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구상 추진… 쌀개방 압력 맞물려 큰 관심/단위조직 3분의 1로 축소계획/경영효율화 차원 직원수도 5년간 5만명 감축키로일본의 농협이 조직의 대폭적인 축소개편작업을 서두르고 있다.
「1000농협구상」이라 불리는 일본농협의 야심찬 「감량계획」은 특히,시시각각 고조되고 있는 미국의 쌀시장 개방압력과 금융자율화를 앞둔 시점에서 펼쳐지고 있어 우리에게도 비상한 관심을 요구하고 있다.
「1000농협구상」은 크게 두가지로 요약된다. 농협의 수를 현재의 3분의 1이하 즉,1천개이내로 대폭 축소시키는 것과 농협이 추진하고 있는 사업과 현조직을 2단계로 줄이는 것이다.
이같은 구상은 비대해진 현재의 농협이 「군살빼기」를 통해 경영의 효율화를 꾀하고 날로 악화되고 있는 주위여건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처하기 위한 것이다.
90년말 현재 일본의 농업취업인구는 5백60만명으로 총인구의 5%에도 못미치고 있는데 이것도 해마다 감소추세를 보이고 있다.
또 한때 1만개를 넘던 지방단위농협조직이 현재 3천6백개로 감소되었으며 이번 감량계획에 의해 이를 다시 1천개 이하로 줄인다는 것이다.
일본의 농협은 현재 단협 혹은 총합농협으로 불리는 말단농협과 그위에 현련(현농협연합회) 그리고 중앙에 전국련(전국농협연합회) 등 3단계로 나뉘어져 있다. 이중 현단위를 폐지하고 이를 전국련과 통합하여 2단계로 할 계획이다.
현재 3단계로 되어 있는 것을 1단계 정리,중간손실을 줄여 체질을 강화하자는 의도이다. 가령 농협이 취급하고 있는 쌀의 경우 중간마진은 말단농협이 2.5%,현련 0.6%,전국농협연합회가 0.3%로,1단계를 줄이면 그만큼 경비절감을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이다.
일본의 농협은 우리나라의 경우보다도 활동영역이 넓어 농산물의 구매 및 판매사업과 신용,공제(보험)사업은 물론 병원등의 후생사업까지 참여하는등 세계적으로도 주목을 받고 있는 농민이익단체다.
일본농협은 쌀생산량의 60%를 취급하고 과일 및 야채도 50%이상을 구매하는등 농민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 이는 일본의 농업인구 및 농협의 수가 해마다 감소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농협의 역할확대에 따른 직원수의 증가에서도 반영되고 있다.
「1000농협구상」은 지난해 가을 농협대회에서 2천년 이전에 실현하는 것으로 결정됐다.
이미 단위농협의 합병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는 곳도 있다. 카가와(향천)와 교토(경도)지역은 「1현(부) 1농협구상」을 확정,이전에 각각 47개,67개이던 것을 1개씩으로 정리할 방침이다.
특히 신용 및 공제사업의 경우 현련이 폐지되더라도 별로 문제가 없어 전국련으로의 통합이 쉽게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농산물의 구매 및 판매사업은 유통기구가 복잡해 난항을 겪을 전망이다.
일본농협은 병원등 후생관련업을 제외한 약 35만명의 직원수를 향후 5년여에 걸쳐 30만명선으로 줄인다는 계획이다. 현직원의 신분을 보장하면서 퇴직자를 충원하지 않는 식으로 인원을 감축한다는게 이들의 복안이다.
그러나 전국련에 통합될 현련의 경우 직원들사이에 동요조짐이 엿보이고 있다. 또한 각 농협마다 재정상태가 천차만별이어서 양호한 농협이 부채를 안고 있는 농협과의 통합을 꺼리는 경향도 보이고 있다.
일본의 농협은 내부개혁 이전부터 쌀수입개방에 적극적으로 대처해 왔다. 세계의 쌀주산지는 벼농사의 기원지로 추정되는 중국과 인도로부터 북미까지 넓게 퍼져 있지만 끈기가 적은 「인디카」종이 약 80%를 차지하며 우리나 일본인들이 좋아하는 「자포니카」종은 생산량이 적은 편이다.
특히 미국의 일본에 대한 찰벼수출여력은 불과 수요의 5%인 50만톤정도에 불과한데도 일본농협은 유럽농민단체들과 함께 정부보조금 삭감반대운동 등은 물론 「코시히카리」종등 그들이 자부하는 최고의 맛좋은 품질을 개발해 왔다.
어쨌든 조직력과 경영면에서 세계적으로 모범이 돼온 일본 농협의 조직개편은 성공여부를 떠나 그 자체가 이미 관심사가 되고 있다. 일본의 농협개혁은 격변하는 환경에 적극적으로 적응하기 위한 「자기변신」의 한 증표이기 때문이다.<조상욱기자>조상욱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