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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오늘 총선… 군부,계속 실권쥘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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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오늘 총선… 군부,계속 실권쥘듯

입력
1992.03.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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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개 정당 세 비슷… 군주도 연정불가피/현 육참총장 수친다 차기총리기용설 파다【싱가포르=최해운특파원】 지난해 2월 군부가 무혈 구데타로 정권을 잡은지 만 13개월만인 22일 태국은 지난 32년이후 18번째 총선을 실시한다.

전국 73개성에서 3백60명의 하원의원을 뽑는 이번 총선에는 2천여명의 입후보자가 출마,치열한 경합을 벌이고 있다.

이번선거는 명분상으로는 지금까지 18번이나 쿠테타가 성공한 파행적인 태국정치를 마감하고 의회민주주의를 회복할 수 있을것인가 하는 시험대로 보여진다.

그러나 선거결과를 정확히 점치기는 어려우나 정치분석가들은 어느 정당도 과반수 의석을 확보하기 어려울 것이 확실하고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정당간의 이합집산 과정에서 군부가 계속 정권을 손아귀에 쥘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태국에는 무려 21개의 정당이 등록돼 있는데 이번 선거에는 17개 정당이 참여하고 있다.

그러나 이중 어느 정당도 1백석 이상을 확보하기 어렵고 3∼4개 정당이 70∼80석의 의석을 나눠 가지리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번선거는 지난해 쿠데타의 주역들이 배후에서 지원하고 있는 삼마키탐당과 전 육군사령관 차바리트 용차이유드장군이 이끄는 새여망당의 대결로 압축되고 있다. 삼마키 탐당은 군부의 추진력으로 빈곤으로부터 벗어나자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차기정부를 이끌어갈 총리에 군부 핵심 지도자인 현 육군총사령관 수친다 크라프라윤 장군을 앉히려 하고 있다.

반면에 새여망당은 이제는 군부정치로부터 벗어나 의회민주주의를 회복하여야 한다고 호소하면서 의회선출 총리가 집권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밖에도 군부에 의해 쫓겨난 차티차이 춘하반 전총리가 한때 이끌었던 차트타이당과 지난 총선에서 두번째로 많은 의석을 확보했던 사회행동당도 상당한 의석을 차지하게 될것이라는 예측이다.

이들 4개 정당이 얼마만큼씩 의석을 나눠 가지게 될지는 투표함을 열어봐야 하나 어떤 선거결과가 나오든간에 군부는 각 정당간의 연정을 마음대로 「요리」하면서 정권을 계속 장악해 나갈게 분명하다.

태국정치에 있어 군부의 뿌리는 깊다. 거의 모든 주요정당이 군부와 「관계」되어 있는 친군부 정당이기때문이다.

다만 이번선거에서 청렴결백하기로 이름난 「미스터클린」 별명의 잠롱 스리무앙이 방콕시장을 전격 사임하고 차기 총리에 도전하면서 선거전에 뛰어들어 그 결과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많은 태국 국민은 쿠데타나 군부의 집권을 더이상 원치 않고 민주주의가 정착되기를 바라고 있어 잠롱의 도전은 신선한 돌풍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러나 전국적으로 그와 그의 팔랑다르마당의 지명도가 널리 알려져 있지 않아 역부족이란 우려도 없지 않다.

이번선거의 초점은 어느당이 많은 의석을 차지하느냐 보다는 차기총리가 누구냐에 모아지고 있다.

왜냐하면 현 집권군부세력인 「국가평화유지위원회(NPCK)」의 주도로 개정된 새헌법에 의하면 위원회가 2백70석의 상원의원을 임명하게 되어있고 총리도 선출이 아닌 임명에 의해 선택될수 있도록 돼있기 때문이다.

군부는 지금까지 수친다장군을 차기총리에 앉히겠다는의사를 노골적으로 밝히기를 꺼려왔으나 개표가 끝나면 연정구성과정에 개입,즉각 수친다장군을 총리에 임명할 것이란 관측이 파다하다.

대부분의 태국 국민들은 민주정치가 정착되기를 원하고 있으나 이번선거는 군정치문화 굴레에서 쉽게 벗어나기 어렵고 더욱이 매표타락선거가 개선되지 않은채 더욱 기승을 부리는 등 민주주의를 실현하는데 한계가 있음을 다시한번 노출시켰을 뿐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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