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선거운동이 주는 재미는 가히 환상적이다. 굿판,잔치판,싸움판,야바위판도 이만큼 재미있을까… 갖가지 명사,극중의 주인공,인기인,신화적인물들이 한데 어우러진 이번 선거 한마당은 우리 역사에 길이길이 남을 빛나는 작품이다. 올림픽에 버금가는 민족의 자랑거리다.「돈황제」와 「사랑과 야망」의 사나이는 돈이 원수인지 야망이 원수인지 서로 결별하고,젊은 이들이 사랑하는 「시리즈」의 주인공은 이번에는 정치시리즈편을 꾸며 주러 나왔고,「민주적으로 생긴」어느 인사는 「뭔가를 보여달라」는 요청에 진짜 코미디인 정치판에 스카우트되었고,「꼬방동네 사람」은 테러를 당했다 해도 동정도 못얻어 생계가 걱정되고,정치가 「뭐길래」의 구두쇠 영감까지도 안방의 「사랑」마다하고 출마하고,인기강의와 「민주」교수로 명성이 자자하던 대학교수님들도 줄줄이 출마하는 이번 선거는 올림픽 복싱 결승전 못지 않게 재미있다. 등록금 내고 듣거나,돈주고 사서 읽거나,표사서 관람하거나,시청료 주고 보거나 할 필요 없으니 물가비싼 요즈음에 고맙기 짝이 없고,이 한판에 모든 구경 다 할 수 있으니 먹고 살기 바쁜 세상 시간 아껴 더욱 좋다.
정치는 우리 모두의 이상이다. 정치위해 떼돈 벌고 전문경영 명성 얻고,명교수 명필가는 문명 필명 날려 현실참여,인기도 팔고 노래도 팔아 인기만 얻었단 봐라. 바보노릇 구두쇠노릇,웃음도 팔고 비웃음이라도 사라. 집팔고 세간팔고,팔게 없으면 지조 팔고 동정 사서 출마한다. 장군도,장관도,총장도,언론인도,국회의원 몇번씩이나 해봤던 사람도,몇번씩하려고 했다가 계속 떨어진 사람도,정치인을 타도하자던 사람들조차도 팔 걷어 붙이고 나섰다. 내 남은 여생,빛깔좋은 민주정치에 바치리,조국통일에 바치리,민족번영에 바치리,내 죽은 뒤 지방에,축문에,현(고)(증)(조) 고국회의원부군박아 놓고 우리 가문,우리집안 대대손손 빛내리.
정치는 내가 해야 한다. 나는 모든 공화국의 여당이란 여당은 모조리 해 본 사람이다. 그래서 나만이 할 수 있다. 저 넓은 들에 큰 공장짓고. 공장옆 맑은 강물에 고기놀게 만들고,강물끼고 시원한 고속도로 닦고,고속도로옆에 외제 고속전철 놓고,고속전철 10리마다 민자역사 짓고,역사옆에 종합대학교 짓고,학교옆에 상업지업 유흥지역 우리 동네 좋을씨고. 난 여당하다가 야당한다. 난 야당하다가 여당한다. 역시 여당은 안되더라. 역시 야당은 아니더라. 내가 하는 정당은 대권정당민주정당,정책정당 수권정당,통야당 통합 야당이다.
정치도 먹여 살리기 위해서다. 먹고 살기 위해서다. 나 아니면 선진경제 수출입국 그 누가 건설하랴. 기업자금 뜯는 정치,정치탓에 기업파산,경제망치는 정치,정치로 경제 살리자. 정치꾼들아 너희들은 모른다. 나 경제총수는 안다. 소유도 하고 경영도 하는 나는 몽땅 다 안다. 나에게는 땅값,아파트값 반값으로 내리는 비결있다. 남의 명의 내땅위에,가명계좌 내돈 풀어,남의 자식 우리 「가족」내돈 주고 부리다가,1백층 2백층 동양최고 세계최대 아파트짓고 주차장짓고. 1백% 자택보유,2백% 자가용보유. 알아다오,알아다오,신문보고알아다오. 매일 매일 대문짝 광고,언론산업 육성하자.
정치는 우리 민족 모두의 꿈이다. 우리의 꿈을 키워야 할 교육현실 도대체 이게 뭡니까? 신정치 일번지 유권자 여러분. 여러분은 우리 국민의 귀감입니다. 여러분이 땀흘린 대가를 비단 주택가와 높은 진학률로 보상 받을 줄 아는 여러분은 정말로 현명한 유권자들입니다. 선진 민주주의 의식의 소지자들입니다. 국가 백년지계인 교육에 노심초사하시는 여러분은 누가 이 나라를 책임져야 하는지 진정으로 아실 것입니다. 여러분만은 나를 알아 주실 겁니다. 난 교육을 위한 정치를 하기 위해 교육을 버리고 정치를 하겠다고 마음먹은 사람입니다. 다시는 나같은 불행한 교육자가 나오지 않도록 나를 뽑아 주십시오. 혹 현명하신 여러분이 걱정하실까 덧붙여 봅니다만 우리 당이 지을 아파트는 국민주택규모이니 심려하실 필요없습니다.
국회의원이 대단하긴 대단한 모양이다. 대학원 수료 안 한 후보없고 그것도 미국유학씩이나 하였구나. 한국에는 무슨 연구소가 그리 많은지,그것도 소장님들이 직접 출마하셨으니,대학강단에 섰던 사람이 그렇게도 많이들 학교를 버렸으니 대학교육이 걱정이다. 우리나라는 언제부터 복지국가이었던가? 육영사업가,자선사업가,사회사업가도 일거리 없어 가난하고 후진적인 정치에 자선사업하러 나섰구나. 정치 많이 해본 사람,대권주자를 가까이서 모신 사람,학벌 좋은 사람,돈 잘 버는 사람,돈 잘 쓰는 사람,주택 문제 해결할 사람,교통문제 해결할 사람,모두 모두 해결할 사람,모두 모두 국회에 모였으니 태평성대 기대된다. 어디 그것뿐이랴. 어둡고 짜증나던 정치,웃겨 줄 선량 많으니,밝은 정치 기대된다. 14대 총선 만세! 14대 국회 만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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