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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두희,백범묘소 참배/어제 민족정기구현회 설득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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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두희,백범묘소 참배/어제 민족정기구현회 설득에

입력
1992.02.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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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앞 참회 통곡/“전에 들른적 있어”/「암살배후」 암시… 곧 번복백범암살범 안두희씨(75)가 3·1절을 앞둔 28일 하오 5시 지난 49년 암살이후 공개적으로는 처음으로 서울 용산구 효창동 효창공원내 백범선생 묘소를 참배했다.

안씨는 이날 상오 6시 자신의 인천 중구 신흥동 동영아파트 502호로 찾아온 민족정기구현회 회장 권중희(56),백범사상선양회 회장 김석용씨(53) 등 회원 3명의 끈질긴 설득으로 이날 하오 3시 인천을 출발,백범의 묘소에 도착했다.

지난해 8월부터 중풍으로 오른쪽 팔과 다리를 제대로 쓰지 못하는 안씨는 권씨 등의 부축으로 백범의 묘소에 도착하자마자 50㎝ 높이의 대리석 제단에 35분 동안이나 얼굴을 묻고 흐느끼다 묘소앞 잔디에 엎드려 소리내어 통곡했다.

안씨는 하오 5시35분께 묘소앞에서 기자들과 만났으나 『백범시해 배후는 없었다』고 종래주장을 되풀이했다.

안씨는 『민족정기구현회와 백범사상선양회가 지난 83년부터 끈질기게 요구해온 백범시해 진상과 배후세력 규명을 받아들여 역사와 민족앞에 참회하는 뜻에서 참배를 하게됐다』고 말했다.

안씨는 『배후될만한 사람들이 이미 죽거나,살아있어도 80∼90살이나 됐다』며 『40여년동안 얘기못하는 고통을 겪은 이유가 뭐겠느냐』는 등 배후가 있는 듯한 말을 비쳤다가 기자들의 계속된 질문에 『배후는 없었으며 우발적인 단독범행이었다』고 부인했다.

안씨는 이어 권중희씨 등이 『이제는 모든 것을 털어놓을 때가 되지 않았느냐』고 추궁했으나 『백범선생이 국회프락치 사건에 관련된 좌익세력의 우두머리인 것으로 알고 찾아가 언쟁을 벌이다 총을 쏘게됐을 뿐 암살을 지시한 사람은 없다』고 거듭 말했다.

안씨는 백범 암살직후 권총으로 자살을 기도하려 했으나 후에 증언을 하기위해 생각을 바꿨고 그 이후에도 3번더 자살하려 했으나 뜻을 이루지 못했다고 말했다.

안씨는 『6·25 당시 한강 도강직전 종군기자를 지낸 동생 용희씨가 효창공원 근처에서 빨갱이들에게 죽었다는 소문이 있어 찾으러 왔다가 백범의 묘소를 처음 참배했으며 그후 88올림픽때 미국서온 친구들의 권유로 한번 더 참배온적이 있다』고 말했다.

묘소에서 1시간10여분동안 머문 안씨는 권중희씨 등의 부축을 받고 묘소를 나서려다 『힘들어서 못가겠시요. 묘소앞에서 자갔어. 다 가라요』라며 묘소에 남기를 고집하다 권씨 등에 이끌려 묘소를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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