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증에 「한국」국호사용 “취재잘해라” 친근감표시【북경=유주석특파원】 중국의 제7기 5차 전국인민대회(전인대)가 20일 상오 북경의 인민대회당에서 개막,최고지도자 등소평이 제시한 개혁·개방노선의 가속화방안 등을 집중토의한다. 오는 4월3일까지 15일간 계속될 이번 회의에서 개막 당일 이붕총리의 정부 보고를 청취한데 이어 올해의 경제성장률을 당초계획 6%에서 10%로 상향조정하는 문제와 양자강의 삼협댐건설 문제를 비롯한 각종 법안들을 심의 통과시킬 계획이다. 이에앞서 18일 개막된 전국정치협상회의(정협)에서는 정부의 경제개혁과 국정수행 과정에서 「열린마음」 「진실추구」 「개척정신」 등을 발휘토록 촉구했다.
중국당국이 국교가 없는 한국의 기자들에게 처음으로 발급해준 전인대 취재증에는 지금까지 공식사용하던 「남조선」이 아닌 「한국」으로 뚜렷이 인쇄돼있다.
19일 상오 11시 북경 천안문광장옆 인민대회당 3층 기자회견장에 한국기자들은 도광 전인대대변인 주관의 기자회견에 정식 참가했다.
북경주재 한국대표부가 개설된지 1년만에 한국기자라는 신분을 밝히고 전인대회당 안을 둘러볼수 있었다. 한중수교가 성큼 다가온 느낌이다.
『한국기자를 만나서 반갑습니다. 좋은 기사 부탁합니다』 전인대 상무위 신문국 부국장인 정윤해는 이렇게 말문을 열었고 이현덕 전국신문공작자협회 서기처 서기는 『여기까지 오느라 수고했다. 잘해보자』며 처음만난 사람답지 않게 친근감을 표시했다.
『중국 외교부는 1백58명의 북경주재 특파원을 빼고 단 12명에 한해 외국기자의 전인대취재를 허락했는데 그중 7명이 한국기자』라는 신문담당관 상해신의 설명이었다.
중국정부는 지난해 1월 북경주재 한국대표부 개설식 만을 취재한다는 조건으로 단 한차례 취재 비자를 발급해 주었으나 그후로는 여러차례에 걸친 우리측의 요청에도 불구하고 취재비자 발급을 거부해왔다.
홍콩 주재 한국기자단은 지난 2월말 중국정부에 전인대 취재 비자발급을 다시 한번 요청했지만 2주일만에 「불가」라는 회신만이 돌아왔다. 그러나 지난 17일 저녘 갑자기 북경주재 대표부를 통해 18일중으로 비자를 발급해 주겠다는 통지가 왔고 18일 상오 11시20분 홍콩주재 중국영사처는 7명의 한국기자들에게 비자를 발급했다.
북경주재 한국 대표부의 한 관리는 『이번 중국측의 전인대 취재허용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면서 『이는 중국측이 한중 수교에 적극적인 태도를 시사하는 것이 아니냐』고 논평했다.
인민대회당 기자회견장에서 만난 인민일보기자는 한국기자들에게 전인대취재가 허용된데 대해 크게 놀라면서 『한중관계에 조만간 급속한 변화가 있을지도 모르겠다』고 나름대로의 평가를 내리기도 했다.
한편 중국은 현재로서는 한국과 외교관계수립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외교부 오건민 대변인이 19일 말했다.
○이붕 “패권주의 반대”
이붕 중국 총리는 20일 개막되는 제7기 전인대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중국이 『모든 패권주의에 반대할것』이라고 천명했다. 이붕총리는 19일 공개된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히면서 중국이 『세계평화와 안정을 위해 협력하는데 조금도 인색하지 않을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의 외교 원칙이 『평화 공존에 입각,이념 혹은 사회 체제의 차이에 관계없이 세계 모든 국가와 우호 관계를 수립하는것』이라 밝히면서 『이같은 원칙이 신세계 질서의 근간이 돼야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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