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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여 하루같이 「사랑의 쌀」 축도/병석 한경직목사 어제도 기도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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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여 하루같이 「사랑의 쌀」 축도/병석 한경직목사 어제도 기도회

입력
1992.03.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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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염려속 “이웃사랑” 간구『목사님 나오셨다』

7일 상오7시30분께 서울 서초구 반포4동 109의2 남산감리교회 지하예배실에서 열린 「사랑의 쌀 조찬기도회」에 모인 원로기독교인 30여명은 건강이 좋지않아 참석하지 못할 것으로 알았던 쌀나누기 운동본부 대표 한경직목사(90)가 어김없이 정시에 예배실에 들어서자 안도와 축하의 탄성을 질렀다.

본인의 함구에도 불구하고 쌀나누기운동 등 사회복지 활동과 평생을 바친 화해·평화의 목회 활동으로 한 목사가 「종교노벨상」으로 불리는 템플턴상 올해 수상자로 결정됐다는 보도가 있자 이들은 이를데없이 기뻐하면서도 한 목사의 최근 건강상태를 걱정했었다.

지난달 24일 서울 강동구 명일동 명성교회에서 열린 전국교회협의회 기독교연합회 주최 교정세미나에 참석한데 이어 임진각 기도회에 가는 등 무리한 강행군으로 탈수증상을 일으켜 지난주말 병원에서 잠시 치료를 받았던 한 목사는 6일 거처인 남한산성을 떠나 서울 근교 요양원으로 옮긴 것으로 알려졌었다.

참석자들은 오는 11일 미국 뉴욕의 유엔교회센터에서 템플턴재단이 공식발표 할때까지는 아무말도 할 수 없다는 한 목사의 마음을 헤아려 그저 『축하합니다』라고만 인사했다. 한 목사도 손가락을 입술에 대며 조용히 웃기만 했다.

90년 2월17일부터 매주 토요일 같은 시간 같은 장소에서 『올해에도 쌀풍년이 계속되고 쌀나누기 성금이 많이 모여 사랑풍년까지 들게 해달라』고 간절히 기원해온 원로들의 합심기도에는 이날 특별히 한 목사를 위한 축원이 포함됐다.

『하나님께선 한 목사님과 사랑의 쌀을 통해 한국교회와 한민족에게 놀라운 축복을 주셨습니다. 목사님께서 남북통일이 될때까지 건강하시고 쌀나누기 3차연도 운동도 성공하기를 기원하며 한마음으로 기도합시다』라는 사회자의 인도에 따라 긴기도가 올려졌다.

합심기도가 이어지는 동안 백발의 노 목사는 「우리가 서로 사랑하자」라는 주일학교 어린이들의 글씨가 걸린 벽옆에 앉아 고개를 깊숙히 숙이고 낡은 금테안경 너머로 눈물을 글썽였다.

기도에 이어 한 목사가 몸담도 있는 영락교회 선교합창단원 5명의 특별찬송이 울려퍼졌고 한 목사가 직접 가사를 붙인 사랑의 쌀나누기운동 주제가가 합창됐다.

『많은 돈이 있어도 명예 지식 있어도 이웃사랑 없으면 아무것도 아닙니다』 『이웃사랑 행할 때에 돈과 명예 지식보다 소중한 것 얻으리』

합창이 끝날무렵 「사랑의 쌀,생명의 쌀,평화의 쌀」이라는 플래카드가 걸린 연단에 조용히 오른 한 목사는 두손을 높이 치켜든채 『불우한 이웃들을 도울 수 있게 힘을 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사랑의 쌀나누기운동을 계속 축복해 주십시오』라며 언제나 처럼 조찬기도회 마지막 축도를 올렸다.

예배를 마친 뒤 모든 참석자들이 모여 기념촬영하면서 건강을 기원하자 한 목사는 일일이 손을 잡아주며 『무슨일이 있어도 조찬기도회에는 빠지지 않을 것』이라고 안심시켰다.

상오8시50분께 딸 한순희권사(72)와 함께 승용차에 올라 참석자들의 배웅을 받으며 요양원으로 향하는 한 목사는 또다시 간절한 기구에 잠긴 표정이었다.<신윤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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