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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서 해냈다”/버스협상합의 첫 물꼬(등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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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서 해냈다”/버스협상합의 첫 물꼬(등대)

입력
1992.02.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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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대도시 시민들을 불안케 했던 시내버스 연대파업 위기는 광주에서 맨 처음 실마리를 풀었다.광주 시내버스 노사가 27일 밤 11시10분께 20% 안팎의 임금인상선에 전격 합의하고 파업방침을 철회키로 결정한 소식이 알려지면서 미처 합의안을 끌어내지 못한 다른 대도시에서도 속속 파업유보를 결정,강경 대립분위기가 반전됐다.

지난 17일부터 6대도시 시내버스 임금교섭이 일제히 시작되면서 광주의 노사양측은 51%대 10%의 큰 임금인상률 격차를 보였다. 더구나 임금교섭이 전국적인 연대양상을 띤데다 어느때보다도 양측의 입장차이가 커 이번에야말로 정말 운행중단이라는 극한적 상황까지 가는게 아니냐는 우려가 컸다.

그러나 이같은 비관적 분위기 속에서도 광주 시내버스 노사양측은 단순한 힘겨루기식 대결자세를 버리고 처음부터 서로의 손해를 감수한 타협안 마련에 들어갔다.

이로인해 다른 5대 도시가 파업시한에 임박해서까지 23∼28%의 임금인상률 격차를 놓고 명분찾기 성격의 입씨름만을 계속하고 있던데 비해 광주에서는 일찌감치 인상률격차를 5% 내외로 좁혀놓아 원만한 타결가능성을 보였다.

연대투쟁 성격이 강했던 이번 노사협상에서 광주의 독자적 행보는 당연히 눈총을 받게 마련이었다. 이 때문에 지난 22일 5차 협상때는 26%선까지 내려가있던 노조측 요구안이 느닷없이 40%까지 올라가는 진통을 겪기도 했다.

어려운 안팎의 상황속에서도 노사는 공개협상 외에 비공식협상을 병행,한발짝씩 서로의 조건을 물리며 합의선에 접근해 가는 교과서적인 협상모습을 보였다. 열흘에 걸친 협상에서 한번도 고함이나 욕설이 터지지 않았다.

임금협상 타결소식이 알려지자 초조하게 결과를 기다리던 광주 시내버스 운전사들은 대부분 손뼉을 치며 반겼다.

그들도 「시민의 발」을 묶는 극한 상황은 원치 않았던 때문이다. 시내버스 노사협상 과정을 내내 지켜본 한 운전사는 『타협과 양보의 민주시민 의식이 살아있는 광주가 새삼스레 자랑스럽다』고 말했다.<광주=황상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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