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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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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2.03.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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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는 정체를 싫어한다. 플라잉더치맨(최후의 심판일까지 떠돌아 다녀야하는 전설의 유령선)처럼 쉴사이 없이 스테이터스 쿠오(현상유지)의 타파를 찾는다. 이래서 선거때가 되면 비전을 찾고 혁신,개혁을 갈구한다. ◆지금이 세계로서는 전후 최대의 잔환기라 할수 있다. 미소 양국의 냉전체제가 붕괴,미국의 한 극만이 남게 됐다. 말하기 쉽게 팍스 아메리카나(미국에 의한 세계평화유지) 시대라고 한다. 그러나 미국의 힘이 이제는 「세계의 제왕」이 될만큼 만능적이 아니다. 일본콤플렉스에 걸려 「바이 아메리칸」(국산품애용운동) 운동을 벌일 정도로 신고립주의 성향이 드러나고 있다. ◆미국 자신이 냉전 이후의 시대를 어떻게 끌어갈지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대통령후보 예비선거가 한창 진행중인 지금 유권자들은 바로 비전을 구하고 있다. 미국을 어디로 끌고 갈것인가. 국제경쟁력을 어떻게 회복해야 할것인가. 부시 대통령은 비전은 커녕 당면한 불황퇴치가 힘겹다. 도전자인 우파의 기수 패트릭 뷰캐넌에 응수하기가 바쁘다. 소련의 붕괴,걸프전의 승리 등 역사적인 외교업적에도 불구하고 미 언론들은 부시 대통령을 「자기생각」이 없다고 해서 「국수 대통령」(PRESIDENT NOODLE)이라고 비아냥거린다. ◆우리도 엄청난 전환기에 서 있다. 안팎으로 변화의 압력을 받고 있다. 세계사의 주연이 될수 없는 위상이지만 변화의 증폭에 대처,한반도에서나마 제몫을 하자면 민족적 역량을 동원할 수 있어야 한다. 3·24총선거는 시기적으로 보아 어느선거에 못지 않게 중요하다. 지도자들의 비전,개혁의지,리더십이 드러나야 한다. ◆그러나 불행히도 유권자들은 이것들을 보지 못했다. 나라보다는 당,당보다는 계파의 이익이 우선됐고 경륜과 인물보다는 돈이 중시됐다. 개중에는 고의적으로 지역감정을 부추기고 있기도 하다. 대권중독의 중증이다. 정치에 새바람을 불어넣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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