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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도 「한국형 상품」개발 붐(화제추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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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도 「한국형 상품」개발 붐(화제추적)

입력
1992.03.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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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각형 김치통·전통문양 응용 컵받침등 다양/수출부진·수입홍수 타개책/대기업 가전품 이미 큰 인기우리나라 사람들의 기호와 취향에 맞고 생활하기에도 편리한 「한국형」상품의 개발추세가 대기업은 물론 중소기업까지 파급되고 있다.

업계의 이같은 경향은 수출이 크게 둔화되고 있는데다 내수마저 소비자들의 생활수준 향상등으로 수입품에 밀려 부진하자 이를 타개키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수입자유화에 따른 유통시장의 개방으로 대기업뿐만 아니라 중소기업들도 경쟁력을 잃는등 몸살을 앓고 있는 현실에서 한국형 상품의 개발은 매우 적절한 타개책이 될 것으로 업계 관계자들은 평가하고 있다.

이는 수입품이 아무리 성능과 품질면에서 뛰어나다 하더라도 우리나라 생활방식이나 문화차이까지를 감안해 제품을 만들 수 없기 때문이다.

한국형상품개발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대기업을 중심으로 시작해 올 상반기중에는 중견중소기업까지 크게 확산될 것으로 전망된다.

종류도 현재는 주로 가전제품이지만 주방용품 생활용품 식품용기류 공예품 선물용품 가구 등으로 다양해질 것으로 보이며 성능과 기능도 우리실정에 맞게 변형되거나 추가되는 등 폭넓게 개발될 것으로 예상된다.

소비자들도 종래의 외제선호의식에서 벗어나 국내기업들의 한국형 상품을 찾고 있어 앞으로 내수판매가 상당히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판매에 성공한 사례를 보면 한일스텐레스(주)는 원형스타일의 김치통을 사각형으로 개발해 소비자들의 인기를 끌었으며 우성씨에프라인(주)도 스테인리스 냄비세트등 쿡웨어시리즈를 내놓고 있다.

(주)212코리아도 우리나라의 전통문양인 와당문양을 현대화한 컵받침시리즈를 선보여 호평을 받고 있다.

풀무원식품은 고추장 된장 등 식품용기를 한국형으로 개량한 제품을 생산키 위해 공장시설을 개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소기업에 앞서 한국형상품을 개발,시판하고 있는 대기업들은 자체적으로 생활소프트팀을 구성,산업디자인 등을 전문적으로 연구하는등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현재 이 분야에서 선두주자로 나서고 있는 금성사는 물걸레청소기에 이어 가마솥 보온밥솥·뚝배기 전자레인지 등을 개발했다.

뚝배기 전자레인지의 경우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즐겨먹는 전통요리인 불고기 생선구이 찌개 찜 등을 우리입맛에 맞도록 자유자재로 조리할 수 있는 기능을 갖고 있다.

가마솥보온밥솥도 쌀밥은 물론 현미밥,죽,잡곡밥,찹쌀밥 등을 종류에 따라 지을 수 있다.

삼성전자도 숯불구이를 할 수 있는 전자레인지,김치특선실이 있는 냉장고,각종 밥을 조리할 수 있는 밥솥을 개발하는 등 한국형 상품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또 20명으로된 생활소프트팀을 운용,우리나라 사람들의 생활습관을 조사해 이에 맞는 상품을 개발하는 연구를 하고 있다.

대우전자 역시 재래식 빨래방식을 적용한 공기방울 세탁기를 시판하는등 한국형 상품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대기업들은 한국형상품에 걸맞게 가전제품의 팻네임(애칭)도 한글화하고 있다.

금성사는 세탁기를 「여유만만」「싱싱」,카셋을 「아하」로,삼성전자는 냉장고를 「청」,VCR를 「생화질」,캠코더를 「행복」으로,대우전자는 카셋을 「요요깜」 등으로 이름지어놓고 있다.

금성과 삼성은 앞으로 새로 개발되는 한국형 상품에 대해서는 한글이름을 지을 방침이며 대우도 제품특성별로 한글이름을 붙일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한국형 상품개발을 위해 산업디자이너를 대폭 늘리는등 연구개발팀을 보강하고 있으나 아직은 이 분야의 전문가가 부족하고 중소기업의 경우 산업디자이너의 역할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등 문제점도 있다.

업계의 한국형상품에 대한 인식을 높이기 위해 한국산업디자인전문회사협회는 4월 중순께 2백여명의 기업체 대표등을 초청,세미나를 여는등 우리실정에 맞는 상품개발을 위해 홍보활동을 펴기로 했다.

삼성전자의 한 관계자도 『내수판매를 높이기 위해서는 한국형상품을 개발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대기업은 물론 중소기업도 이를 정확히 인식,우리나라 소비자들의 요구에 수렴하는 상품을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이장훈기자>

◎경쟁력 강화위한 “성공적 시도”평가/구조·외관 등 디자인 개선에 주력해야/은강수 한국산업디자인전문회사협회장/전문가 의견

최근 국내의 경제환경이 급격한 변화로 수출이 점차 둔화되고 있는 반면에,생활수준의 향상과 과소비 등의 가수요로 인한 수입증가로 국내기업의 경제환경이 극도로 어려워지고 있다. 또한 전반적인 유통시장 개방의 여파로 대기업뿐만 아니라 중소기업에서 생산하는 각종 제품들의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약해지고 있다.

그러나 이와 같은 상황에서도 자사제품의 입지를 확고히 하고 신규 수요를 꾸준히 창출할 수 있는 다각도의 노력이 이루어지고 있는데,그중 하나의 성공적인 시도로서 한국형 상품개발을 들수 있겠다.

한국형 상품개발이라 하면 우리 한국사람의 기호를 면밀히 파악하여 사용하기에 편하고 우리의 생활문화에 활용되기에 적합한 상품을 개발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한국형 상품을 개발하기 위하여는 기술과 디자인이 필수요건이다.

즉 우리 소비자가 무엇을 원하고 있는가를 정확히 파악하여 제품화하기 위해서는 뒷받침할 수 있는 기술과 소비자에게 어필할 수 있는 디자인이 필요한 것이다.

그러나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기 위하여는 장기간의 시간과 많은 투자가 필요한데,여러가지 경영여건이 열악한 중소기업의 한국형 상품개발 전략은 신기술 우선보다는 한국인 소비자의 기호를 세심하게 배려하여 보유기술을 바탕으로 구조와 외관을 개선하는 디자인 정책을 적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칸칸 냉장고,물걸레 진공청소기,공기방울 세탁기 등이 대기업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이루어진 한국형 상품이라 한다면 다양하게 출시되고 있는 쌀통이나 원형스타일에서 벗어나 공간활용성을 살린 사각 김장독,전통문양을 도입한 조명기구나 생활소품 등은 중소기업체가 디자인을 적용하여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는 경우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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