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노선채택 확실… 후속인사 폭에 관심중국의 향후 진로를 가름할 제7기 전국 인민대표대회(전인대)5차회의가 오는 20일 북경에서 개최된다.
이번 회의는 18일 개막된 중국 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와 함께 천안문 사태이후 보수우위로 전개돼온 중국의 보혁대결구조를 개혁우세로 굳히는 계기가 될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그 근거로 홍콩의 언론들은 이번 전인대에서 이붕총리가 발표할 정치공작 보고서에 등소평의 개방개혁노선이 대폭 반영된 점을 들고있다.
현재 당내외 지도층 사이에서 회람중인 이 보고서에는 특히 등소평이 지난 1월 남부지방을 순시하며 역설한 이른바 「남순강화」의 요지가 충실히 담겨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등은 남순강화를 통해 지난 78년 당제11기 3중전회에서 채택한 1개중심(경제건설) 2개기본점(개혁·개방 4개기본원칙)을 향후 1백년간 당 기본노선으로 확고히 고수할 것임을 선언하면서 이에 도전하는 세력은 누구든 타도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공산당 「2호문건」으로 정리돼 하부조직까지 배포된 등의 남순강화는 「화평연변론」(평화적 수단에 의한 서방의 사회주의정권 전복기도)을 내세우며 개혁파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던 보수파에 큰 타격을 가했지만 보혁논쟁을 완전히 잠재우지는 못했다
진운 당중앙고문위주임을 중심으로 한 보수좌파는 남순강화를 당공식문서로 작성하는 과정에서 자파에 불리한 내용을 삭제하고 이 문서의 배포에 제동을 거는 등 만만치않은 반발을 보였다. 이때문에 중국공산당내 보혁투쟁이 심각한 양상으로 내연하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따라서 이번 전인대5차회의에 제시될 이붕총리의 정치보고서가 남순강화를 기초로 작성됐다는 보도가 사실이라면 적어도 노선투쟁에선 개혁파가 보수파를 제압한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
문제는 보혁노선투쟁에서 개혁파가 거둔 승리가 권력투쟁에서의 승리로까지 이어질 것인가이다.
개혁파는 이번 전인대에서 개혁·개방을 가속화하기 위한 법제마련에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구체적으론 ▲경제구조개혁 ▲농업기반강화 ▲국영기업의 비효율개선 ▲재정적자감축 ▲경제특구확대 및 활성화등을 위한 입법작업에 착수할 것으로 예상된다.
개혁파의 이같은 시도는 성공을 거둘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입법기능을 지닌 전인대에서 이루어진 조치가 실효를 거두기 위해선 당과 정부내 보수파에 대한 숙청이 필수적이다. 이번 전인대가 또 한차례의 인사돌풍을 몰고오리라는 것도 이때문이다.
벌써부터 「이붕사퇴조자양복권」설이 나돌고 있는 것처럼 개혁파가 전인대를 통해 공식화한 자파의 개혁노선을 실행하기 위해선 개혁에 저항해온 보수파를 권력층밖으로 밀어내야 한는데 이는 결국 치열한 권력투쟁이 불가피함을 의미한다. 이런 점에서 이번 전인대가 「샅바싸움」이라면 올가을 열릴 당제14기 전국대표대회(14전회)는 본게임이 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일부에선 이붕 등 영향력있는 보수파 인물을 일거에 날릴 경우 예상되는 엄청난 부작용을 막기위해 14전회에선 신진대사방식의 소폭인사개편이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한다.
즉 보수좌파의 온상인 당중앙고문위를 폐쇄해 보수파원로를 퇴진시키고 주용기부총리 등 소장개혁파 지도자들의 지위를 대폭 격상시킬 것이란 전망이다. <김현수기자>김현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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