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띤응원 연설시작땐 “뚝”/「김빼기 퇴장」도 수그러져/운동원들 쌓인 쓰레기 치우기도유세장 분위기가 차분해졌다. 전국 1백74개 선거구에서 합동유세가 열린 14일 각 유세장마다 예상보다 많은 청중이 모여 선거전의 열기가 높아지고 있는 모습이었으나 상대후보에 대한 비방,야유,김빼기 집단퇴장,연호 등 갖가지 추태가 난무하던 과거의 유세장과 달리 대체로 질서있게 진행됐다.
플래카드나 유니폼,어깨띠 등이 일부 등장하고 각 후보 운동원들 사이에 격렬한 응원전이 벌어지기도 했는데 대부분 유세시작과 함께 스스로 중단하거나 선관위측의 지시에 순응했다.
서울 용산구 합동연설회가 열린 보광국교에는 2천여명의 청중이 연설회시작 1시간 전부터 운동장을 가득메워 높은 관심을 보였으며 차분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유세시작전 모후보측에서 후보얼굴이 그려진 종이쇼핑백을 유권자들에게 나누어주다 선관위가 불법임을 경고하자 즉시 자체수거한 것을 제외하고는 일체 말썽이 빚어지지 않았다.
유세전까지 후보의 이름을 경쟁적으로 연호하던 운동원들도 선관위측의 제지를 받고 서로 자제,청중들은 조용한 분위기에서 후보자들의 연설을 경청했다.
동대문 을구 유세장인 전곡국교에서도 선거때마다 등장하던 휴대용 확성기·호루라기·꽹과리 등 운동용품이 사라졌고 등록된 선거운동원들외에 어깨띠를 두른 지지자들의 모습도 눈에 띄지 않았다.
또 연설회장 주변에는 모범운전자회,해병 전우회 등 민간단체 자원봉사자들이 차량통제와 교통정리를 해 잡상인들과 차량으로 혼잡했던 지난 선거때와는 대조적인 모습이었다.
서울 관악을 합동연설회장에는 후보별로 흰색·파란색·노란색 등 각각의 유니폼을 맞춰입은 운동원들이 입장,연단부근에서 구호와 이름연호로 불꽃튀는 응원전을 벌이다가 선관위측이 『특정인을 지원하기 위해 유니폼을 맞춰입는 것은 선거법에 위반되니 유니폼을 입은 사람들은 외투를 걸쳐달라』고 당부하자 곧 구호를 중단하고 점퍼 등 겉옷을 걸쳐입어 유권자들로부터 칭찬을 받았다.
도봉을구 유세장인 삼양국교 운동장에는 4천여명의 예상보다 많은 인파가 몰리고 전대협소속 대학생들이 대거 참여,불상사가 우려됐으나 각 후보들이 상대후보에 대한 인신공격을 삼간채 자신의 정견만을 밝히는 페어플레이로 분위기를 가라앉혔다.
자기당 후보의 연설이 끝날때마다 지지자들을 몰고 썰물처럼 유세장을 빠져나가던 속칭 「김빼기작전」도 많이 사라졌는데 마포을구 등 일부 선거구에서 이같은 양상이 벌어지자 일반청중들이 심하게 비난하는 모습도 보였다.
또 강동갑과 은평갑구 등의 유세장에서는 각 후보 운동원들이 비닐봉지를 지참,유세후 운동장의 쓰레기를 깨끗이 치워 유권자들의 박수를 받았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임좌순 선거국장은 『지난 13대 총선에서는 일부지역에서 합동연설회 자체가 불가능할 정도로 질서가 문란했으나 이번에는 전반적으로 차분했고 선거법 위반사례도 거의 찾아보기 힘들었다』며 『국민들의 공명선거 의식이 전반적으로 높아진 것이 주원인인것 같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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