 총무이사에게 임시겸임토록 대행체제로 인권위를 운영해왔다.
그뒤 변협은 지난달 29일 92년도 정기총회에서 공석중인 법제이사에는 민경택변호사를 선출했으나 인권이사의 경우 덕망있는 인사 3∼4명 모두가 위촉을 고사했다는 이유로 인권이사보선안을 상정하지 않았다.
임광규 변협 공보이사는 『정치적인 인권유린시대가 끝난 현상황은 도시화·산업화에 따른 인권문제 등 보편적 인권침해를 중시해야 하는 전환기적 시점』이라며 『인권이사의 임무가 더욱 확대되고 중요해져 맡으려는 인사가 없는 것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인권위 소속 변호사 등 일부에서는 인권이사직을 수락한 변호사가 있는데도 시국사건과 정치문제 등에 관심이 편향돼 있다는 이유로 배척한채 집행부가 의도적으로 선출을 늦추고 있다고 주장한다.
인권위원장을 역임했던 원로변호사는 『김 회장 측근들이 정치적 인권문제에만 관심을 기울이는 부적합한 인물이라고 인권이사직 수락자를 배척했다』고 말했다.
변협 집행부는 인권위원장 공석으로 인한 내부진통이 커지자 대의원총회에서 선출되는 인원이사가 자동적으로 맡게 돼있는 것을 23일께 1년 임기가 만료되는 인권위원들을 새로 선임하면서 이들중 1명을 회장이 지명키로 했으나 회칙에는 상임이사가 각 위원회 위원장을 맡도록 명시돼 있다.
인권위원장의 장기공석으로 변협은 각종 인권침해사건 진상조사와 법률구조,성명서 발표 등 고유활동이 마비되고 있는 상태이다.
법조계에서는 변협의 내부진통을 우려속에 주시하며 하루빨리 인권이사를 보선,정상화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고재학기자>고재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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