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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 스코틀랜드 분리운동(세계의 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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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 스코틀랜드 분리운동(세계의 창)

입력
1992.02.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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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해유전 이권싸고 가속화/「스」 “개발이익 잉글랜드 편중” 불만팽배/“경제력 충분” 주민 절반이상 독립원해/보수당선 절대불가 입장/오는 4월 총선결과 “주목”【런던=원인성특파원】 잉글랜드와 스코틀랜드 웨일스 북아일랜드 등 역사와 문화가 서로 다른 4개 지역으로 구성된 영국에서는 요즘 스코틀랜드를 중심으로 한 분리독립 요구가 강렬하게 일어나고 있다. 그 열기와 강도가 소련이나 유고연방을 해체시킨 정도는 아니지만 상당수의 주민이 독립국가 내지는 자치를 원하고 있어 영국에서도 멀지않은 장래에 어떤 형태로든 변화가 일어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된다.

4개 지역중 아일랜드공화군(IRA)이 아일랜드와의 합병을 요구하며 끊임없이 테러를 벌이고 있는 북아일랜드의 경우 영국의 일부로 남아있기를 바라는 신교도가 다수를 차지,별다른 해결책을 찾지 못한채 이틀에 한명꼴로 피살되는 유혈충돌의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 웨일스는 비교적 조용한 지역에 속한다. 아직까지는 분리나 자치를 요구하는 움직임이 구체적으로 일어나고 있지 않다. 더구나 정권에 도전하는 노동당 당수 닐 키녹이 이 지역 출신이어서 가까운 장래에 분리요구가 제기될 것 같지는 않다. 그러나 주민가운데 상당수가 자신들의 언어를 사용하고 일부 학교에서는 이를 가르치는 등 독립성을 강조하고 있다.

분리의 움직임이 가장 구체적으로,그리고 현실성 있게 제기되고 있는 곳은 스코틀랜드이다. 최근의 여론조사에서는 절반이상이 완전한 독립을,27%는 부분적인 자치를 원하고 있고 20% 미만만이 현상태의 유지를 희망하고 있다.

변화를 요구하는 여론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선거에서 이 지역 주민중 30% 안팎의 지지를 받은 스코틀랜드 민족당은 완전한 독립을 위해 활발한 정치활동을 벌이고 있으며 노동당과 자유민주당 등 두 주요야당은 이같은 분위기를 대변해 부분적인 세금징수권과 행정 등의 권한을 부여하는 자치안을 지지하고 있다.

스코틀랜드는 1603년에 제임스 6세왕이 잉글랜드왕이 되고 1707년 통합조약을 통해 단일의회를 구성하는 등 한나라가 됐다. 하지만 분리독립운동은 그후로도 끊임없이 일어나 전쟁까지 치르기로 했다. 스코틀랜드는 지금도 잉글랜드와는 다른 교육 및 법률체제를 유지하고 있고 장로교와 가톨릭이 상당수를 차지하는 등 문화적인 차이가 엄존하고 있다. 근래들어 분리움직임이 가속화된 것은 북해유전이 개발된 뒤 여기서 생기는 경제적 이익이 잉글랜드쪽으로 주로 돌아가고 스코틀랜드는 상대적 손해를 보고 있다는 인식이 팽배해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5천7백여만 전체 영국인구중 5백10만여명에 불과한 스코틀랜드가 분리독립할 경우 이에 필요한 경제적 토대는 충분히 갖출 수 있다. 이 경우 주요수입원은 북해유전이다. 잉글랜드와의 경계선인 북위 55도50분을 적용할 경우 북해의 유전중 90%는 스코틀랜드의 몫이 된다. 물론 잉글랜드는 국제협약 등을 내세워 더 많은 지분을 요구하겠지만 석유수입의 상당부분이 스코틀랜드로 돌아갈 것은 확실하다. 전문가들은 이 경우 스코틀랜드의 석유수입은 매년 9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이밖에 스카치위스키 하나만으로도 매년 30억달러 가량을 수출하고 양모 섬유 전자 전기 어업 축산물 수출도 만만치 않다. 특히 수도인 에든버러는 세계 13번째 규모의 금융도시이다. 89년 현재 스코틀랜드의 국내총생산(GDP)은 석유수입을 제외하고도 약 6백50억달러로 세계 30위권의 부국에 속한다.

문제는 스코틀랜드의 위상변화가 이루어질 것인가,된다면 어떤 형태가 될 것인가 하는 점이다. 집권보수당은 분리독립은 물론 자치에 대해서도 반대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존 메이저 총리는 22일 이 지역을 방문한 자리에서 『분리움직임은 영국의 국력을 잠식시킬 뿐』이라며 현상태의 유지를 호소했다.

하지만 4월총선의 결과는 이같은 보수당의 입장을 상당히 악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보수당은 이미 이 지역 72개 의석중 겨우 9개를 갖고 있는 제3당의 처지에 놓여 있다.

그렇다고 이 지역 주민의 과반수가 원하고 스코틀랜드민족당이 앞장서 요구하듯 독립국가를 단번에 형성할 가능성은 아직까지는 적은 것 같다. 결국 노동당과 자유민주당이 지지하는 「영국의 일부분으로 남아있되 국방과 외교를 제외한 대부분의 분야를 독립적으로 운영하는」 자치안이 국민투표를 통해 채택될 가능성이 가장 높다.

하지만 어떤 형태로든 스코틀랜드의 위상이 변할 경우 북아일랜드와 웨일스에도 여파가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영국의 기존 국가체제는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변화할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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