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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세결정 이번주에(사설)

입력
1992.03.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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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를 10일 남짓 남겨놓은 시점인데도 부동표가 50%를 넘고있다는 각종 여론조사 결과는 여야를 따질 것이 없이 기존정치권을 긴장케 할 것이다. 부동표가 정치권과 언론의 예측을 보기좋게 벗어나 엄청난 선거혁명을 연출한 2·12총선의 신당돌풍을 겪어본 우리사회인만큼 그때 같은 폭발요인은 없다하더라도 이변이 생기지 말란법이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지금까지의 냉담한 판세 등으로 미루어 보아 전통적인 야당바람이 일고 있는 것 같지는 않다.

헌법재판소의 위헌판정으로 개인연설회를 갖게되고 홍보인쇄물을 더 만들어 뿌릴 수 있는 무소속의 바람이 오히려 주목을 끌고 있다. 광주,대구,충무·고성·통영 등지에서 무소속 인사들이 활기를 띠고 선전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무소속은 전국 단위의 연계 조직이 없어 전국적인 봄 조성이 어렵고 또 개중에는 친여나 친야인사가 많아 선거뒤 수습이 가능하기 때문에 생각보다는 민자·민주 양당체제에 큰 부담을 주지못할수가 있을듯하다. 변수는 신당쪽,특히 국민당쪽에 있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는 것이다.

기성정치권이 정치와 기업은 별개이니 기업하듯 정치가 단기간내 되는것도 아니고 또 재벌당이라는 국민의 부정적 이미지를 극복하기가 어려울 것이라는 점 등을 들어 국민당을 과소평가한듯하나 일부 지역이나 일부 계층의 호응이 예상이상이라고 평가가 바뀌는 추세인듯 하다.

국민당이 짧은시간내에 평가대상이돼 착근가능성을 보일 수 있다는 것은 달리 말하면 광역선거에서 압승한 거여의 자만심과 통합야당의 꿈을 나름대로 이룩했다고 자처하는 강야의 방심이 허를 찔린 때문이라 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여야는 선거법을 개정할때 드러났듯이 양당체제의 굳히기라는 기득권 유지 이외에는 다른 도전을 상상해보지 못했기 때문에 국민당의 기습초반 공세에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하고 실기하는 단계까지 밀려가게 된 것이다.

민자·민주가 마땅한 반격방안을 채 강구하기도전에 국민당은 「반값으로 아파트 제공」 등 설득력이 있는 선거홍보에서도 한발앞서 나갔고 정주영대표는 야당이 바람을 일으킬때 흔히 쓰는 방법을 써서 대중의 눈과 귀를 자극하고 영합하는 선동성 연설로 화제를 차지하는 기동성도 보였다.

국민당이 차이는 있으나 여야의 표를 공히 잠식할 수 있다는 점에서 선거열기가 본격화되는 이번주 쟁점전략의 추이에 관심이 간다.

이번 총선은 유난하게도 쟁점의 부각이 잘 이루어지지 않은채 선거일의 카운트에 들어간 이상한 선거가 돼버렸다. 무엇을 잘했고 무엇을 못했으며,어떤 형태의 정책과 비전,어떤형의 지도자가 필요한 것인가를 따지고 논하는 과정이 충분하지 못했다.

실현성 없는 공약과 구호의 남발,학연·지연·인연을 따지는 구태의연한 분파주의,금권선거로 그간 정치가 발전했음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이번 주일이 정말 어느 정당이,어느 국회의원이 필요한지를 알게 해주는 한주일이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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