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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러시아 새시대 산파역 맡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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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러시아 새시대 산파역 맡겠다”

입력
1992.03.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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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노프 새 주한 러시아대사 본지 단독인터뷰/양국간 경협위한 제도적장치 마련시급/남북대화·북핵사찰등 원만한 해결지원『한국과 같이 친절하고 선진화된 나라에서 한반도 평화정착,나아가 동북아평화체제 구축을 위해 일할 수 있는 주한러시아 대사로 확정된것은 저에게 행운입니다』

지난 1월말 보리스 옐친 러시아대통령에 의해 신임주한대사로 내정된지 2개월 여만에 한국정부로부터 아그레망을 받은 알렉산드르 파노프 러시아 외무부 태평양 및 동남아국장은 19일 한국일보와의 단독인터뷰에서 자신이 한국정부의 협조로 차기 주한대사로 확정된데 대해 만족감을 표시하며 오는 5월께 부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과 러시아 양국이 안드레이 코지레프 외무장관의 방한을 계기로 상호 협력관계를 도약시킬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고 전제,오는 9월 보리스·옐친 러시아 대통령이 방한하면 한·러시아간에 새시대가 개막될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다.

파노프국장은 또 북한·러시아 관계에 대해 러시아는 남북한 관계개선에 협력할 의사가 있음을 거듭 천명하고 북한이 조속한 시일내에 핵사찰을 받을 수 있도록 한국정부와 긴밀히 협조해 나갈것을 다짐했다.

다음은 파노프 국장과의 일문일답이다.

­차기 주한러시아대사로 내정됐다고 언론보도가 있었는데 확인해 달라.

▲지난 1월말 차기 주한대사로 내정된후 한국정부로부터 아그레망 접수통보를 기다려 왔는데 18일 수락통보를 받았다. 귀국후 부임준비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돼 오는 5월께 서울에 정식으로 부임할 예정이다.

소콜로프 현대사는 한국 근무시절의 공로가 인정돼 러시아 외무부에 중용될것으로 예상된다.

­차기 주한러시아대사로 확정된 소감과 향후 한·러시아관계를 어떻게 보나.

▲이번 방한에서 한국에 대해 강한 인상을 받았다. 한국과 같이 친절하고 선진화된 국가에서 근무하게 된것은 개인적으로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한·러시아관계는 현재 상호협력과 새 동북아 질서구축을 위한 협조측면에서 본궤도 진입을 앞두고 있다고 평가한다. 따라서 나의 과제는 이같은 협력관계를 더욱 공고히 하고 옐친대통령의 방한에 맞춰 한·러시아 관계가 새로운 시대로 진입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옐친 대통령의 방한은 양국정부간에 9월께로 원칙적으로 합의를 봤지만 구체적인 일정은 아직 협의중이다. 개인적으로는 옐친대통령이 일본 방문전에 한국을 방문하도록 주선함으로써 러시아의 한국 중시정책을 한국민들에게 실증시킬 생각이다.

­코지레프장관의 이번 방문을 평가한다면.

▲구소연방 붕괴로 중단되다시피한 한·러시아간의 경제협력재개를 확인하고 양국이 공동으로 국제문제에 대처해나갈수 있는 대화통로를 구축했다는 점이다.

무엇보다도 러시아가 독립주권 국가로 거듭 태어난후 양국 외무장관이 만나 한·러시아간의 현안은 물론 국제문제에 대해 솔직하게 의견을 교환하고 샹대방의 진의를 파악할수 있는 자리였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양국간 경제협력문제는 기술적인 문제가 아직 남아있어 귀국후에 양측이 만족할수 있는 방안을 계속 모색할 것이다.

­러시아의 대한반도 정책은.

▲러시아는 지금까지 밝혀온대로 남북한 관계개선에 적극 협조할 방침이다. 남북한이 통일로 가는 길에는 아직도 많은 문제가 있다. 러시아는 이같은 문제,특히 남북대화·긴장완화·북한핵문제를 원만하게 해결할수 있도록 한국정부를 지원할 것이다.

북한의 핵사찰수락은 남북한간의 큰 현안을 해결한다는 의미를 갖고있기 때문에 북한이 조속히 핵사찰을 받을 수 있도록 한국정부는 물론 국제사회와도 긴밀한 협력을 계속하겠다. 러시아 외무부와 국방부간에 한반도정책을 둘러싸고 갈등을 겪고 있다고 하는데 이는 사실이 아니다.

­옐친대통령의 경제개혁이 많은 부작용을 낳고 있는데.

▲러시아의 경제개혁정책이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는 초기단계에 나타나는 불가피한 현상이다. 러시아는 얼마전 국제통화기구(IMF)에 개혁 청사진을 제시하고 금융지원을 요청했다. 국제사회가 우리를 도와준다면 러시아의 개혁과 민주화는 앞당겨질 것으로 확신한다. 한국도 이에 동참해주기를 바란다.

독립국가연합의 현상황은 병에 걸린 어린이에 비유할 수 있다. 각 회원국들이 협조한다면 아픈 아기를 치료할 수 있다.

파노프국장은 68년 모스크바국제관계대학을 졸업한 후 주일대사관·주유엔대사관 근무를 거쳐 90년 외무부 태평양 및 동남아국장으로 승진했으며 일본통으로 알려져 있다. <이진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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