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전개되고 있는 14대 국회의원 총선거 양상을 보면 이상하다는 느낌이 든다. 선거가 올바른 방향으로 가지않고 엉뚱한데로 가고 있다는 인상을 풍기기 때문이다.선거란 정당이나 후보가 제시한 정책과 공약을 두고 유권자들이 그 인물됨됨이와 소속정당을 감안하여 적임자를 뽑는 것이다. 그런데 지금 온통 신문을 뒤덮고 있는 기사는 타락상에 관한것들 뿐이다. 선거관리위원회는 선관위대로,검찰과 경찰은 또 그들대로 위법 탈법사례를 적발하며 실적을 자랑하고 있다. 각 정당과 후보는 서로 상대방의 위반운동건수를 고발하며 비난하고 있다. 언론은 언론대로 자체 취재를 통해 「이래서야 되겠느냐」며 타락상을 개탄하고 있다.
나라 전체가 혼탁과 타락의 웅덩이에 빠져버린듯한 느낌이다. 언론 보도가 지나치게 과장된 탓인지 아니면 실제로 전국 각지에서 타락극이 만연되고 있는지는 정확히 알길이 없다. 그러나 정말 보도대로라면 이번 총선은 확실히 제방향을 잃고 표류하고 있음에 틀림없다.
선거판에서 진짜 이슈가 실종되어 버리고 부정운동 시비 자체가 이슈가 되어버린 선거는 일찍이 없었다. 이 나라에 정말 쟁점이 없고 현안이 없는 태평성대라서 그렇다면 그보다 다행한 일이 어디 있겠는가. 그러나 우리가 알고있는 현실은 그와 정반대다. 심각한 문제들이 너무 많은게 우리의 현실이다.
경제만해도 날이 갈수록 한숨만 자아내지 않은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 방향마저 알수없는 대북정책에 국민은 불안하다. 금년 상반기에 실시키로 되어있는 지방자치단체장 선거는 언제 실시한단 말인가. 교육문제·농촌문제도 심각하다. 총선무대에 올려놓고 시비를 가려야할 이슈가 너무나 많다.
이런 국가적인 현안들이 부정선거 시비에 가려 묻혀 버리고 마치 불법 탈법 타락선거 자체가 총선의 이슈인양 부각되고 있는 것은 확실히 문제가 있다.
오는 7일 선거일이 공고되고나면 본격적인 선거운동이 전개될 것이고 전에 없던 정당연설회로 대통령선거 유세전을 방불케하는 대규모 군중집회까지 열릴 것이다. 날이 갈수록 과열혼탁의 강도와 빈도가 더해 갈것은 불을 보듯 빤하다. 그렇게 될 경우 총선이슈는 어디로 갔는지 찾을 길이 없게될 지도 모른다.
이처럼 이상한 양상으로 가고 있는 선거의 흐름을 바꿔야 한다. 이상한줄 알면서 그냥 내버려둘 수는 없다.
이 나라의 정치지도자들이라는 사람들은 이제 전국각지를 순회하며 분위기를 과열시켜온 발걸음을 잠깐 멈추고 총선을 올바르게 치를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대통령을 비롯하여 각 정당의 대표 중앙선거관리위원장 등이 한자리에 모여 과열과 타락의 소지가 있는 선거운동을 자제하고 정책대결로 선거의 흐름을 이끌어 가자는 결의라도 해야한다는 것이다.
선거공고에 즈음해서 이런 자리를 마련하면 타이밍이 좋을 것이고 국민들에게도 우리 정치지도자들이 공명선거와 정책대결의 선거를 하려고 애쓰고 있구나하는 인상을 줄 것이다.
공고에 즈음해서 한번만 할 것이 아니라 과열시비가 걱정스러울때 선거기간중 서너번이라도 수시로 모임을 갖고 선거를 올바른 방향으로 인도하는데 선도 역할을 해야할 것이다.
나라 전체가 온통 열병을 앓고있는데 지도자들이 자기이익추구에만 혈안이 되어서는 안될 것이다. 국가발전 차원에서,정치선진화 차원에서 선거를 걱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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