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저따라 판세좌우”… 젊은층 변수/야 “75%면 청신호” 여 “근거없다”14대 총선의 투표율은 과연 어느정도일까. 선거전이 막판으로 치달으면서 각 후보와 정당은 득표전략에 큰 변수로 작용할 투표율의 향배에 바짝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지난해 광역의회 선거에서 20∼30대층의 기권사태로 패배를 맛봤다고 주장하는 야당은 이들 젊은층의 투표율 제고여부가 승패를 가늠할 것으로 보고 이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거센 야당바람이 일어 정국판도를 뒤바꿔 놓았던 12대·13대 총선 당시 투표율이 각각 84.6%,75.8%로 높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20∼30대층의 높은 선거참여가 기폭제가 됐다고 보기 때문이다. 반면 정치불신이 심각했던 상황에서 치러진 지난해 기초의회와 광역의회 선거의 투표율은 각각 55%,58.9%로 역대 최저를 기록했고 이때 몇몇 비공식 통계는 20∼30대의 기권율이 평균 60%선에 달햇던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실제 각종 여론조사에서 여전히 공통적인 현상은 40대 이상의 장·노년층 일수록 상대적으로 보수성향의 여당지지가 높고 투표참여가 많은데 비해 20∼30대층일수록 여당에 비판적이며 정치냉소적 경향이 짙다는 것이다. 물론 이번 선거의 경우 재벌을 등에 업은 국민당이 종반까지 상승흐름은 타고 있는데다 전국적으로 20명 안팎의 무소속 후보들이 강세를 보이는 등 선거양상이 예전과 크게달라 「투표율 적도」를 일률적으로 적용하기 어려운 측면도 없지 않다. 하지만 전체 유권자의 57%를 웃도는 20∼30대층의 투표성향이 총선결과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리라는 점엔 별다른 이의가 없는 것은 사실이다.
우선 선관위가 19일 공식집계 발표한 선거인수는 전체인구의 66.1%인 2천9백만3천8백28명. 이는 13대 총선때보다 10.7%,지난해 광역선거때의 유권자수보다 2% 증가한 수치이다. 이들 유권자의 연령층별 통계는 나와있지 않으나 인구분포와 증가율의 추세로 볼때 20∼30대층은 지난해와 비슷한 57%선에 머물 것으로 추정된다.
이같은 통계위에서 현재 민주당 등 야당이 기대하는 투표율은 13대 수준인 75%선. 특히 민주당은 자체조사결과 광역선거 당시 각각 40.2%,54.8%에 불과했던 20대와 30대의 투표율을 70%이상으로 끌어올릴 경우 목표의석 달성에 청신호가 커질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반여」 또는 「비여」 성향이 강한 젊은층의 광역선거 기권율은 정부의 비공식 자료에서도 20대 52%,30대 43%로 나타난 것으로 알려져 야당분석에 어느정도 신빙성을 더 해주기도 한다.
그러나 민자당은 이같은 야당의 해석이 유권자의 의식변화를 과거의 잣대에 맞춰 도식적으로 이해한 결과라고 반박하고 있다. 내무부의 비공식 컴퓨터 조사결과 광역선거에서의 20·30대 참여율이 상대적으로 낮긴했지만 투표자의 49%가 20·30대였다는 얘기이며 이들이 야당뿐 아니라 민자당에도 적지않은 지지를 보냈기에 민자당이 승리했다는 주장.
때문에 민자당은 투표율 자체가 총선결과에 큰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보지 않으며 일부 운동권을 제외하면 젊은층의 정치의식도 다양하게 분화됐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다만 기성 정치권에 대한 냉소주의가 일부 신당 또는 무소속 지지로 나타날순 있겠지만 그 영향은 그다지 크지 않다고 판단하는 것 같다. 또 최근 당 및 여러 여론조사 기관의 조사결과,투표율이 70% 안팎일 것으로 나타나자 투표율이 가져올 이변은 없을 것으로 보고있다.
이와관련,정가관측통들은 ▲뚜렷한 선거쟁점이 없는데다 ▲기성정치권에 대한 뿌리깊은 냉소가 여전히 적지않고 ▲재벌당의 출현에 따른 정치권 가치의 혼돈 ▲지역할거주의에 대한 식상 등으로 투표율이 70∼73% 수준에 머물 것으로 보고있다.
관측통들은 또 『신당 및 무소속의 부상으로 민자·민주 양당구도가 적지않은 위협을 받고 있는 만큼 투표율의 높고 낮음을 곧바로 선거결과에 연결시키는 것은 곤란하다』고 전제,『그러나 역대선거 경험에 비취 투표율이 80%에 가깝다면 이는 분명히 어떤 변화를 수반할 것』이라고 전망햇다.
이같은 여러 관측과 민간 공명선거 감시기구의 투표독려,대학생들의 기권방지 캠페인 등을 미루어 『투표율이 75%선을 넘게되면 큰 의미를 갖게될 것』』이라는 분석도 조심스레 제기되고 있어 주목된다.<이유식기자>이유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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