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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서 서울까지가 미 만큼 멀어진다/물류비 급증/기업들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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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서 서울까지가 미 만큼 멀어진다/물류비 급증/기업들 비상

입력
1992.03.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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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 도로작전 등 안간힘/가전품 운송거리 하루에 지구 두바퀴/우편번호알면 최단코스지정 체제도포항에서 서울가기가 포항서 미국서부 지역까지 가는만큼 멀다면 곧이들을 사람이 있을까. 지리상 거리보다 제품단위당 수송비를 기준으로 멀고 가까움을 따지는 기업입장에선 불행히도 이같은 「억지」가 점점 현실로 닥치고 있다.

포철이 자사철강제품 1톤을 트럭에 실어 서울(4백7㎞)까지 보내는 비용은 지난해 연평균 1만9천2백70원꼴이 먹혔다. 반면 직선거리 6백88㎞인 일본 오사카까지 해운운임은 톤당 10.5달러(8천64원꼴)였고 8천㎞를 넘는 미서부지역 UPI사(US스틸합작업체)까지 수송비는 31달러(2만3천8백원) 정도.

갈수록 체증이 심해지는 경부고속도로를 이용,해마다 대형트럭 20만대분의 철강재를 날라야 하는 포철로서는 서울길이 미국행보다 더 비싸질날도 머지않은 셈이다.

최근 철강·전자·화학·섬유 등 가격에 비해 부피가 비교적 큰 상품을 생산하는 업체들은 「길바닥에 허비하는 돈」을 줄이느라 안간힘을 쓰고 있다.

가전부문 연간매출규모가 3조원에 가까운 삼성전자는 공장에서 수요가정까지 제품운반거리가 연통산 2천7백만㎞,날마다 지구를 두바퀴씩 도는 셈이 된다.

금성사가 지난해 보관·포장·운송 등 물류비로 쏟아넣은 돈은 2천70억원이었고 포철은 수송비에만 1천2백억원 이상을 썼다.

웬만한 대기업치고 물류비용으로 해마다 수백억,수천억원씩 붓지 않는 회사가 없으니 생산비감소→경쟁력 강화로 이어지는 물류합리화 노력에 발버둥치는 모습은 당연하다.

또 정부의 사회간접자본투자 확충시책에도 불구,급증하는 물동량증가 추세를 따라잡기는 당분간 어려운데다 최근 수년째 내수비중이 두드러지게 커지는 실정 이어서 물류비부담 증가현상은 어느면에서 기업의 사활을 좌우하는 문제로 확대될 가능성마저 있다.

기업의 물류비절감 노력은 우선 하드웨어 차원에서 배송센터·입체자동창고건설,수송수단 다변화추진 등을 들 수 있다.

(주)럭키는 내년 4월 완공을 목표로 청주에 중앙물류센터를 건립중이다. 입출고는 물론 언제만든 어떤 형태의 제품인지까지 체크하는 컴퓨터제어시스템의 자동창고다.

포철은 올 연말까지 경기 시화공단 등 전국 5곳에 철강중계 기지를 가동한다. 특히 육상운임이 연안해운이나 철도에 비해 갈수록 비싸지는 현실에 대응,지난해 74대23대3인 육·해·철로수송 의존도를 93년엔 55대35대10으로 바꿔 「탈도로」운송체계를 구축할 방침.

물류관리의 소프트웨어분야는 종합물류 정보시스템(DRP),택배제,순회배송,24시간 철야출하제 등 하루가 다르게 정교해진 기법들이 총동원되고 있다.

삼성전자의 종합물류 정보시스템은 전국도로망을 3백9개그룹으로 세분화,제품주문지역의 우편번호만 입력하면 운반비와 배달거리를 최소화하는 수송코스를 지정해줄 정도. 또 물류센터­배송창고­대리점에 이르는 유통거점마다 품목별·날짜별 재고 상황을 수시점검,현재의 판매추세에 비춰 생산동향이나 원부자재 수급상황이 적정한지 판단자료를 제공한다.

삼성은 이러한 물류체계를 바탕으로 89년 18시간이나 걸리던 수주­납품 시차를 내년엔 불과 4시간으로 줄인다는 야심찬 목표에 도전중이다.

대우전자는 대리점에 견본품만 진열한채 각종 주문에 대한 배달은 본사가 맡는 택배제를 지난 89년 도입,재미를 보고 있다. 금성사는 전국 14곳에 물류센터를 설치,중앙에서 입출고를 전산통제하는 방식으로 제품 재고량을 종전 2주일 판매분에서 1주일 이하로 줄이는데 성공했다.<유철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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