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갑/「김동길 태풍」에 황병태·이중재후보 “여성표” 고심▷광주동◁
호남 정치1번지 광주동구의 선거전에 큰 파문이 일고 있다. 민주당 공천장이 곧바로 당선을 의미한다는 이곳에 지명도가 높은 재야인사가 시민들의 추대형식으로 도전을 선언했기 때문이다.
이문옥 전 감사관(53)은 7일 『광주시민의 양심있고 충정어린 부름을 받아 「시민후보」로 출마키로 했다』고 출사표를 던진뒤 『민주당을 사랑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민주주의를 더 사랑하기 때문에 출마한다』고 출마의 변을 밝혔다.
이곳은 3선 고지를 노리는 민주당 신기하의원 지역. 민주당 광주시 지부장이기도 한 신 의원 진영에 비상이 걸렸다.
그런가 하면 민자당의 경우 고귀남 전 의원이 건강상의 이유로 아예 후보를 사퇴하고 조규범 민자당 광주시지부 사무처장이 이 자리를 메웠다.
광주동구 선거가 관심을 모으는 가장 큰 이유는 이 전 감사관의 출마가 기성정치권을 비판하는 광주시민들의 수준높은 정치의식을 민주당이 충족시켜주지 못하고 있다는 현실의 의표를 찌르고 있다는 점이다.
이를 반영하듯 이 전 감사관은 광주지역의 학계·종교계·재야인사 등 1천여 광주시민들의 「시민후보」로 추대되는 출마형식을 밟았다.
민주당 광주선거대책본부는 이 전 감사관의 출마를 『민주진영을 분열시키는 행동』이라고 몰아 붙이고 있으나 긴장하는 모습이 역연한다.
관전자들은 이 전 감사관이 민주당 이외는 대안이 없다는 현실에 안주해온 광주의 선거 판도를 바꿀 수 있을지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그리고 호남 전지역 선권을 노리는 민주당의 이 지역 선거전략이 어떻게 수정될지도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신 의원측은 『이씨가 아무리 민주당을 사랑한다고 강조해도 광주에서의 의석손실이 민주당에 줄 타격을 누구보다도 잘 아는 광주시민들이 현명한 선택을 할 것으로 믿는다』고 강조한다.
이에 대해 이 전 감사관측은 『민주당이 광역의회 선거와 공천문제 및 교육위원 선출과정에서 광주를 실망시켰다는 사실과 이 전 감사관의 도덕성을 감안하면 광주시민의 선택이 어디로 쏠릴지는 자명하다』고 승리를 장담하고 있다.
광주동구 선거는 민주당 간판과 신선한 충격을 원하는 새바람의 대결속에서 전국적 관심사로 급부상했다.<광주=송두영기자>광주=송두영기자>
▷서울 강남갑◁
「신 정치1번지」로 지칭되는 서울 강남갑 선거구가 선거공고일부터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출마설만 간간이 나돌았던 국민당의 김동길 최고위원이 최근 공식출마 선언을 한데 이어 7일 창당대회를 통해 「화려한 깃발」을 선보임으로써 열기가 한껏 고조되고 있기 때문이다.
김 최고위원이 출마결심을 굳히기 이전까지 현지 주민들은 조직을 앞세운 황병태의원(민자)과 야세를 업은 이중재 전 의원(민주)간의 맞대결로 예상해왔다.
그러나 김 최고위원이 정치신인이긴 하나 대중성을 갖추고 있는 데다 상승세를 타고있는 국민당간판을 달고 나와 초반전부터 3파전 양상을 띠고 있다.
이에따라 강남갑은 민자·민주·국민당의 서울판세를 좌우할 「가늠자」 지역으로 부상하고 있으며 특히 국민당의 최대 승부처로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재 황 의원 진영과 이 전 의원 캠프는 김 최고위원의 출마에 따른 선거전략을 재검토하고 있고 김 최고위원측은 대중적 지명도를 무기로 지지기반을 확산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황 의원측은 김 최고위원이 야성표를 잠식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이 전 의원측은 황 의원 지지 여성표가 상당부분 김 최고위원측으로 이탈할 것이라고 분석하는 등 전황판단도 대조적이다.
김 최고위원이 출사표를 던지기 이전부터 이 지역은 김영삼 민자대표의 핵심정책 브레인이자 민주계 인사로는 드물게 조직기반이 탄탄한 황 의원과 5선 경력으로 야당의 「경제통」이자 「조직의 명수」라고 불린 이 전 의원의 팽팽한 접전이 예고됐었다. 그러나 여기에 김 최고위원이 「새정치 깃발론」을 내세우고 「태풍의 눈」으로 등장함으로써 서울지역은 물론 전국 최대의 격전·관심지역으로 떠오른 것.
이 지역은 중·상류층이 주조를 이루고 있으며 다른 곳보다 「치맛바람」이 강하다는 것이 특색이어서 여성표의 향방이 최대 변수.
황 의원측은 1만5천여명의 공조직 외에 30여개에 이르는 사조직을 풀가동하고 있으며 특히 주부표를 집중공략하고 있고 이 전 의원 진영은 「통합 야당」 후보임을 내세우고 호남유권자와 사조직을 바탕으로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김 최고위원도 최근 정 대표가 마련해준 압구정동 현대아파트와 도곡동 사무실에서 조직확산 작업을 벌이는 한편 현대백화점 등 주부들이 몰리는 곳을 찾아가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조명구기자>조명구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