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스타 「팬클럽」국내실태 알아보면/조용필·이선희 각 1만명규모/국교생서 60대까지 회원 다양/70년결성 「엘비스」주부팬들 고향방문 적금도대중스타의 팬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스타를 우상으로 여긴다. 잠실벌을 아수라장으로 만든 「뉴키즈 온 더 블록」의 공연소동도 10대의 극성팬들이 자신의 우상을 좀더 가깝게 대하려는데서 빚어진 불상사였다. 스타가 있는 곳엔 으레 팬이 있다. 그리고 뜻을 같이하는 팬들이 모여 팬클럽을 결성,후원을 아끼지 않는다. 팬클럽은 순수하게 음악감상을 목적으로한 동호인성격도 없지 않으나 대부분 「오빠없인 못산다」는 10대의 그룹이다. 스타편에서는 10대들의 열광심리를 인기관리에 이용하기도 한다. 국민학생에서부터 60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팬클럽의 현주소를 알아본다.
성격상 크게 두 종류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엘비스 프레슬리나 비틀스,퀸 같은 고전급 팝가수나 그룹의 팬클럽은 순수하게 음악감상을 목적으로 하는 동호인성격이 강한 반면 뉴키즈 온 더 블록,토미 페이지,마이클 볼튼 등 노래보다 춤을 앞세운 비디오형 젊은 가수의 팬클럽은 음악성보다는 외모를,음악감상보다는 액세서리수집에 더 열을 올리는 우상추종자들이다. 회원도 대부분 10대들이다.
국내에서 가장 연륜이 깊은 팬클럽은 엘비스 프레슬리를 좋아하는 모임인 「메모리즈 퍼에버 엘비스. 70년 결성돼 회원은 약 2백명인데 10대에서 60대의 사업가·회사원·주부·대학생등 다양하다. 핵심은 회원경력 10년이상의 40대층.
판촉물인쇄회사인 성신기획을 운영하고 있는 이종진씨(44)가 20년째 회장을 맡고 있으며 서울 필동의 회사안에 「엘비스팬클럽방」을 마련했다. 6평짜리 이 방에는 프레슬리가 생전에 발표한 71장의 앨범전편을 포함해 비디오·사진·책자등 엘비스 프레슬리 관련 자료로 가득 차 있고 좋은 음악을 듣기 위해 외국에서 주문한 진공관앰프까지 갖추어 놓았다. 또 일부 주부회원들은 오는 8월 엘비스 프레슬리 15주기를 맞아 그의 고향인 미국 멤피스를 방문하기 위해 적금을 넣고 있다.
「한국비틀스팬클럽」(회장 서영석·한국외대1년)역시 순수음악애호가들의 모임이다. 83년 결성됐는데 현재회원은 2백명 정도이며 「비틀매니아」란 회보를 20호째 내고 있다. 정기적으로 모여 국내미발표곡 및 영상을 감상하고 진지한 토론도 벌인다.
90년에는 존 레넌 10주기추모음악회를 치른데 이어 올해는 비틀스데뷔 30주년행사를 준비중이다.
반면 10대소녀 위주의 극성스런 팬클럽은 여러가지면에서 대조적이다.
80년대 후반부터 우후죽순처럼 생겨난 10대의 팬클럽은 인기가수의 경우 1백여개씩 결성되고 있다. 팬클럽 회장으로 활동중인 한 소녀는 『뉴키즈 온 더 블록한테 국내팬들이 제대로 대접을 못받은 것도 이같은 난립때문』이라며 『회장이 되면 외국연예인을 만나기가 쉬울 것이라는 계산에서 감투싸움을 하고 있다』고 개탄했다.
현재 가장 인기있는 팬클럽은 역시 뉴키즈 온 더 블록. 회원이 1백명이상인 팬클럽만 6개이며 군소클럽까지 합하면 1백개 가량이 된다.
미국의 동안가수 토미 페이지는 국내인기에 비해 팬클럽 열기가 무척 높다. 회원을 울릉도의 1명을 포함,2백70명인데 남자는 5∼6명 정도에 불과하다.
지난 90·91년 내한했을때 회원들과 한사람씩 일일이 사진을 촬영,다른 팬클럽회원들로부터 엄청난 시샘을 받기도 했다. 특히 90년 10월 내한때는 일요일 아침 서울 극립극장앞에서 전격회동했는데 대구의 회원까지 긴급연락을 받고 급거 상경하기도 했다.
이밖에 미국의 헤비메탈그룹인 스키드로,듀란 듀란,마이클 볼튼,마돈나 팬클럽도 성황이다.
한편 홍콩스타의 팬클럽은 월간지 「로드쇼」가 매개역을 하고 있다. 입회비가 1만원과 연회비 2만원을 납부하면 홍콩의 인터내셔널 팬클럽에서 발행한 회원카드를 발급받으며 각종 자료와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데 회원은 1천4백명 정도. 지난해말 서울 코오롱 빌딩에서 성룡과 유덕화의 사진 전시회를 개최했다.
외국연예인에 대한 일방적인 「짝사랑」과는 달리 회원과 스타간의 교류가 이뤄지고 있는게 특징이다. 탤런트·영화배우·코미디언의 팬클럽도 있지만 규모와 열의면에서 대중가수쪽이 단연 독보적이다.
팬클럽중에는 회원수가 1만명을 넘어선 맘모스급도 있으며 회지발간·무료콘서트·음반 및 뮤직비디오 감상회등 다양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회갑잔치에 꼭 참석해 달라는 할아버지 할머니에서부터 잘못된 무대매너와 창법을 지적하는 주부·대학생·직장인,그리고 국민학교 어린이에 이르기까지 연령과 직업이 천차만별이다. 물론 주력은 어느 팬클럽할 것 없이 10대소녀들인데 콘서트장에 집단으로 참석,박수를 쳐대며 객석분위기를 휘어잡고 방송국에 무더기 음악신청엽서를 보내는가하면 팬레터외에도 종이학·일기장·스킬자수같은 선물까지 보내는 극성파다.
국내가수의 경우 팬들의 자발적인 모임외에 가수가 팬클럽 회원을 공모하고 관리전담직원까지 두는등 인기관리차원에서 팬클럽을 이용하기도 한다.
「조용필 음악가족」은 여러면에서 국내가수중 대표적인 팬클럽이다. 82년과 85년 두차례 회원을 모집했으며 회원수는 1만8천명 정도. 최근 3차 회원모집에 들어갔다. 전체모임보다는 지역활동이 활발해 서울회원들은 조용필의 이름 끝자리를 딴 「필의 평화」「필무리」「필애호인」 부산은 「일편단심」「욕심장이」같은 회지를 내고 있다.
이선희의 팬클럽인 「참사랑 홍당무」역시 막강하다. 87년 조직,꾸준히 활동하고 있는데 회원은 약 1만5천명.
지난 1월에는 버스 12대를 전세내 회원 5백여명이 설악산에서 1박2일 동계캠프행사를 가졌다. 결혼후에도 인기를 그대로 유지해 요즘에도 하루 15∼20명정도 새회원이 들어오고 있다. 지난해 서울시의원선거때 팬클럽회원들의 도움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가수 심신의 팬클럽은 열기가 높기로 정평이 나있다.
지난해 봄 그의 인기가 급상승하면서 전국 여기저기서 결성되기 시작,현재 서울을 비롯해 부산·광주등 7개도시에 독자적인 클럽이 있고,회장은 여고재학중인 10대소녀들이 맡고 있다.
지난 1월에는 각지역회장단회의를 소집,『다음 콘서트부터 전국의 팬클럽회원들이 같은 T셔츠와 모자를 착용,단결심을 높이자』고 깜찍한 결의를 하기도 했는데,회원들은 콘서트가 있을때 마다 그의 사진과 이름이 들어있는 피켓을 미리 준비해 지방원정까지 가는등 열의를 보이고 있다.<김경철기자>김경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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