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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여생/71살 노령에 환경미화원 자청 성시만옹(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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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여생/71살 노령에 환경미화원 자청 성시만옹(탈)

입력
1992.03.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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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직 교육공무원,유복한 환경/“67살 파출부아내에 용기얻어”전직 교육공무원이 아파트청소원이 되어 동네청소를 도맡고 있다. 지난해 1월부터 경기 부천시 남구 괴안동의 조공아파트 환경미화원으로 일하는 성시만씨(71·경기 부천시 남구 괴안동 삼익3차아파트 206동 805호)는 고희를 넘긴 노령에도 비를 들고 자신의 건강과 깨끗한 동네환경을 지켜가고 있다.

87년에 수원시교육청 관리과장을 끝으로 25년 2개월의 공직생활을 마감한 성씨의 새삶은 가족들의 거센 반대속에 시작됐다.

일본에는 전직시장이 청소원이 돼 거리를 청소하고,사장출신의 노인이 회사수위로 취직하는 사례가 많으나 우리의 경우 체면때문에 하고싶은 일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특히 청소처럼 힘들고 남들이 백안시하는 일은 더욱 그렇다.

성씨가 환경미화원 모집광고를 보고 응하려했을때 공군중령,교사,육군소령,약사,간호사인 세 아들과 두 딸은 남부럽지않게 살고 있는데도 궂은 일을 자청하는 아버지를 극구 만류했다.

『함께 살고있는 둘째며느리는 「아버님 섭섭한 일이 있으시냐」고 울면서 말리더군요. 그래서 자식들을 불러놓고 진정한 효는 부모가 하고싶어하는 일을 하게 하는 것이며 청소일은 누군가 해야하고 그일을 내가 하는 것 뿐이라고 꾸짖고 설득했지요』

성씨는 우리사회의 상당수 노인들이 자신과 자식의 체면때문에 하고싶은 일을 마음대로 하지 못하고 특히 육체적인 일을 하는 것이 과거 경력에 흠이 간다고 생각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지적한다.

성씨는 자신이 환경미화원으로 일할 수 있었던 것에는 30년전 작고한 선친(성만제)과 아내(황복성·67)의 영향이 컸다고 한다.

안양 삼성국교의 설립자로 근면·검소를 최고의 덕목으로 여긴 선친과 자녀들을 모두 출가시킨뒤 3년전부터 파출부로 일하는 부인의 생활태도에 용기를 얻게 됐다.

성씨는 청소만 하는게 아니라 아파트주부들에게 쓰레기문제의 심각성을 매일같이 강조,이 아파트를 부천시내에서 쓰레기 분리수거가 가장 잘되는 곳으로 만들기도 했다.

조공아파트 서완규 관리사무소장은 『힘든 일을 싫어하는 요즘 젊은이들이나 노인들에게 성할아버지는 귀감이 될만하다』며 『이런분이 늘어날수록 건강한 사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월급 36만원을 고스란히 적금에 넣고있는 성씨는 3년후 칠순이 되는 아내와 함께 해외여행을 떠날 계획이다.<부천=배국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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