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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한글학교」 개교 3개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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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한글학교」 개교 3개월

입력
1992.03.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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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할린 동포청소년/한글배움 열기 “후끈”/정원 40명… 문열자 백명몰려/주 2시간 수업 손꼽아 기다려/한달만에 글 깨치곤 한국 유학 부품꿈사할린의 동포청소년 사이에 한글배우기 열풍이 일고 있다.

이곳에서 발행되는 유일한 동포신문인 새고려신문(사장 성점모)이 주관하고 한국일보사가 지원,지난 1월13일 유지노사할린스크시 코뮤니스트가 28번지에 문을 연 「한국일보 한글학교」는 동포학생들의 배움의 열기로 가득차 있다.

모국어를 모른 채 성장,얼굴만 한인인 동포 3∼4세 학생들은 고국의 전통과 풍습·문화를 습득하기 위해 한글배우기에 여념이 없다.

「한국일보 한글학교」 개교소식이 알려지자 학생들은 높은 관심을 나타내 1백여명이 몰렸으나 여건상 40여만 선발했다.

학생들은 대부분 제10중학교 재학생들로 일주일에 2번 방과후 저녁시간을 이용해 한글을 배우고 있다.

우리나라 국민학교 1학년 국어교과서를 통해 주어진 주제를 한글문장으로 만들고 이를 러시아어로 번역하기도 하는 학생들은 불과 한달만에 한글을 읽고 쓰는데 불편이 없을 정도가 됐다.

제10중학교 학생인 이영철군(17)은 『모국어를 배우고 싶던 차에 「한국일보 한글학교」가 문을 열어 열심히 익히고 있다』며 『한국에 유학가서 공부하는 것이 꿈』이라고 말했다.

유지노사할린스크 사범전문학교 조선어과를 졸업,새고려신문서 교정기자로 일했던 교사 김경자씨는 『동포학생들에게 한글을 가르쳐 그들의 가슴에 모국어에 대한 애착을 심어 준다는 강한 긍지와 책임감을 느낀다』며 『그러나 모국어를 배우고 싶어하는 동포들이 많은데도 그들의 소망을 모두 실현시켜 주지 못하는 것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곳 동포 3∼4세 학생들은 그동안 한글교육을 전혀 받지 못한 채 성장했다.

이는 지난 64년 「소련에 민족과 관련된 문제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밝힌 브레즈네프 선언에 의해 소수민족 언어교육이 중단됐기 때문이다.

한국과의 수교와 고향방문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1∼2세들이 가정에서 한글교육을 소홀히 한 것도 원인이 됐다.

그러나 88년이후 이 정책이 바뀌고 한국과의 수교가 이루어지자 동포들 사이에 한글을 배우고자 하는 욕구가 달아올라 새고려신문은 지난해 6월 한국일보사에 도움을 요청해 왔다.

한국일보사는 동포들에 대한 한글교육의 필요성을 공감하고 학교 설립과 운영에 관한 모든 경비를 지원하기로 약속,새고려신문은 학교이름을 「한국일보 한글학교」라고 지어 문을 열게 됐다.

한국일보사는 사할린의 유일한 동포신문인 이 신문을 돕기 위해 지난 90년 CTS장비 윤전기 사진식자기 카메라 등 신문제작을 위한 장비일체를 지원한 바 있다.

새고려신문은 49년 하바로프스크에서 창간된 뒤 51년 사할린으로 이전했다.<김철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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