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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랄한 정치권 풍자/「고대 모의유설」 재기번뜩(등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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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랄한 정치권 풍자/「고대 모의유설」 재기번뜩(등대)

입력
1992.03.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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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대총선 합동연설회가 시작된 13일 하오 고려대에서도 「모의총선 안암갑구」 1차 합동연설회가 열렸다.학생들의 적극적인 총선참여와 민중후보 지지를 유도하기 위해 마련된 이날 행사에서 2백여명의 학생청중들은 각 후보의 날카로운 풍자와 재치에 시종 폭소를 터뜨렸다.

첫번째로 등단한 통화국민당의 이윤률후보는 「재벌의 독자적 정치세력화」를 외치며 『스포츠신문 무료배부,「뉴키즈온더안암」 창단 등 돈으로 할 수 있는 것은 뭐든 다 해주겠다』고 기염을 토하며 돈다발까지 살포,환호를 받았다.

그러나 대학자율화 부분에서는 『학교다닌 연수와 학년이 일치하지 않는 학생은 다 잘라내고 학보편집권 달라면 퇴학통지서까지 줘버리겠다』고 강경발언,분노를 샀다.

『우리만이 대안이다. 속아도 다시한번』을 캐치프레이즈로 내건 자가민주당의 허풍만후보는 정권의 비리와 무능을 신랄하게 비판하며 독과점규제,도덕정치회복 등 개혁정책을 제시해 박수를 받았으나 『단 계획만 하고 있음』이라고 사족을 달아 야유를 받았다.

주목을 끈 민자당의 노파소후보는 『금융실명제,토지공개념을 적극 추진했다』며 자화자찬으로 일관하다 『뉴키즈사태도 좌경세력이 사회를 혼란시키기 위해 일으킨 음모』라며 『우리당이 싫으면 차라리 기권하는 것이 애국』이라고 강조,항의를 받았다. 노 후보는 또 연설후 식권을 돌리다 거친 반발을 사기도 했다.

무소속 민독정(민중의 독자적 정치세력화) 후보는 『생산과 권력이 하나되는 세상을 만들자』며 개혁을 부르짖어 호응을 받았으나 청중들은 『옳은 얘기지만 솔직히 재미는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주최측 학생도 『민중후보 지지유도를 위해 행사를 마련했으나 그저 신나게 웃고 즐기는 행사가 된것같다』고 다소 실망스런 표정을 지었다.<이희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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