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자·민주 양당의 전국구 후보인선이 막바지 단계에 이르고 있다고 들린다. 지금까지 알려진바로는 대부분의 여당낙점 예상자들이 이미 우리에게 잘 알려진 권력주변의 인물이거나 국민의 심판대상이 됨직한 과거경력의 소유자들이고 야당은 야당대로 상당수의 의원자리를 돈을 받고 팔 계획을 세우고 있다는 것이다.전국구 제도의 채택은 나름대로 명분과 의의를 가진 것으로 인정받고 있는 것이지만 우리나라에서는 거의 본래의 목적과는 동떨어지게 운용되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국회가 필요로하고 자질과 능력이 뛰어난 인물중 의회진출의 길이 사실상 막혀있는 사람을 대상으로 선출하는 것이 전국구 제도의 본래의 목적이라고 볼때,논공행상적 배분이나 매직성 관행은 제도자체의 의미를 전혀 상실한 것이라고 볼 수 밖에 없다.
획일적 지역대표제만으로는 완수하기 힘든 국민대표 기능을 보완하고,전문적 지식으로 국회운영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전국구 제도의 장점을 제대로 살려야함에도 불구하고 현재 선택이 유력시 되는 인사를의 대부분은 전혀 이에 해당되지 않은 사람들 같다는 것이 인선과정을 지켜보는 많은 이들의 지배적 의견이다. 정확한것은 최종명단의 발표를 보아야 알 수 있겠지만 현재 유력시되는 대상자속에는 지난날 국민의 비판을 받을만한 행적을 남긴 사람,해바라기성 출세주의자,권력에의 충성과시만이 특기인 경성인물들이 상당수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에 새바람을 불어넣고 국회의 효율적 운영을 위해 전혀 기여하지 못할 사람들을 다수 전국구 의원으로 진출시킨다면 정치의 질향상은 백년하청이 될 수 밖에 없다.
정당이 그 얼굴이 그 얼굴인 사람들을 옹호하고 국민대표로 내세우려하는 한 국민이 염증내고 있는 구태성 정치는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것이고 국민은 더욱 정치를 외면하게 될지 모를 일이다. 정치가 「현실」이라는 사실을 감안하더라도 그것이 전국구 의원 인선에서의 참신성을 잃게할 이유는 될 수 없다.
지역구 공천은 당선가능성과 정파간의 역학적 균형유지상 참신한 인물선정이 다소 뒷전으로 돌려졌는지 몰라도 전국구만은 참신하고 능력있고 때묻지 않은 재목들을 발탁하는 것이 정당이 해야할 책무라고 생각한다. 정치의 질을 높이고 도덕성을 확립할 수 있는 인재를 처음부터 제외시킨채 논공행상식 기용이나 반갑지 않은 얼굴을 즐비하게 전시할 양이라면 그런 전국구 제도의 존속은 한마디로 무의미하다고 해야 하겠다.
더욱이나 의원직을 돈을 받고 파는 행위는 전국구제도를 백해무익한 것으로 만드는 짓이며 일종의 정치적 범죄행위라고까지 말할 수 있다. 선거자금에 쪼들리는 야당의 처지를 모르는바가 아니고 매직의 방법이 정치헌금의 형식을 취한다는것도 알고 있지만 매직행위 자체를 일종의 필요악이라고 치부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정치헌금의 액수가 몇 10억원이나 된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정치는 국민의 멸시대상,혐오대상이 될 수 있다. 전국구 제도의 명분과 의의를 찾을 수 있는 유능하고 참신한 인물의 선정을 다시한번 강조하면서 지도층의 재고를 당부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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