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개공」·「세르비아련」 재편 국면/정치적 수습 불투명… 불안 여전크로아티아 슬로베니아 두 공화국의 탈유고 독립감행으로 불붙기 시작한 유고연방의 전면해체가 기정사실로 굳어지고 있다.
유고연방을 구성하고 있는 6개 공화국 2개 자치주중 현재까지 최소한 4개 공화국이 「결사독립」을 강행함으로써 정치적 통일체로서의 유고연방은 이제 그 존재의의조차 찾을 수 없게 된것이다.
그동안 독립을 자제해왔던 유고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공의 하리스 셀라지치 외무장관은 1일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는 더이상 유고연방의 일부가 아니다』라며 독립을 선언했다.
셀라지치 장관은 『지난 2일간 실시된 탈연방독립 국민투표에서 압도적 표차로 독립이 결정되었다』며 『총 3백10만명의 유권자중 50%이상이 선거에 참가해 독립선포에 아무런 문제도 없다』고 밝혔다.
크로아티아 슬로베니아 마케도니아공에 이어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공까지 이번에 탈유고독립을 확정한 것은 「유고해체」를 기정사실화하고 있는 국제적 분위기를 더욱 고양시킬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 유고연방 존속을 소리높여 외치며 무력진압도 불사했던 세르비아공까지 유고연방의 발전적 해체라는 대세를 일부 인정함으로써 이제 유고정국은 분명히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는 것이다.
슬로보단 밀로세비치 세르비아공 대통령은 최근 이례적으로 세르비아공 의회에 참석,『이제 유고내전은 무의미하다』고 전제한뒤 『유고연방은 세르비아와 몬테네그로만 남는 「세르비아 연방」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선언했다.
물론 탈출구가 거의 없는 세르비아공의 입장에서 볼때 밀로세비치 대통령의 이같은 「내전종식선언」이 어느정도 실효성이 있을지는 의문이다.
또 크로아티아와 슬로베니아공의 독립에 대한 국제적 승인이 마케도니아공과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공에까지 예외없이 적용될지도 불분명하다.
탈유고 독립을 선언한 4개 공화국중 1개 공화국만이라도 국제적 승인을 획득하지 못한다면 그것은 유고정국의 안정을 저해하는 또다른 불안요인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사실 10개 이상의 민족이 혼재하고 있는 유고는 1918년 건국이후부터 세르비아인과 비세르비아인과의 민족분규를 비롯,수없이 많은 연방해체 위협을 받아왔다.
지난 80년 티토의 사망으로 시작된 탈유고 움직임은 90년 실시된 총선때 이미 그 윤곽이 드러났다.
당시 세르비아공과 몬테네그로공에서만 구 공산당 계열의 사회당이 집권했을뿐 기타 공화국에서는 탈유고 독립을 공약으로 내건 민족주의 정당이 압승했던 것이다.
인종적·문화적 전통이 상극을 이루고 있는데다 경제적 기반까지 현저한 격차를 보이고 있는 유고연방은 현재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공 등 이미 독립을 선언한 4개 공화국과 세르비아공을 중심으로한 「세르비아 연방」으로 재편되고 있다.
그러나 21만명의 유고연방군을 장악하고 있는 세르비아공과 기타 공화국들이 정치력에 의한 사태수습에 실패할 경우 유고는 언제든지 「유럽의 화약고」로 전락할 소지가 상존하고 있다.
유엔이 1만4천명에 달하는 대규모 평화유지군을 유고에 파견키로 했음에도 불구하고 4개 공화국의 탈유고 독립강행으로 인한 전면내전 가능성은 좀처럼 사라지지 않을 전망이다.
복잡한 국내문제에다 독일·프랑스 등 주변 유럽강국들의 이해까지 맞물려 있는 유고사태는 독립선언과 독립저지라는 이분법적 차원을 넘어 더욱 복잡한 해법을 요구하고 있다.<장현규기자>장현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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