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문화속 국제감각함양 도움/「도피성유학」 많이 있는것도 사실/「입시강박 4∼5시간 수면」/한국 교육환경에 깜작놀라/미 기숙사고교 관계자 윌라드·램프씨 인터뷰미국은 교육에 관한한 관대한 곳이다. 관광비자 소지자인 한국 유학생들에게 불법체류자인데도 입학을 허가할 정도이다.
세계각국 학생들이 모여드는 곳이므로 한국의 조기 유학생들은 특별한 관심 대상이 아니다. 그러나 어느 학교든 외국학생중 한국유학생이 가장 많으며 이들이 다른 나라 유학생처럼 「미국의 교육」을 배우기 위해서보다는 「한국교육의 문제」를 피해서 왔다는 사실을 학교관계자들은 다 안다.
미국의 교육관계자들은 한국인의 조기유학,유학생을 어떻게 보고 있을까. 40여명의 한국유학생이 다니는 뉴욕인근의 명문기숙사학교 K고교의 입학책임자 윌라드 램프2세씨를 만나보았다.
이 학교에는 한국유학생이 얼마나 되나.
▲그리스 독일 필리핀 타이완 한국 등 31개 국가의 학생이 있다. 그중 아시아계 학생은 56명이며 80%가 한국인이다. 곧 캐나다에서 2명이 전학올 예정이며 모 중동국가 대사의 아들도 오기로 되어있다. 한국에서 가장 많은 학생들이 오는데 출신지역은 대부분 서울이다.
왜 한국학생들이 이렇게 많이 온다고 생각하는가.
▲잘 모르겠다. 우선 우수한 학생들이 미국의 좋은 대학교육을 받기 위해 오는 것으로 본다. 한국교육에 적응하지 못해 유학온 경우도 있다.
한국교육의 무엇이 잘못됐다고 생각하나.
▲정확한 지식은 없지만 다들 심한 압박감을 느끼는 것으로 알고 있다. 가령 우리학교는 1백% 대학에 진학하며 웬만한 시골학교도 50∼60%는 간다. 그러나 한국은 지나친 입시경쟁 때문에 학생들이 굉장한 고통을 느끼는 것같다.
여기 온 학생들로부터 한국에선 매일 4∼5시간만 자면서 공부한다는 얘길 듣고 깜짝 놀랐다. 우리도 학생들이 열심히 공부하는 것을 원하지만 잠을 제대로 못자면 성장할 수 없다. 교육이란 지식습득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창조력을 키워주어야 한다. 그런 일은 한반에 50∼60명 되는 한국의 교실에선 힘들 것이다.
외국학생들은 미국의 교육환경에서 무엇을 배울 수 있는가.
▲개인적 문제이며 어떤 학교를 선택하는가가 중요하겠지만 미국에선 다른 문화와 언어를 배우며 다양한 경험을 쌓고 다양한 교수방법에 접할 수 있다. 세계시민으로서 국제적 감각도 키울 수 있다.
한국학생들의 자질이나 특성은.
▲대체로 재능과 용기가 있어 교사들이 호감을 갖는다. 몇년간 보아왔지만 각양각색의 개성이 있어 특정한 전형을 언급하기는 어렵다.
적응은 잘하는지.
▲처음엔 어려움을 느끼지만 곧 적응한다. 그러나 자주,쉽게 서울로 다니러가는 학생이 있다.
조기유학을 통해 무엇을 얻을 수 있다고 보는가.
▲조기유학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 섣부른 전망은 하기 힘들다. 그러나 세계는 문화·경제면 등에서 매일 서로 협조할 필요가 있다. 많은 다른 나라 학생들과 공부한 학생들은 이런 교류에 기여할 수 있다. 가령 이곳에서 친구를 사귀어 한국에 돌아가더라도 서로 편지를 보내 우정을 지속하면 좋은 관계를 맺을 수 있고 또 다양한 경험을 통해 많은 변화를 얻을 수도 있다.
그러나 한국인들은 조기유학이 학생들의 정체성을 흔들리게 해 국적없는 사람으로 만든다고 걱정한다.
▲한국인들의 우려를 이해할 수 없다. 코스모폴리탄(세계주의자)이 돼야할 개방사회에서 그들은 작지만 「하나의 세계」에서 살고 있다.
기숙사학교의 교육목표는 학생들의 자립심을 길러주는 것이다. 학생들은 모든 어려움을 극복하면서 독립적인 인간으로 성장할 것이다.
일부 학교에서는 시설이 형편없는데도 한국학생들을 마구 끌어들여 말썽을 일으키고 있는데.
▲미국에는 여러 수준의 많은 학교가 있다. 부모들은 학교생활,커리큘럼에 대해 잘 알아야 한다. 그래서 학부모들에게 다른 부모와 많은 대화를 하도록 권하고 있다.
요즘은 미국도 경제난이 심각해 많은 미국학교가 적자재정을 메우려고 한국에 나가 학생들을 모으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물론 그런 학교가 있을 지도 모른다. 그러나 우리는 좋은 학생을 찾으러 지난해에도 미국내 40개주와 6개 국가에 사절단을 보냈다. 각 나라의 우수한 학생을 모아 서로 어울려 공부를 하게 하는 것이 우리의 교육목표이며 「좋은 학교」를 유지하는 방법이다.<뉴욕=손태규특파원>뉴욕=손태규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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