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맞은편에… 총 비용 1,600만불/디자인문제로 수정거듭… 최종 승인【워싱턴=정일화특파원】 미군의 한국전참전기념비가 전후 40년만에,그리고 기념비 건립법 제정후 무려 7년만에 세워지게 됐다.
기념비 건립에 대한 최종허가권을 갖고 있는 수도기획위원회(NCPC)는 6일 한국전기념비자문위원회가 제출한 개정디자인을 최종 승인하면서 당초 예정대로 오는 6월14일 착공식을 갖도록 허가했다. 이로써 착공식만 남겨두게된 것이다. 착공식은 오는 6월14일 백악관 건너편 링컨기념관 앞쪽의 재의 숲(Ash Woods)에서 부시 대통령의 첫 삽질로 시작될 예정이다.
한국전 기념비는 링컨기념관 정면의 길다란 연못을 경계로 이미 왼쪽에 서있는 월남전 기념비와 대칭으로 세워지게 된다.
기념비 모양은 꼭대기에 둥근 우물을 파고 그 우물을 기준으로 삼각모양의 10m 높이 대리석 울타리가 쳐지며 울타리안에 19명의 군인이 정면에 있는 성조기를 향해 약간 구부린 자세로 돌격하는 동상이 서있는 모습이다. 19명의 군인중에는 동양계 군인도 3명 있다.
「잊혀진 전쟁」으로 불려온 한국전의 참전기념비를 세우려는 작업은 전후 끊임없이 산발적으로 전개돼 왔으나 실패했다.
그러나 1986년 10월18일 한국전 참전용사 출신인 상원의원 존 글렌,워렌 러드먼,존 워너,그리고 하원의원들인 앤드루 레이콥,스탠퍼드 패리스,제임스 매키비트 등에 의해 제출된 한국전 참전기념비 건립법이 미공법 99∼572호로 통과됨으로써 정식 출범하게 됐다.
공법 99∼572호에 따라 레이건 대통령은 전 주한유엔군사령관 리처드 스틸웰 등 12명을 자문위원으로 위촉하고 1백만달러의 연방기금도 배당했다. 그러나 디자인이 문제였다.
공모작품중 자문위가 선택한 현재의 디자인이 미술 위원회에 넘어가 내리 5번이나 수정명령을 받는 바람에 4년이 지나가버린 것이다. 지난 2월 미술위원회가 6번째 수정안을 가까스로 통과시켰으나 수도기획위원회가 이를 다시 수정명령해 뒤로 미뤄졌다가 이날 최종승인을 하게 됐다.
기념비 건립 자문위원장 레이먼드 데이비스 전 해병대장은 이날 성명을 통해 『한국전에서 고귀한 희생을 바친 전우들을 위해 결국 기념비를 세우게 됐음을 감사한다』고 말했다. 한국전 기념비는 바로 우물 건너편에 있는 월남참전 기념비와는 달리 한국전 희생자의 명단은 새기지 않는다.
대신 컴퓨터에 한국전 전사자 이름과 군번 및 전사상황 등을 낱낱이 입력시켜 관람자들이 언제든지 정보를 뽑아볼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한국전에서 전사한 미군은 총 3만3천6백29명,부상은 10만7천2백84명이었고 공식실종자는 8천1백77명,그리고 3백89명은 아직 생사불명자로 기록되어 있다. 한국전중 미 명예대훈장을 받은자는 모두 1백31명.
기념비 건립비는 1천6백만달러. 미 재무부제조 주화(액면가 31달러) 판매 및 개인 기부금으로 채워졌으며 미국 현지기업인 현대자동차·삼성전자·포항제철을 비롯한 한국측이 약 1백60만달러가량을 기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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