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마포경찰서는 11일 전자오락실을 무대로 여중생들을 야산 등으로 납치,성폭행을 일삼아온 심모군(17·서울 M고2) 등 10대 5명을 특수강간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이들은 서울 M·K고 선후배 사이로 지난 90년 5월께 「연합군」이라는 음성서클을 만든 뒤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일대 오락실을 출입하는 여학생만을 골라 범행해왔다.
이들은 경찰에 붙잡혀 와서도 내내 자신들이 왜 벌을 받아야 하는지 알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오락실에서 비교적 예쁘장한 여자아이를 골라 「우리랑 같이 놀지 않을래」라고 한마디만 던지면 모두 쉽게 따라옵니다』며 함부로 주먹이나 휘두르는 「저질」 폭력서클과는 다르다고 했다.
특히 이들의 우두머리격인 서모군은 『우리는 한번 손댄 아이들은 두번다시 건드리지 않는 깨끗한 「신조」를 갖고 있습니다』라며 『본드나 마시고 몇푼 안되는 돈을 뜯어내는 그런 「문제아」들과는 비교도 하지 말아달라』고 자존심이 상한 표정을 지었다.
이들은 『단지 참을 수 없는 청소년기의 욕구를 발산키 위한 것이 죄가 되느냐』며 우리들의 정열을 발산할 곳이 우리사회에 어디 있느냐』고 그럴듯하게 사회환경에 죄를 돌리기도 했다.
대부분 중산층 맞벌이 부부들인 이들의 부모들은 경찰의 연락을 받고는 혼비백산해 달려왔으나 역시 자식탓은 하지 않았다. 모두 『못된 친구때문에 착한 아이가 이모양이 됐다』거나 『못난 에미때문에』라고 한탄했다.
피해를 당한 여학생들도 생각없이 따라나서 봉변을 자초했던 자신들의 행위를 별반 후회하는 것 같지 않았다. 이런 사실이 남에게 알려져 창피당할 것을 걱정할 뿐이었다.
청소년문제가 발생할때마다 항상 사회탓,남의 탓으로 돌리는 풍조가 도리어 10대들을 무책임하고 약하게 만든다는 것을 극명하게 보여준 사건이었다.<정희경기자>정희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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