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대 총선운동이 중반으로 접어들고 있는 가운데 12일 연세대에서도 92학년도 총학생 회장 선거의 막이 올랐다.원래 이 선거는 지난해 11월에 치러졌으나 당시 입후보자 2명의 투표차이가 기권무효표 보다 적게 나오는 바람에 규정에 따라 재선거를 실시하게 된것.
그러나 선거정국과 올해 학생운동전망 등과 관련해 상당한 관심을 모았던 총학생회장 선거의 열기는 그다지 높아보이지 않았다.
오색깃발이 유세장인 중앙도서관앞 광장을 둘러싸고 「선동대」의 음악연주,율동과 함께 현실정치를 풍자한 꼭두각시 놀음 등 갖가지 분위기 고조책들이 동원됐으나 두 후보의 지지자나 운동원으로 보이는 4백명 외에 일반학생들은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두 후보들의 연설도 냉담한 반응을 의식한듯 일반 학생들의 주의를 끌만한 구체적인 사안에 집중됐다.
먼저 등단한 PD(민중 민주) 계열후보 최태림군(22·식품공 4)은 『내년에 등록금이 5백만원으로 인상된다고 말하면 믿겠느냐』며 『그러나 정부의 사학재정 지원이 확대되지 않는한 이런일이 생길 수 밖에 없다』고 말문을 열었다. 최군은 이같은 등록금문제,학내언론 탄압문제 등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민주정부 수립이 필수적이며 그러려면 자신을 뽑아야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등단한 NL(민족해방) 계열 이승용군(22·전기공 4) 역시 등록금,강의평가제 등 현실적인 문제들을 끌어들인 뒤 『학생회가 곧 학생운동과 동일시되는 양상을 극복하겠다』고 약속했다.
두 후보가 연설할때마다 각 후보 지지자들만이 열띤 환호와 박수를 보내며 분위기를 고조시키느라 애를 썼으나 지나가는 학생들의 발길을 붙잡지는 못했다.
유세장 주변에 민중후보 지원용 음료판매대와 두 후보의 공약해설집 배포대가 마련됐으나 학생들은 대강 훑어만보고 지나갔다.
2시간여의 유세전이 끝난뒤 지지학생들이 각 후보의 이름을 연호하며 썰물처럼 빠져나갔다.
유세의 양태나 청중의 무관심 등 모두가 바깥의 저조한 선거분위기와 똑같다.<정희경기자>정희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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