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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롭던 묘역… 올핸 인근구민들 찾아와/반가운 3·1절 손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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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롭던 묘역… 올핸 인근구민들 찾아와/반가운 3·1절 손님

입력
1992.03.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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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병희 선생묘 관리 이창번씨천도교 종학대학원 교무과장 이창번씨(57·사진)는 서울 도봉구 도봉동 565의 5 종학대학원안에 있는 의암 손병희 선생의 묘를 3년째 관리하고 있다.

이곳은 1910년 경술국치에 통분함을 금치못했던 의암이 천도교 교단간부들을 독립운동가로 양성하려고 세운 봉황각건물(서울시 지정문화재2호)이 함께 보존돼있는 유서깊은 곳.

북한산 국립공원 등산로 바로옆이어서 평일에도 숱한 가족행락객들이 지나가는 곳이지만 모두가 무심할뿐 누구나 걸음을 멈추는 이도 없다.

매년 3·1절이면 각종 기념행사가 열리지만 정작 민족대표 33인의 한사람으로 3·1운동을 사실상 주도했던 의암의 묘역이 늘 관심권 밖인 것을 안타까워 했던 이씨는 올 3·1절에 뜻밖이 반가운 손님들을 맞아 큰 위로를 받았다.

이날 아침 도봉구청과 서울 북부교육청이 주관한 「3·1절기념 구민걷기대회」에 참가한 시민·학생 2천여명이 찾아왔던 것이다.

의암의 묘에 헌화하고 기념식을 하는 것을 도와주고 3·1정신을 설명해주면서 이씨는 오랜만에 신이 났다. 『수난의 역사를 쉽게 잊는 민족은 같은 역사를 당할 수밖에 없다』는 이씨는 『사회전체가 혼란한 요즘 일제의 무단통치하에서도 의연하게 총칼에 맞섰던 「그날」의 의미를 되새겨야 한다』고 말했다.

이씨는 또 3·1독립운동의 비폭력·무저항주의를 소극적 투항주의로 평가절하하려는 최근 일부학계의 시각에 대해 『당시 상황에서는 3·1운동의 방법이 최선의 선택이었으며 현재의 시각으로 역사를 평가하려는 시도는 잘못」이라고 잘라 말했다.

평남성천이 고향인 이씨는 중학시절 사람이 곧 하늘이라는 인내천사상에 매료돼 천도교와 인연을 맺었다.<김병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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