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간 510억불 사운건 대투자/동구·중남미·극동등 시장공략/TIME 본사특약 3월9일자독일 굴지의 자동차기업 폴크스바겐사의 칼 한회장(65)은 동구권의 붕괴로 새로이 재편되는 유럽시장은 물론 세계시장을 석권하기 위해 수백억달러를 투자,사운을 건 한판의 대도박에 승부수를 던지고 있다.
한회장은 지난 2년동안 유럽자동차시장을 휘어잡은 폴크스바겐을 세계의 패자로 부상시키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 쏟고 있는 것이다.
볼놀프스부르크에 있는 그의 사무실 아래엔 4천대의 자동차를 매주 생산하는 지상 최대의 공장의 조립라인이 꿈틀대고 있다. 이 공장에서 생계를 꾸려가는 종업원의 수만 해도 6만3천여명.
거의 모든 유럽자동차기업처럼 폴크스바겐도 통독후 나타난 자동차구입열기에 편승,짭짤한 재미를 봤다. 지난해 유럽서 판매된 자동차중 거의 3분의 1가량을 독일국민이 구입했다. 이는 90년에 비해 50%나 증가한 수치이며 동독의 새로운 수요가 폴크스바겐의 성장에 큰 기여를 했음을 의미한다.
한회장은 『적어도 1천5백만명 이상의 저쪽(옛동독)사람들이 새차를 필요로 한다』고 분석한다.
그러나 그는 동독시장에만 집착하는 것은 너무 근시안적이라고 단언하고 있다. 독일시장외에도 동유럽·북남미·중국 및 극동지역에 눈을 돌리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폴크스바겐 그룹의 경영을 떠맡은 지난 82년 이래 새 모델개발을 통해 유럽시장점유율을 당시 13%에서 17%로 올려 놓았다. 또 은행적립금을 비축해가는 등 탄탄한 재무구조의 발판을 마련해왔다.
이같은 성장을 토대로 폴크스바겐은 일본스타일의 경영전략을 채택,급변하는 유럽시장의 판로에 적응해감은 물론 갈수록 높아가는 세계시장의 보호무역주의 벽을 극복해가고 있다.
경기침체기의 와중에도 한회장은 시장점유율확대를 위한 팽창드라이브 정책을 계속 밀어붙이는 두둑한 뱃심을 보였다.
그 결과 재정이 상대적으로 빈약한 경쟁상대를 제압할 수 있었고 21세기에도 성장을 지속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이제 폴크스바겐그룹은 독일의 아우디사·스페인의 세아트사·체코의 스코다사 등을 그 산하에 거느리고 있다. 또한 멕시코·중국·남아프리카공화국·포르투갈·유고 등지에 현지공장을 이미 확보한 상태다. 일단 세계시장공략의 교두보를 구축해 놓고 있는 것이다.
한회장은 이를 바탕으로 향후 5년간 범세계적 규모의 시장창출을 위해 약 5백10억달러를 투입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는 자동차 역사상 전무후무한 대투자로,호사가들은 이를 「대도박」이라 칭한다. 액면투자액이 그어떤 경쟁업체도 넘볼 수 없는 어마어마한 거금이기 때문이다.
이 대계획엔 물론 위험부담도 있다. 그러나 한회장의 「야심」이 제대로만 이뤄진다면 굵직한 유럽기업이 세계규모차원에서 남기는 첫 성공사례가 될 것이다. 만약 실패한다면 이는 유럽산업 전반에 찬바람을 불러일으킬 전망이다.
유럽의 증권가는 『만약 그의 경영전략이 성공을 거둔다면 한회장은 불세출의 영웅이 되겠지만 실패한다면 굴욕적인 경영축소를 감수해야 할 것』이라고 조심스레 진단하고 있다.<정리=김영찬기자>정리=김영찬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