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7년 신원미상자가 전화제보”【워싱턴=정일화특파원】 월남전때 실종된 3명의 장병이 베트남과 제3국에 생존해 있다는 보도의 정확한 출처가 밝혀지지 않아 사실여부가 불명확한 상태이다.
당초 이에관한 정보를 제공한 것으로 알려진 미국 조지아주 클레이튼의 「포로 및 실종자를 위한 재향군인회」(Veterans for P.O.W& M.I.A Inc.)의 전 회원 앨런 C 로빈씨(52)는 28일 전화인터뷰를 통해 『그게 왜 3년후인 지금에 보도됐는지 모르겠다』며 의아해 했다. 그가 이 정보를 얻은 경위도 애매했다.
로빈씨는 지난 87년 이 모임의 창설멤버로 활동하던 중 어느날 신원미상의 사람이 전화를 걸어 「한국인 실종자」 이름을 대줘 이를 처음 알게됐다는 것이다. 그는 이 정보를 워싱턴의 한국인 월남전 참전용사회에 통보했다고 전했다.
로빈씨의 얘기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포로 및 실종자를 위한 참전용사회」가 87년 현충일 때부터 월남전 실종자를 위한 기도모임을 갖다가 외국인 실종자들을 위해서도 기도하자는 제의에 따라 호주 프랑스 한국의 국무총리(당시 노신영)에게 실종자 명단을 보내달라고 편지를 보냈다.
당시 호주 프랑스 총리로 부터는 회신이 왔지만 한국 총리로부터는 답신이 없었다.
그런 와중에 편지를 발송한지 8일후인 87년 4월29일 하오 3시께 영어가 서툰 한 남자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한국인으로 보이는 이 남자가 바로 박우식대위와 박성률병장,김인수상병 등 세 사람이 살아있다는 정보를 건네주었다. 아마도 이 전화는 한국정부 관리로부터 온 것 같았다』
로빈씨는 이 정보를 곧 워싱턴의 월남참전용사 예정엽씨에게 건넸고 예씨 등은 87년 11월 워싱턴에서 한인 교포신문을 상대로 기자회견을 가진후 박우식대위 등의 명단을 공개했다.
그후 이 문제는 별다른 진전없이 흐지부지 됐다. 다시 이 문제가 제기된 것은 워싱턴의 한 교포신문이 옛 정보를 다시 싣게되면서 부터였다. 로빈씨는 현재 동네에서 페인트공으로 일하고 있다면서 『세사람 생존설이 어떻게 된 것이냐』는 질문에 『그건 벌써 옛날 일인데 무슨 진전이라도 있느냐』며 오히려 반문했다.
월남전 포로 및 실종자 문제는 미국에서는 대단히 신중히 다뤄지고 있다.
미 국방부는 차관보급을 수석으로 하는 전담부서도 설치하고 포로 및 실종자담당 전담대변인을 임명해놓고 있다. 국무부는 전담부서는 따로 두지 않고 있으나 3월3일부터 5일까지 포로 및 실종자문제를 베트남측과 토의하기 위해 하노이를 방문하는 리처드 솔로몬 동아시아·태평양담당 차관보가 이 문제를 전담하고 있다.
국방부 실종자문제 대변인 수전 스트레드난스키 대위는 『포로 및 실종자문제는 증명되지 않은 정보가 실종자 가족을 다시 울리는 비인도적 결과를 야기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매우 신중히 다루고 있다』면서 아직까지 단 1명도 확실히 증명된 포로 및 실종자는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월남전을 통해 실종된 미군 2천2백67명중 적어도 1백19명은 살아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지금 베트남정부와 이들을 찾기위한 노력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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