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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의 상추/“담합 값폭락” 사흘째 농성(등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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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의 상추/“담합 값폭락” 사흘째 농성(등대)

입력
1992.03.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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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하오 3시께 서울 송파구 가락농수산물 도매시장 채소류 경매장은 사흘째 농성중인 상추재배 농민들의 시름과 하소연으로 가득찼다. 오랜 겨울가뭄끝에 봄을 재촉하는 비가 내리고 있었지만 농민들은 속옷까지 적시는 비를 오히려 원망했다.이 시장 상추거래량의 절반정도를 공급하는 경기 하남시일대 상추재배 농민들의 요구사항은 값폭락으로 인한 생계대책 마련과 불합리한 경매제도개선.

10년만에 대폭락시세를 맞았다는 농민들의 주장은 최근의 경매가격이 증명해 주고 있다. 몇달전만 해도 4㎏들이 한상자에 4천원선이던 것이 지난달부터 1천원 미만으로 뚝 떨어진 것이다.

4㎏ 한상자의 생산원가 2천5백원,상자당 인건비 1천2백원,운임 2백원,상하차비 40원,포장비 2백10원,그리고 수수료….

어림짐작으로도 상자당 4천원 이상 받아야 본전치기가 되는데 1천원도 받지 못하자 농민들은 아예 경매를 포기했다.

그러나 가져온 상추를 시장바닥에 뿌리고 목청을 돋우던 농민들이 받은 대접은 『누가 그렇게 많이 심으라고 했느냐』는 시장관리공사측의 비아냥과 경찰의 조사뿐이었다.

농민들은 가격폭락의 원인이 생산과잉만이 아니라 경매인들의 담합때문이라고 말하고 있다. 『다른 채소류는 1백명 이상의 경매인들이 자유경매를 해 담합이 불가능한데 상추는 20여명밖에 안돼 얼마든지 담합이 가능하다』는 한 농민은 경매가격이 4분의1 이상 떨어졌는데도 소비자가격은 비슷한 사실을 들었다.

『온 나라에 국민들을 잘살게 해주겠다는 공약이 난무하는데 정작 우리같은 농민들에게 해준 일이 무엇이냐』

비를 맞아 생기가 도는 상추와는 달리 농민들의 어깨는 축 처져 있었다.<원일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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