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국가,독자군 잇따라 창설할듯/사소한 민족분규 전쟁위험 상존독립국가연합(CIS)의 카프카스 지역에 또다시 민족분쟁의 불길이 치솟고 있다.
CIS내의 고질적인 민족분규 지역인 나고르노 카라바흐 자치주를 둘러싼 아제르바이잔과 아르메니아간의 공방전은 지난주말,아르메니아군의 기습공격과 아제르바이잔측의 응전,자치주내 아르메니아인 거주지역과 구 소련군 기지들에 대한 보복공격으로 이어지면서 전면전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아르메니아측은 아제르바이잔 침공을 극구 부인하고 있어 아직까지 사태의 전말을 정확히 파악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아제르바이잔측은 이를 빙자해 역내주둔 구 소련군 기지와 아르메니아인 밀집지역에 대한 공세를 강화함으로써 대한 공세를 강화함으로써 전면전의 불씨를 당기고 있다.
아제르바이잔 당국의 발표에 따르면,아르메니아 정부군이 22일 새벽 구 소련군의 지원아래 아제르바이잔 서부국경지역 일원에 걸쳐 대규모 도발행위를 자행했다고 한다. 특히 아제르바이잔측은 아르메니아 정부군이 CIS의 제7군과 제4군 산하의 탱크와 장갑차량을 앞세워 자국영내 5㎞지점까지 진격해 들어왔다고 주장했다.
이같은 주장이 사실이라면 나고르노카라바흐 자치주 사태는 이전과는 상당히 다른 양상으로 전개될 수 밖에 없다. 나고르노카라바흐 사태는 그동안 양측 주민간의 유혈충돌과 민병대의 산발적인 공격과 반격에 그쳤을뿐 양국정부군이 직접개입하는 전면전 상태는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양국간 전면전 발발 가능성은 상존하고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두민족간 분쟁은 다수가 아르메니아인이면서 아제르바이잔에 편입돼 있는 나고르노 카라바흐 자치주의 지정학적 이상구조에 근본원인이 있기 때문이다.
또한 오랜 역사를 통해 쌓여온 양민족간의 인종·종교적 적대관계가 저변에 깔려있다. 아르메니아는 인근국가중 유일하게 기독교를 신봉해온 종교적 이질집단으로 이스라엘과 마찬가지로 생존을 위해 끊임없이 투쟁해야 하는 숙명을 안고 있다.
소련 연방이 붕괴되기전만 하더라도 아제르바이잔과 아르메니아 군부대가 크렘린의 단일지휘 체제하에 놓여있어 독자적인 군사행동에 나설 위험성은 극히 적었다.
그러나 소 연방화해후 CIS체제가 들어서면서 구 소련군의 지휘체제가 급격히 붕괴했다. 지난 14일 민스크에서 개최된 CIS정상회담에서도 통합군 문제가 주요 의제로 상정됐지만 우크라이나 등 일부 국가의 반대로 구 소련군의 단일 지휘체제 구축이 무산됐다.
이번 사태후 한 당사자인 아베르바이잔도 민스크 정상회담에서 독자군부 창설을 고수하고 나섰다.
아제르바이잔의 이같은 노선은 아르메니아와의 전면전 가능성을 더욱 높여주는 요인이 됐다. 아제르바이잔이 무장된 독자군을 보유할 경우 아르메니아의 독자군 창설은 불가피하고,경우에 따라서는 조그만한 민족분규가 양국의 민족감정을 자극,국가간 전쟁으로 비화될 소지를 안게된 것이다.
보리스 옐친 러시아 대통령의 민족문제 담당보좌관은 취약한 CIS체제는 민족간 갈등으로 결국 와해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CIS가 안고있는 민족문제 가운데 가장 중증을 보이는 나고르노카라바흐 사태가 CIS체제 붕괴를 촉발시키는 기폭제가 될게 확실하다.
그런면에서 이번 사태가 어떤 형태로 종결되든 CIS체제의 종식을 앞당기는 도화선이 되지 않을까 우려된다.<이진희기자>이진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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