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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천하는 지성」37년강단 떠난다/서울대 변형윤교수 오늘 정년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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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천하는 지성」37년강단 떠난다/서울대 변형윤교수 오늘 정년퇴임

입력
1992.02.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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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의 외면못하는 “대쪽”… 80년봄엔 해직도서울대 경제학과 변형윤 교수(65)가 29일 37년동안 몸담았던 서울대를 정년퇴임 했다.

80년봄 서울대 교수협의회회장으로 「지식인 백34인시국선언」을 주도해 해직되는등 「실천하는 지성」으로 저명한 경제학자로 굵은 족적을 남긴 변교수는 퇴임소감을 『먼저 안도의 한숨이 나온다』는 짧은 한마디로 함축했다.

28세때인 55년 서울대 상대 시간강사로 모교 강단에 서기 시작한 변교수는 4·19혁명때 교수단 데모에 참가했고 70년대초에는 시국사건관련 학생징계에 반대,교수회의에서 격론을 벌이는 등 일찌감치 현실의 불의를 외면하지 못하는 대쪽같은 선비의 모습을 보였다.

80년 5·17광주민주항쟁과 관련,「군인은 즉시 제위치로 돌아가라」는 내용의 지식인선언과 재경 4백71인 교수선언등을 주도했다는 이유로 2개월뒤 학교를 떠나야 했다.

당시 변교수는 『언제나 교수직을 그만둬도 좋다는 신념으로 살아왔다』며 제자들이 자신의 아호를따 마련한 「학현연구실」에서 연구에 전념,「반주류의 경제학」「분배의 경제학」 등을 저술했다.

해직 4년만인 84년 9월 복직한 변교수는 첫 강의에서 『거짓말을 모르는 제자가 돼달라』는 당부로 인사를 대신했다.

복직후에도 번번이 시국성명에 참가했던 변교수는 87년 9월 『학원민주화란 결국 누군가는 해내야 할 일』이라는 신념으로 서울대 교수협의회장직을 다시 맡았다.

변교수는 『학원 민주화를 이루기위해서는 5·16이전과 같이 각 단과대교수회의가 의결권을 가져야 한다』며 『여전히 독소 조항으로 남아있는 교수재임용제,학장 및 보직교수임명제 등을 시급히 없애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변교수는 자신의 학문에 깊은 영향을 준 영국경제학자 알프레드마셜의 「냉철한 머리,따뜻한 가슴」이라는 경구를 삶과 학문의 기본철학으로 삼아 살아왔다고 말한다.

요즘도 승용차없이 1백50원짜리 마을버스를 타고 출퇴근하는 변교수는 『승용차 타는 편안함을 누리려면 진지한 연구나 저술과는 거리가 먼 프로젝트를 맡아야 하는 등 도무지 「추한짓」을 하기 싫어서』라고 이유를 말했다.

지금까지 「한국경제론」「현대경제학연구」「분배의 경제학」등 10여권의학술저서,40여편의 논문,「냉철한머리 따뜻한 마음」등 수필집을 펴낸 변교수는 앞으로도 대학원강의,연구 및 저술활동을 계속할 계획이다.<남대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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