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난 따라 서울지사 개설 적극 유치활동/행정절차 간편·세제혜택 등 여건도 좋아영국이 한국기업의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영국은 그동안 아시아권에서 일본만을 상대로 유치교섭을 벌여왔으나 최근 3∼4년전부터 한국 대만 등 신흥공업국들을 유망한 유치대상으로 선정,세미나와 설명회를 마련하고 대상기업인들을 초청하는 등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외국기업의 투자를 유인하고 있는 각 지역의 개발공사들은 최근들어 한국담당관을 두고 서울에 지사를 개설하는등 본격적인 유치교섭에 나서고 있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로 지난 4년새 한국,대만,싱가포르,홍콩,오스트레일리아 등 아시아권의 5개국으로부터 41개기업이 영국에 신규투자를 하기에 이르렀다.
외국기업 유치의 1차적인 이유는 경제난과 그로인한 실업이 급증하고 있기 때문. 전국적인 실업률이 8%를 넘어서고 있으며 중부지역보다 실업률이 상대적으로 더 높은 북잉글랜드와 스코틀랜드 웨일스 북아일랜드지역이 외국기업 유치에 더욱 적극성을 보이고 있다.
또다른 이유는 이들의 개방적인 투자관 때문이다. 유럽국가중 프랑스만해도 외국기업의 투자를 경계의 눈초리로 바라보고 행정절차도 복잡한데 비해 영국은 외국투자에 대한 거부감이 거의 없을뿐 아니라 오히려 금융 세제상의 혜택을 부여해 투자를 장려하는 입장이다. 특히 영국인들은 자국기업이라는 관념이 희박해 외국기업이 일정비율의 영국부품과 노동력을 이용해 만든 상품은 영국산으로 간주하는 경향이 있다.
이곳에 진출한 한국기업들은 영국이 구미선진국중에서는 투자여건이 가장 유리한 지역에 속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영국의 인건비는 유럽국가중 아일랜드와 스페인 포르투갈을 제외하고는 가장 싼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중에서도 북잉글랜드지역의 인건비는 영국평균의 90% 정도로 아일랜드 등과 엇비슷한 수준이다. 이에 비해 노동력의 질은 이들보다 높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북잉글랜드의 뉴캐슬지역에 현지공장을 설립한 삼성 금성 인켈 등 3개사 관계자들은 주39시간 노동자의 경우 월급여가 6백파운드(약 84만원) 정도로 상여금과 각종 후생복지비용이 거의 없기 때문에 한국에 비해서도 크게 비싸지 않은 편이라고 밝혔다. 게다가 부가가치의 50% 정도만 영국내에서 충당하면 영국산(메이드 인 브리튼)으로 인정해주기 때문에 EC시장 진출이 용이하다고 설명했다.
70년대 후반부터 유럽으로 눈을 돌린 일본의 경우,EC와 유럽자유무역지역(EFTA)소속 18개국에 투자한 기업이 6백76개사에 이르는데 이중 영국이 1백78개,프랑스 1백22개,독일 1백9개사순이어서 영국을 가장 유리한 투자대상지역으로 평가하고 있는 상태이다.
하지만 영국을 비롯한 유럽지역에 대한 한국기업의 투자는 아직 미미한 편이다. 유럽전역의 한국투자기업은 20개로 그중 9개가 영국에 몰려있다. 일본에 비하면 유럽전체로는 3%,영국의 경우에는 5%에 불과한 수준이다. 일본은 EC가 단일시장 형성을 공표한 85년께부터 투자가 급증한데 비해 한국은 86년 삼성을 필두로 투자에 나섰고 대부분이 최근 3∼4년 사이에 EC의 무역규제를 피하기 위해 진출해 일본에 비해서 역시 한발 뒤지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문제는 한국이 일본만큼은 안되더라도 해외에 투자를 할만한 여력이 있느냐 하는 점이다. 영국의 경제전문가들은 일본이 노동력이 값싼 동남아에 먼저 진출하고 다음에 시장이 넓은 미국에 투자한 뒤 제3의 시장을 찾아 유럽에 상륙한 것처럼 한국등 신흥공업국들도 비슷한 순서를 따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뉴캐슬=원인성특파원>뉴캐슬=원인성특파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