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인의 대명사」 감비노가 대부 고티 표적/기소때마다 배심원 매수 무죄방면 일쑤/“이번엔 배심원 철저보호 유죄입증” 명예회복 별러【뉴욕=김수종특파원】 미 연방검찰과 마피아 최대파벌인 감비노가가 「사활」을 건 한판 승부를 벌이고 있다.
뉴욕의 감비노가는 마피아세계를 평정한 미국최대의 범죄조직. 감비노가의 두목 존 고티는 지난 85년 후계 경쟁자인 폴 카스텔라노를 무참히 없애고 명실상부한 1인자로 등극해 사기·살인 등의 극악한 범죄를 일삼는 악인의 대명사.
연방검찰은 고티를 매장시키기 위해 수차례 기소했지만,고티는 번번이 배심원들의 무죄평결로 유유히 풀려났다. 그러나 연방검찰은 지난 87년 재판에서 감비노가로부터 6만달러를 받고 고티의 무죄평결을 유도한 당시 배심원대표 조지 페이프를 구속·기소,또 한번의 대마피아 전쟁을 개시했다.
배심제도는 미국이 택하고 있는 독특한 재판과정으로,피고인에 대한 유·무죄를 12명의 배심원이 결정(평결)하고 판사는 형량만을 판결토록 돼 있다. 따라서 배심원들이 매수되거나 협박당할 경우 올바른 평결이 나오지 못하는 약점이 있다.
검찰이 수집한 증거에 의하면 지난 87년 고티의 연방법 위반 재판에서 배심원대표가 된 조지 페이프는 감비노가와 연결된 친구에게 『나에게 돈을 주면 무죄평결을 만들어내겠다』고 말했다는 것. 이 말을 전해들은 고티는 심복을 시켜 6만달러를 페이프에게 주었다. 그리고 고티는 무죄평결을 받아 방면됐다.
존 고티는 그후에도 2차례나 다른 혐의로 재판을 받았으나 모두 무죄평결로 풀려났는데 이번 같은 물증은 없지만 검찰은 배심원을 매수·협박하여 이같은 평결이 나오게 했다고 믿고 있다.
페이프의 자백으로 배심원 평결에 부정이 있었다는 사실이 확인됐으나 2중 재판을 금지하고 있는 미헌법의 보호로 존 고티는 당시 혐의사실과 관련하여 다시 법정에 설 필요가 없다.
그러나 검찰은 배심원 매수사건을 계기로 존 고티를 영원히 사회에서 격리시킬 계기가 됐다고 보고 공세를 펴고 있다. 존 고티는 살인·탈세·은행대부 편취 등 연방법 위반혐의로 현재 뉴욕 브루클린의 연방법원에 기소돼 또 다른 재판이 진행중이기 때문에 검찰은 배심원관리만 잘하면 고티의 유죄평결이 확정돼 종신형을 받게할 수 있다고 자신하고 있다.
검찰은 고티의 재판과 관련해 배심원 보호의 필요성을 재판부에 강조,감비노가가 배심원에 접근할 수 있는 채널을 차단하는데 골몰하고 있다.
87년과 똑같은 법정에서 진행되는 재판이지만 판사는 그때와는 다른 배심원보호 조치를 취하고 있다. 배심원의 이름을 익명으로 하고 배심원 행동을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 약 2개월의 재판동안 배심원들은 호텔 방에 연금되고 친척들만 방문을 허용하되 정리들의 감시하에만 타인을 만나도록 하고 있다. 우편 전화도 모두 기록되고 있다.
이같은 배심원보호에 대한 마피아측 변호사들의 공세도 만만치 않다. 존 고티의 변호사인 앨버트 크리거는 지난 일요일(23일) 밤 배심원들이 갱영화를 TV에서 봤는지 확인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구했다. 혹시 배심원들이 이 영화를 보고 존 고티를 증오할지 모른다고 염려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법원정리가 배심원들이 「늑대와 함께 춤을」을 봤다고 말하자 크리거 변호사는 『좋은 영화지』라고 안도했고 당사자인 존 고티는 껄껄 웃었다는 것이다.
배심원 매수에 대한 증거는 검찰의 정보원이 된 고티의 측근 마피아단원에 의해 수집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검찰이 배심원에 공개한 녹음자료에 의하면 고티의 동생인 게인과 동업자인 안젤로 루지에로의 대화내용과 카스텔라노를 제거하게된 배경 등이 잘 드러나 있다.
게인은 녹음자료에서 변호사인 코이로에게도 『당신은 우리의 변호사가 아니라 동업자』라고 강조하는 내용이 있다. 게인은 마약거래로 유죄가 확정돼 50년형을 살고 있으며 코이로 변호사는 같은 혐의로 15년형을 선고 받았다.
이번 재판에서 카스텔라노 살해 혐의가 어떻게 결론지어 질지 주목되고 있다. 80년대 최대의 마피아 집안싸움이었던 이 사건은 85년 당시 카스텔라노가 고티에게 고티의 조직을 개편하자고 제의하면서 비롯됐다. 검찰에 의하면 고티는 자신의 동업자들이 카스텔라노측에게 살해되고 감비노가의 대부자리를 잃을지 모른다는 우려에서 카스텔라노 제거명령을 내렸다는 것이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