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북한 핵개발 임박…미국의 고민(U.S.News 본사특약)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북한 핵개발 임박…미국의 고민(U.S.News 본사특약)

입력
1992.03.11 00:00
0 0

◎연쇄 핵경쟁 “동북아 안정위협”/군사행동땐 남북 전면전 우려/“막아야 한다” 강경속 해결책은 못찾아핵무기 확산을 막기위한 서방측의 노력은 북한과 이라크 등의 예에서 볼 수 있듯이 일단 실패로 돌아갔다.

서방측은 그동안 핵무기 제조공법을 철저히 비밀에 부치고 핵무기 제조기술의 수출을 통제하며 상업적 목적의 각국 원자로에 대한 감시를 강화함으로써 핵확산을 막아보려 했다. 그러나 핵무기 보유국 혹은 핵무기를 언제라도 생산해낼수 있는 잠재력을 가진 국가의 수는 급격히 늘어남으로써 서방측의 핵확산 억제전략은 소기의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북한과 이라크외에도 한국,일본,대만,파키스탄,인도,알제리,이스라엘,브라질,아르헨티나,리비아,남아프리카 공화국 등은 마음만 먹으면 언제라도 핵무기를 제조할 수 있는 기술을 축적해 놓았거나 개발노력을 활발히 진행중이다.

또 이들중 몇몇 국가는 이미 자체적으로 개발한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다는 의혹마저 불러 일으키고 있다.

IBM사의 토머스 J 왓슨 연구소에서 근무하는 핵물리학자 리처드 가윈박사는 『1943년 원폭을 개발할 당시에는 미국 최고의 두뇌집단 조차 머리를 싸매야 했지만 지금은 어떤나라든 마음만 먹으면 핵무기 제조에 뛰어들 수 있을만큼 전반적인 과학기술 수준이 향상됐다』고 말한다. 대표적인 예로 「맨해턴 프로젝트」로 명명됐던 핵폭탄 개발작업과정의 수학적 계산을 이제는 웬만한 물리학자들이 개인용 컴퓨터를 통해서 손쉽게 해낼수 있다는 것이다.

북한의 핵개발작업도 외부의 지원없이 독자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미 중앙정보국(CIA)의 로버트 게이츠 국장이 앞으로 불과 몇개월내에 핵무기를 소유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할 정도다. 북한은 1987년에 설치한 원자로를 통해 원자폭탄을 제조하기 위해 필요한 플루토늄을 최소한 연간 20파운드 이상 생산해낼수 있는데 이 정도의 양이면 한 개의 원폭을 제조하기에 충분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원폭제조에 필수적인 플루토늄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우선 핵 원자로를 건설해야 한다. 원자로에는 저농축 우라늄을 사용할 수 있는 냉각방식 원자로와 농축되지 않은 우라늄을 연료로 사용할 수 있는 중수원자로가 있다. 국제원자력기구는 이처럼 농축우라늄이나 중수를 사용해야 한는 핵 원자로 시설의 판매를 엄격히 통제하고 있다.

그러나 북한은 1987년 천연 우라늄과 중수대신 흑연을 사용하는 핵 원자로를 설치함으로써 국제 원자력기구의 감시를 벗어났다. 북한이 설계한 흑연원자로는 미국이 「맨해턴 프로젝트」를 위해 최초로 시카고대학에 설치했던 원자로와 동일한 형이다. 이같은 핵 원자로를 이용해 플루토늄을 축출해내는 방식은 대단히 복잡하다.

하지만 1960년대 국제원자력기구의 허가를 얻어 소련이 북한의 영변에 설치해준 소형 원자로가 있기 때문에 북한은 그동안 합법적으로 원자로 운영에 필요한 기술을 구 소련으로부터 전수받았다. 뿐만 아니라 소련이 소멸된후 리비아,알제리 등 북한의 우방국으로 자리를 옮긴 핵과학자들의 조언을 언제든지 얻을 수 있어 기술적 난제를 푸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지않다.

현재 워싱턴은 북한측이 국제핵원자력기구의 사찰을 받기전까지 최소한 2∼3개의 핵폭탄을 제조할 수 있는 플루토늄을 확보하기 위해 일부러 시간을 끌고 있는 것으로 보고있다.

워싱턴의 국방전문가들은 북한이 몇달내 핵무기를 보유할 경우 동북아시아 전체의 안정에 큰 영향을 가져올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우선 남한이 이에 대한 대응책으로 핵무기개발에 뛰어들 것이고 두려움을 느낀 일본과 대만도 나름대로의 자구책을 찾게 되리라는 전망이다.

이에따라 미국은 북한의 핵무기 개발을 어떤 식으로 저지해야 할지 난감한 입장에 처해있다.

특공대식 군사작전이나 핵시설 공습은 남북한간의 전면전을 유발시킬 가능성이 높아 함부로 취할 수 없는 선택이지만 부시 행정부는 일단 무력사용의 가능성도 배제하지는 않고 있다.

그러나 미국이 북한에 대한 군사행동을 감행할 경우 일본은 자국의 영토를 미군의 전진기지로 사용하는데 큰 불만을 표시할 것이고 일이 이쯤되면 무역마찰로 금이 간 양국사이의 관계가 더욱 악화됨은 물론 미일 방위조약까지 흔들리게 될 가능성이 많다.

미 행정부의 결의와 실행력,한국정부의 대응이 어떻게 정리되고 어떤 결과를 낳을지 주목된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