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란등 투척·이유없는 폭행사고 잇달아【LA 미주본사=박봉현기자】 위험수위로 치닫는 반일감정으로 점화된 일련의 대안시아인종증오범죄의 불똥이 애꿎은 한인에게도 떨어지고 있다.
지난 1월 LA에서 세리토스로 이사한 김모목사는 며칠간격으로 발생하는 인종증오행위에 시달리고 있다. 이삿짐을 옮긴 1주일쯤후 김목사집 차고문은 깨진 달걀들로 뒤범벅이 됐다. 미국에서 이런일을 처음 겪었다는 김목사는 『며칠 뒤엔 누군가 현관문 등에 토마토를 요란하게 으깨 놓았으며 또 2∼3일이 지났을때는 옥수수 알갱이 등이 너저분하게 널려 있었고 집앞 잔디위에 잘게 썬 흰종이 조각이 뿌려져 있기도 했다』고 말했다. 또 하루는 새벽기도를 마치고 상오 7시쯤 집에 와보니 나무가 온통 화장지로 둘둘 감겨있었다고 말했다.
지난 1일 하오 6시께는 현관서 벨이 울려 김목사가 나가보니 물로 가득 채워진 콘돔이 놓여 있더라는 것. 그안에는 크리스마스트리를 장식할때 사용되는 검은색 별도 들어있었다. 그순간 10대로 보이는 백인 청소년 3∼4명이 길 저편에서 김목사를 힐끗힐끗 쳐다보며 어디론가 가버렸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일련의 사건에 대해 김목사는 『주위에 일제차가 드문데다 도요타 캠리를 항상 차고 밖에 세워 놓아 우리를 일본인으로 오인한 것 같다』고 말했다. 김목사는 『처음에는 그냥 아이들의 장난으로 여겼으나 인종 증오에 의한 범죄라는 판단이 서 2일 이를 경찰에 신고했다』고 밝혔다. 최근 세리토스 지역에서는 한인들을 대상으로 이처럼 인종적 증오를 표출하는 사건들이 잇달고 있다.
한편 두순자씨 사건으로 증폭된 한·흑갈등으로 한인대학생이 흑인들에게 이유없이 폭행을 당하기도 했다. 지난 2월28일 웨스트 할리우드 지역에서 칼스테이트 노스리지대 4학년에 재학중인 한인학생 2명이 흑인 라타샤 할린즈양 사건으로 시비를 걸어온 2명의 흑인으로부터 공격을 받았다.
일행 스티브 박군(21)에 의하면 UC리버사이드에 다니는 친구와 함께 파티를 마치고 주차장에 왔을때 검은색 셰볼레이저에 타고 있던 3명의 흑인이 『할린즈양에 대해 얼마나 아느냐』『사우스센트럴 LA에 가보았느냐』고 물으며 공연히 시비를 걸어왔다. 약간의 실랑이 끝에 흑인 한명이 일행 토머스 배군(20)의 안면을 구타하고 또다른 흑인은 주먹으로 배군의 입을 강타했다. 흑인들이 총기를 소지하고 있음을 알아차린 배군일행이 차를 타고 그자리를 뜨자 흑인들은 이들의 차를 계속 뒤따라와 주먹만한 돌을 차창에 던졌다.
한편 카운티인간관계위원회 상담원 버니 해처는 『최근 급증하는 인종범죄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피해자들의 신고정신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또한 평소에 인종증오에 대해 관심을 가져온 남가주 한인식품상협회의 애니 조사무국장은 『피해자의 신고가 없으면 문제의 심각성을 알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정부기관의 실질적인 협조를 구하기도 어렵다』고 덧붙였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