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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와 돈/김수종 뉴욕특파원(기자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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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와 돈/김수종 뉴욕특파원(기자의 눈)

입력
1992.03.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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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총선열기가 달아오르는 것처럼 미국도 대통령 예선전이 치열하다. 공교롭게도 한국과 미국이 선거가 겹치다 보니 양국 선거전이 잘 대비된다. 미국도 돈이 선거를 좌우한다. 나라가 크다보니 우리나라 같은 대중유세는 거의 불가능하고 각 주의 실정에 맞춰 텔레비전 광고로 후보의 메시지를 유권자에게 전한다. 따라서 정치자금이 충분해야 약 4개월동안 텔레비전 광고를 내면서 선거전을 계속할 수 있다. 한국의 후보들은 돈을 뿌리며 지지자를 모아야 하지만,미국에서는 지지자들의 모금을 통해 텔레비전 광고도 사야하고 비행기도 전세내야 한다. 뉴햄프셔 예선이 중요한 것은 첫 라운드 대결이라는점도 있지만,이 예선결과가 정치모금에 막대한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그런데 민주당의 제리 브라운후보는 괴짜다. 고액 정치모금은 정계 부패의 원인이라며 1인당 모금한도를 1백달러로 제한하고 있다. 그래서 2만명으로부터 1백만달러(7억5천만원)를 모금한 것이 정치자금의 전부이다. 빌 클린턴의 20%에도 못 미친다. 텔레비전 광고는 거의 못하고 공짜 라디오 토크쇼에 출연해 자신의 메시지를 보내는가하면 경쟁자들은 전세비행기를 이용하는데 그는 정기노선 비행기를 타고 운동을 다닌다.뉴햄프셔에서 8%를 얻어 꼴찌를 했지만 서부지역에선 30%안팎의 지지로 빌 클린턴이나 폴 송거스와 맞먹는 선전을 하고 있다. 뉴욕타임스도 『농담거리였던 브라운이 와일드카드가 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브라운이 슈퍼화요일을 견디고 와일드카드가 될지는 의심이나 그가 지적한 거액 정치자금과 정치부패의 함수관계는 미국보다 우리나라에 훨씬 교훈적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13대 국회에 보낸 선량들이 관련된 부패사건이 얼마나 나라를 시끄럽게 했고,사회발전에 치명적이었나 하는 점을 돌이켜 볼 시점이다.

권력이 국민에게서 나오듯이 부패도 국민에게서 나온다고 할 수 있다. 정직하고,투명하고,돈 적게 쓰는 국회의원을 보다 많이 만들어내는 것은 국민의 책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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