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이 총선정국 화제만발(특파원광장)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이 총선정국 화제만발(특파원광장)

입력
1992.03.06 00:00
0 0

◎스트립걸 출마 무솔리니 손녀 파바로티 입문설/「공산당 퇴조」 관심속 이색 후보들 “이목집중”/치치올리나 “이혼후 2선에 도전”선언/포지 포르노여왕… “섹스자유” 공약/무솔리니 파시스트당 업고 출전【런던=원인성특파원】 4월5일의 총선을 앞둔 이탈리아의 선거정국은 유별나게 많은 화제를 제공한다.

우선 눈에 띄는 것은 선거에 참여하는 정당과 후보자의 숫자이다. 2차대전이후 51번째가 되는 이번 선거에는 1백16개 정당에서 1만1천여명의 후보자를 내고 있다. 의석은 모두 6백30개로 평균경쟁률이 17.5대 1에 이른다. 소수정당들의 불안정한 연정을 특색으로 하는 이탈리아는 1년도 못돼 한번씩 선거를 치러온 셈인데 현재의 기민당 주도의 연정은 비교적 장수를 누려 5년만에 선거를 치르게 됐다.

가장 큰 관심은 공산당의 퇴조와 이에 따른 정국의 변화여부이다. 이탈리아 공산당은 서구에서 가장 강력한 세력을 형성하고 선거때마다 30% 안팎의 득표를 해 집권 일보전까지 이르기도 했는데 소련과 동구공산권 몰락의 여파로 세가 위축되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해 공산당에서 당명을 개칭하고 새로운 면모로 선거에 임하고 있는 좌파민주당은 87년의 26%에 훨씬 못미치는 득표를 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공산당의 퇴조는 제1당인 기독민주당의 선거결과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이다. 기민당은 2차대전후 47년간 연정 또는 단독으로 정권을 유지해온 서구 최장수 집권당이다. 하지만 공산당의 퇴조로 전통적인 연정세력들이 독자적인 활로를 모색하고 있고 기민당을 지지 후원해왔던 미국과 가톨릭,기업인들의 지원도 더이상 기대하기 힘든 상태이다. 이 때문에 안드레오티 현 총리가 이끄는 기민당은 다음 선거에서 지지율이 크게 떨어질 뿐더러 총리직도 다른 당에 넘어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가장 유력한 총리후보는 현 연정에 참여하고 있는 사회당의 크락시 당수로 꼽힌다. 크락시는 이번은 사회당에서 총리를 맡을 차례라고 주장하고 있는데 연정파트너들이 예상외의 참패를 당하지 않는한 집권가능성은 매우 높은 편이다.

지역감정을 노골적으로 앞세우고 있는 북부동맹도 관심의 대상이다. 10% 득표를 목표하고 있는 이 신생정당은 잘 사는 북부를 자치지역으로 하자는 공약을 내걸고 있다. 남부와의 경제적 격차가 심하고 서구선진국과 비슷한 풍요를 누리고 있는 북부에서는 중앙정부의 부패와 무능을 질타하는 이당이 30% 안팎의 지지를 얻고 있어 집권기민당의 표를 크게 잠식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런 정치적 결과보다도 더 관심과 화제를 모으고 있는 것은 독특한 후보자들이다. 얼마전까지 유럽각국 언론의 초점이 되었던 인물은 2차대전의 주역인 무솔리니의 손녀인 알렉산드라 무솔리니였다. 여배우 소피아 로렌의 조카이기도 한 28세의 이 의학도는 네오 파시스트 정당인 이탈리아 사회운동당의 대표주자로 나폴리에 출전한다. 한때 여배우를 꿈꾸며 이탈리아판 플레이보이지에 반라의 모델로 나서기도 했던 미모의 무솔리니는 전공을 살려 의료행정의 개선을 공약으로 내걸고 뛰고 있다.

무솔리니의 선풍을 하루 아침에 잠재워 버린 인물은 상류사회의 스트립걸로 명성을 날렸던 모안나 포지이다. 포르노배우 출신으로 지난번 선거때 화제를 뿌렸던 라 치치올리나 의원의 뒤를 이어 「사랑의 당」의 간판스타가 된 그녀는 역시 포르노계의 여왕으로 불리는 인물이다. 이 당은 마피아와 마약의 추방,섹스의 자유를 공약으로 내걸고 있는데 31세의 포지는 단돈 7천원씩을 받고 대중을 상대로 스트립쇼를 벌여 당의 재정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 미국인 미술가와 결혼해 런던에 신방을 차리고 임신까지 한 치치올리나 역시 이번에 다시 출마할 계획인데 정치복귀를 선언한뒤 남편과 이혼을 하기로 최근 발표했다.

세계적인 성악가 루치아노 파바로티의 정치입문설도 심심치않게 나돌고 있다. 얼마전 크락시 사회당 당수가 갑작스레 그를 방문함으로써 이같은 추측은 더욱 구체화됐다. 하지만 파바로티 자신은 정치에 뛰어들 생각이 전혀 없다고 부인했다. 현재 영국에서 공연중인 파바로티는 선거에 나서지는 않겠지만 평소 존경하는 크락시 당수를 위해 노래로 선거운동을 돕겠다고 밝혔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